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D-1]정부와 '원팀' 꾸린 재계, 불확실성 지속 우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오른쪽 둘째)와 4대 그룹 총수가 지난 1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얼굴 보이는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한 권한대행, 구광모 LG 회장.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오른쪽 둘째)와 4대 그룹 총수가 지난 1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얼굴 보이는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한 권한대행, 구광모 LG 회장.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통령 탄핵 선고 결과와 무관하게 경제 불확실성은 이어질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간다.”

4일 윤석열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재계 반응이다. 심판 자체만 보면 지난해 12월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 120일여 일간 재계가 가장 꺼린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심판 이후로도 정부가 주도해 ‘트럼프 관세’ 정국을 돌파하거나, 경제 현안을 풀어나가기 어려울 거란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탄핵당할 경우 다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로 접어든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권한대행 체제에 대해 “(트럼프 관세 발효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대통령이란 컨트롤타워가 확고한 ‘최선’은 아니지만, 불완전한 권한대행 컨트롤타워라도 있는 ‘차악’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주미대사까지 지낸 ‘미국통’ 한 권한대행이 통상 정국을 이끌더라도 권한대행이란 한계가 있다. 김형준 배재대(정치학) 석좌교수는 “(한 권한대행 체제는) 트럼프가 선호하는 정상 간 ‘핫라인’을 구축하기 어려운 데다, 두 달 간 ‘조기 대선’ 국면에서 시한부 리더십”이라며 “무엇보다 일부 여당을 비롯한 세력이 탄핵 결론에 승복하지 않을 경우 불확실성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탄핵소추안이 기각·각하될 경우도 리더십은 불완전하다. 설령 윤 대통령이 복귀하더라도 여·야 대치가 극심해질 수 있다. 대통령이 임기 단축 개헌을 추진할 경우 ‘레임덕(권력 누수)’ 국면으로 접어든다. 대통령이 트럼프와 만나 1대1 스킨십을 하거나 재계와 원 팀으로 대책을 마련하는 등의 행보가 동력을 받기 어렵다는 의미다.


기업을 도와야 할 국회 기능의 마비도 이어질 수 있다. 주 52시간 근무 예외를 적용한 반도체특별법 입법 추진 등은 뒷전으로 밀려 정상적인 국회 운영을 기대하기 어렵다. 4대 그룹의 한 대관 담당 임원은 “여야가 공동 발의해 이견이 없는 법안조차 국회 관심 밖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대통령까지 복귀할 경우 국회가 올 스톱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재계 바람은 어떤 상황에서든 민·관이 ‘원 팀’ 기조로 통상 정국에 대응하는 것이다. 4대 그룹 관계자는 “트럼프의 관세 타깃이 개별 기업이 아닌 국가인 만큼 기업이 1대 1로 대응하는 데 물리적 한계가 있다”고 털어놨다. 마침 한 권한대행이 지난 1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와 처음 회동하며 ‘경제안보전략 TF’를 가동했다.

재계는 탄핵 정국에서 ‘각자도생’ 행보를 이어왔다. 이재용 회장은 최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면담한 데 이어 일본으로 떠나 재계 면담을 추진 중이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백악관에서 트럼프를 만나 미국에 향후 4년간 31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최태원 회장은 SK 총수로서는 물론이고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경제사절단을 꾸려 미국을 방문했다.

대한상의는 3일 “한·미 정부 간 협상에서 산업계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해 상호 관세로 인한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각자도생할 여력조차 떨어지는 중소·중견기업은 허리띠 죄기, 버티기 모드에 들어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애로신고센터를 설치해 중기의 현장 애로 사항을 해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