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미국 뉴욕 애플스토어 앞에 행인들이 지나가는 모습. EPA=연합뉴스
6일 로이터와 월스트리트저널(WSJ)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상호관세 적용시 애플 아이폰16 최상위 모델(프로 맥스)의 미국 내 판매가격이 30~40%가량 올라 최고 2300달러(약 336만 원)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는 1599달(약 233만 원)이다. 아이폰 생산 공장이 있는 중국에 대해 미국은 기존 관세 20%에 상호관세 34%를 추가해 총 54%의 관세를 때렸다.
WSJ는 “애플은 아이폰 값을 올리지 않으면 마진이 극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애플이 미국으로 생산시설을 옮긴다 해도 수년이 걸리고, 비용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로센블라트증권 바턴 크로켓 선임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분석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대만, 디스플레이는 한국, 배터리는 중국에서 가져오는 등 수입 부품에 대한 관세는 물론 조립 비용도 더 들 수 있기 때문이다. 크로켓 선임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 스마트폰 한 대당 30달러인 조립비가 미국에선 3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며 미국 내 조립 가능성을 낮게 봤다.
애플의 중국 리스크, 삼성전자에 영향은

김경진 기자
삼성전자 역시 관세 폭탄을 피할 수는 없지만, 애플에 비해 타격이 덜할 수 있다. 로이터는 “(베트남·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관세는 중국보다 낮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유리한 입장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최신 프리미엄폰인 갤럭시 S25 울트라의 미국 가격은 1299달러로 애플 아이폰16 프로 맥스보다 저렴하다. 관세를 적용해도 아이폰보다 소비자 판매가격이 낮을 수 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18%로, 1위 애플(65%)에 이은 2위로 나타났다. 3위는 중국 레노보(10%)다.
미국 이외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의 격전이 더 치열해질 가능성도 있다. 가격상승으로 북미에서 애플의 수요가 줄어들 경우 중국에서 생산한 물량을 소비하기 위해 애플이 미국 이외 해외 시장을 더 공략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유럽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데, 최근 중국 스마트폰들도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어 미국 관세로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3분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2위(24%)였던 애플은 아이폰16 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4분기 들어 1위(31%)에 올라섰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1위(32%)에서 2위(28%)로 밀려났다.
애플이 관세면제 카드 받으면?
이번에도 애플이 관세를 빗겨가는 데 성공한다면, 삼성전자는 열위에 놓이게 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다변화해온 해외 생산기지를 활용해 관세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고려할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서 전체 생산 스마트폰의 약 절반을 생산하고, 미국이 관세 26%를 부과하는 인도에서 30%가량 생산한다. 나머지 약 20% 물량을 한국(25%) 구미공장과 브라질(10%), 인도네시아(32%) 등에서 제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관세 정책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