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출발장에서 관광객과 도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TV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뉴스1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탄핵 선고 직후 낸 입장문에서 "의료계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살아있음을 확인했다. 지난 1년 이상 지속해온 의료 사태 종식도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를 향해 "남은 임기 동안 이 사태를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의료개혁특별위원회 등에서 추진되던 의료정책들을 중단하고,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등을 재논의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의료계 내 대표적 강경파인 박단 의협 부회장이 주도하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도 "탄핵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 "지난해 12월 4일 계엄 포고령 1호 5항의 '전공의 처단' 문장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면서 "이제 수습의 시간이다. 정부는 보다 유연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의료계와의 신뢰 회복에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비대위는 성명서를 통해 ▶정책 패키지 철폐 ▶교육 파행 수습 ▶재발 방지 거버넌스 수립 등의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여태까지의 과오를 인정하고, 의대 학생 목소리를 반영해 국회와 함께 책임 있게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밝혔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대교수협)는 '윤석열표' 의대 증원과 의료 정책의 즉각 폐기 등을 주장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으로 학생이 걸어가는 모습. 뉴스1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대통령이 바뀌어도 의료 정책 중에 개선할 건 개선하되, 의료개혁 전면 백지화는 과한 요구"라면서 "의료공백으로 환자들이 고통받은 만큼 정치권은 향후 대선 정국에서 의료 정상화를 우선순위 제일 앞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을 '지렛대' 삼아 대화·타협 대신 강경한 목소리만 이어온 의료계가 달라져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이제라도 대화 테이블에 적극적으로 앉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의대 비대위는 이날 탄핵 선고 후에도 "투쟁 목표·방식은 바뀐 게 없다"면서 수업거부 등을 계속 독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희경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의료시스템 개선은 더 미룰 수 없는 문제다. 이젠 의협도 대화를 거부하지 말고, 어젠다를 직접 만들어 정부에게 먼저 들어오라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재영 서울대병원 사직 전공의도 "의료계는 탄핵 정국 3개월간 이룬 게 하나도 없었다. 4월 말이 넘어가면 '끝이다' 생각하고, 대정부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지방 의대 신입생은 "의대생 단체는 그냥 윤 대통령만 나가면 된다는 생각인 듯한데, 원래처럼 기존 요구안만 무조건 밀어붙이지 말고 새 전략을 세워 협상에 나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