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 재보궐선거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당선된 조국혁신당 정철원 후보가 2일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정 후보의 당선으로 최초로 지방자치단체장을 배출하게 됐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더욱 겸허히 민심만을 받들겠습니다’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 전날 재보궐선거 결과를 두고 “특히 부산과 거제 시민 분들께서 놀라운 선택을 해주셨다”고 했지만, “담양의 민심은 더욱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데 방점을 뒀다. 이 대표는 “이번 선거기간 동안 많은 호남의 시민들께서 ‘매번 민주당을 열성적으로 지지했지만 정작 내 삶은 변하지 않았다’는 호된 질책을 내려주셨다”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이번 담양군수 선거는 민주당 입장에서 뼈아픈 석패다. 정철원(62) 조국혁신당 당선인이 51.82% 득표율로 이재종(49) 민주당 후보를 904표, 3.65%포인트 차이로 꺾었다. 전략통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가 지난달 22일 직접 내려가 지원 유세를 하는 등 당 차원의 총력 지원이 있었으나 아깝게 패했다”며 “표차가 워낙 작다보니 이 대표가 한번 더 내려갔더라면 결과가 달라졌을 거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내려와 친문 후보 지원을 자처했으나, 결국 이렇다 할 추가 결집효과는 없었다”며 “오히려 이재종 후보의 친문 상징성이 희석되면서 지역 토박이임을 내세운 정 당선인이 보다 유리해졌다”고 말했다.

4·2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를 앞둔 22일 오전 전남군 담양읍 담양시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이재종 후보의 유세를 지원하고 있다. 2025.3.22/뉴스1
민주당이 경선 과정에서 불리한 구도를 자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기반이 탄탄한 것으로 평가받았던 최화삼 담양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한 뒤, 돌연 혁신당 지지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 후보의 재산 축소 신고 의혹이 겹치면서 최종 판세가 혁신당에 유리하게 기울었다. 정 당선인은 당선 직후 “기득권 정치 타파”를 강조하며 “이번 담양군수 재선거 결과는 호남정치가 민주당 독식체제에서 야권 경쟁체제로 정치 지형이 전환된 의미가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 소속 의원은 “윤석열 탄핵 헌재 선고가 미뤄지는 국면에서 우리가 윤석열 심판, 줄탄핵 강행 등의 메시지를 혁신당만큼 과감하게 내지 못해 민심이 돌아선 게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내에서는 “호남이 더 이상 이재명 체제 민주당에 무조건 우호적이지 않다는 게 확인된 이상, 이런 패배가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재현되지 말란 법이 없다”(수도권 재선)는 위기론이 나온다. 이날 야권은 담양 선거를 진두지휘한 강위원 총괄선대본부장이나, 담양이 지역구인 4선 이개호 의원의 책임론으로 시끄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