김수현, 고 김새론과 1년여 만남 인정 “미성년자 땐 아냐, 교제 부인은 스타로서의 선택”

“고인이 미성년자인 시절엔 교제하지 않았습니다. 고인이 나의 외면으로 인해, 소속사가 고인의 채무를 압박했기 때문에 비극적 선택을 했다는 이야기 또한 사실이 아닙니다.”

배우 김수현이 31일 오후 4시 30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고(故) 김새론 유족 측의 주장을 이같이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고 김새론과는 5년 전(성인이 된 이후) 1년 여 정도 교제했다”며 “드라마 ‘눈물의 여왕’ 방영 중 고인이 나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을 때 교제를 부인한 것은 책임질 것이 많은 스타로서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중 김수현은 눈물을 참지 못하고 오열하며 준비한 글을 읽어내려갔다. 

동석한 김수현과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 측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김종복 변호사는 김새론 유족 등을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고 밝혔다. 12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소장은 이날 제출했다.

 31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는 김수현. 연합뉴스

31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는 김수현. 연합뉴스

“스타 김수현이 우선”

김수현은 스스로를 ‘겁쟁이’라고 표현했다. 그는“배우가 된 이후 가진 것을 지키기에만 급급했다. 내게 오는 호의조차 믿지 못하고 항상 무엇을 잃을까봐, 피해를 볼까봐 무서워하고 도망치고 부정하고 바빴다”고 말했다. 그래서 “인간 김수현과 스타 김수현의 선택이 엇갈릴 때마다 늘 스타로서 선택했다”며 울먹였다.

고인과의 연애를 부정한 것도 “나와 내 주변 모두를 잘못되게 만드는 것 아닐까하며 스타 김수현으로 내린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배우, 제작사, 소속사 등 나와 관련한 모든 사람들을 생각해야 하는 입장이다. 나 하나 (마음) 편하자고 그 결정을 마음대로 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는 그렇게는 안 된다. 그게 김수현이란 인생을 선택한 내 책임”이라며 “다시 ‘눈물의 여왕’ 방영 중 고인이 사진을 올린다고 해도 같은 선택을 할 것(교제를 부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인 유족 측 증거는 거짓”

앞서 고 김새론 유족은 “김수현이 고인과 미성년자 시절 교제했다”고 주장하며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를 통해 편지와 사진을 공개했다. 2018년 김수현이 군 복무 중일 때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고인에 보낸 손편지를 증거로 들었다. 유족의 법률대리인 부지석 법무법인 부유 변호사는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내용을 밝힌 이유로 “고인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비하하고 조롱하며, 결국 죽음으로 몰고 간 유튜버 이진호를 고소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또 “김수현이 처음에는 사귄 적이 전혀 없다는 거짓말을 하다가, 사귀었다는 증거가 공개되자 사과 한마디 없이 성인 이후에만 사귀었다고 다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수현은 "수사기관을 통해 철저히 검증할 수 있는 절차를 밟겠다. 고 김새론 유족의 증거가 진실이라면 법적으로 검증받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뉴스1

김수현은 "수사기관을 통해 철저히 검증할 수 있는 절차를 밟겠다. 고 김새론 유족의 증거가 진실이라면 법적으로 검증받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뉴스1

 
이에 대해 김수현은 전면 부인했다. “내 말이 변명으로 들릴 수도 있다. 과분한 사랑을 받는만큼 오해도 많이 받고 살았다. 그 또한 내가 감당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고인의 유족은 내가 전 남자친구라는 이유로 나를 살인자로 몰아가고 있다. 그리고 하지도 않은 일을 자백하라고 강요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김수현은 반박 증거로 고인의 전 소속사인 런엔터 고승아 대표와 김수현 소속사인 골드메달리스트 변진호 전 대표와의 1년 전 통화를 공개했다. 내용에 따르면 변 대표는 “채무에 대한 내용증명은 행정절차상 보낼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배임이다. 그런 부분들을 새론 씨에게도 잘 설명해달라”고 했고 고 대표는 “네”라고 답변했다. 최근 고 대표가 “고인이 골드메달리스트로부터 채무 압박을 받았다“는 주장과는 상이한 내용으로 보인다.

또 가세연이 공개한 고인이 썼다는 카톡에도 오류가 많다고 주장했다. 김수현은 “고인이 정말 그 글을 썼다면 나와 고인의 나이 차를 틀릴 수 없다(실제로 12세 나이 차가 난다. 카톡엔 16세 차이라고 나와있다). 또 소속사 이름과 계약 기간을 다 틀리게 쓸 수도 없다(카톡에서 소속사명을 골든메달리스트로 오표기했다)”고 말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김수현은 진술분석센터에 카톡을 제출하고 과학적으로 검증받는 절차를 거쳤다.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센터 측 문서엔 ‘92% 신뢰 수준에서 (유족이 주장하는 카톡의) 2016년, 2018년 대화 인물이 (김수현과) 동일인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적혔다.

“팬들 배신할 수 없어”

김수현은 괴로움에 울먹이면서도 해명 기자회견을 연 이유로 ’팬을 비롯해 자신을 사랑해준 사람을 배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있다. 강요에 못 이겨 거짓을 진실이라고 한다면, 나에게 믿음과 사랑을 준 모든 분들을 배신하는 것이다. 이 분들은 ‘인간 쓰레기를 좋아했던 거라고, 김수현에게 속은 거라고’라고 생각하며 평생 고통을 안고 살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장 앞에는 그의 팬과 팬 연합이 보낸 트럭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거짓 정보를 퍼뜨리지 말아달라. 그의 경력과 건강을 해친다”며 김수현이 사이버폭력 피해를 입고 있다는 내용이다.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코리아 앞에 김수현 팬들이 보낸 응원 트럭. 김수현을 향한 사이버 폭력을 멈춰달라는 내용이 상영되고 있다. 황지영 기자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코리아 앞에 김수현 팬들이 보낸 응원 트럭. 김수현을 향한 사이버 폭력을 멈춰달라는 내용이 상영되고 있다. 황지영 기자

김수현은 “아무리 연예인으로서 가면을 쓰고 사는 김수현일지라도 그것(거짓 인정)만은 할 수 없다. 내가 한 일은 한 것이다. 그에 대해선 어떤 비난도 다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하지 않은 것은 하지 않은 것이다. 지금도 나를 믿어주는 모든 분들을 위해서 진실만큼은 밝히고 싶다. 믿어달라고 하지 않겠다. 꼭 증명하도록 하겠다”며 90도로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