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여제’ 김연경의 눈물을 보게 될까…“우승하고 은퇴하겠다”

(인천=뉴스1) 장수영 기자 = 2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4-2025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경기에서 흥국생명 김연경 등 선수들이 세트스코어 3대2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5.4.2/뉴스1

(인천=뉴스1) 장수영 기자 = 2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4-2025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경기에서 흥국생명 김연경 등 선수들이 세트스코어 3대2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5.4.2/뉴스1

“오늘도 약간 울컥하더라. 우승하면 펑펑 울 것 같아 걱정이다.”

‘배구 여제’ 김연경(37·흥국생명)의 마지막 소원이 이제 눈앞으로 다다랐다. 은퇴 시즌을 장식할 대망의 통합우승. 천하의 배구 여제도 울게 만들 순간을 위해 김연경이 마지막 힘을 쥐어 짜낸다.

김연경이 이끄는 흥국생명은 지난 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정관장을 세트 스코어 3-2(23-25 18-25 25-22 25-12 15-12)로 물리쳤다. 이로써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잡으며 통산 5번째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김연경의 존재감을 빼놓고선 설명할 수 없는 명승부였다. 1차전에서 3-0 완승을 거둔 흥국생명은 이날 경기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정관장이 메가와 부키리치 쌍포를 앞세워 1세트와 2세트를 먼저 가져갔다. 짜임새 있는 수비 전략으로 김연경과 투트쿠도 효율적으로 마크했다. 흥국생명으로선 차라리 빨리 경기를 내주고 3차전을 대비할 수도 있는 시점. 코트에는 김연경이 있었다. 2세트까지 4점으로 침묵하던 김연경은 3세트 들어 8점을 몰아치며 공격 선봉을 맡았다. 결정적일 때마다 전위에서 득점을 올리고 후위 공격까지 성공시키면서 3세트를 가져왔다.

김연경이 살아난 흥국생명은 4세트를 25-12로 손쉽게 따냈다. 이어진 승부처 5세트. 흥국생명이 7-6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상황에서 김연경이 강력한 백어택으로 8-6으로 달아났다. 이어 11점과 12점, 13점째를 모두 자기 손으로 만들어내면서 극적인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오늘 경기는 김연경이 없었다면 이기기 어려웠다. 은퇴를 앞뒀지만, 본인이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보여줬다. 책임감을 짊어지고 뛰었다”고 극찬할 정도로 김연경의 활약은 눈부셨다.


2022년 V리그로 돌아온 김연경은 아직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없다. 2022-23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도 한국도로공사의 벽을 넘지 못했고, 이듬해에도 현대건설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 패했다. 마지막 무대에서 번번이 미끄러진 김연경은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유니폼을 벗는다. 정규리그 1위로 임하는 이번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어느 때보다 간절한 이유다. 일단 흥국생명이 먼저 2승을 가져가면서 김연경은 1승만 더 챙기면 은퇴 시즌을 통합우승으로 장식하게 된다. 흥국생명과 정관장은 무대를 대전 충무체육관으로 옮겨 4일과 6일 3차전과 4차전을 치른다.

환호하는 김연경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2차전 경기. 흥국생명 김연경이 팀 득점 성공에 기뻐하고 있다. 2025.4.2   soonseok0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환호하는 김연경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2차전 경기. 흥국생명 김연경이 팀 득점 성공에 기뻐하고 있다. 2025.4.2 soonseok0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김연경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혹여 챔피언결정전이 3차전이나 4차전에서 끝난다면 이 경기가 현역 선수로 뛰는 마지막 홈경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김연경은 “마지막 홈경기임을 의식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팬들에게 한마디를 하려고 하는 순간 약간 울컥했다”면서 “팬들께서도 우리가 다시 인천으로 돌아오기를 원치 않으시리라고 믿는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대전에서 우승을 확정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연경은 경기 도중 다양한 표정을 짓는 선수로 유명하다. 그러나 눈물과는 거리가 멀다. 그간 여러 나라에서 우승을 경험해도 눈물을 쏟은 기억은 많지 않다. 그렇다면 선수로서 마지막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에는 어떤 표정이 그려질까. 김연경은 “마지막 우승은 다를 것 같다. 3년 동안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없었다”면서 “만약 우승한다면 펑펑 울 것 같다. 그래서 걱정이다. 그렇게 되더라도 예쁘게 봐주셨으면 한다”고 활짝 웃으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