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서울 양천구 해누리타운에서 열린 '2025 양천구 취업박람회'에서 한 구직자가 구인 광고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고용노동부가 7일 발표한 ‘3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을 보면,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년 전보다 15만4000명(1%) 늘어 1543만5000명으로 나타났다. 3월 말 기준으론 1997년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선 각각 6000명, 17만여 명 늘었으나 건설업에선 2만1000명 줄었다. 건설업은 20개월째 감소세다. 제조업도 뜯어보면 당연 가입 제도 도입에 따른 외국인 가입자 증가분(2만4000명)을 빼면 사실상 1만8000명 줄어들었다.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사회안전망에 편입된 상대적으로 ‘좋은 일자리’로 분류된다. 이런 일자리의 증가 속도가 주는 건 고령화로 인해 고용보험에 가입하기 힘든 60대 이상이 많아진 구조적인 변화 탓이다. 여기에 더해 고용 현장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취업문은 더 좁아졌다. 지난달 정부가 운영하는 취업정보 사이트인 ‘고용24’ 기준 구인배수는 0.32로, 3월 기준으로 1999년(0.17) 이후 가장 낮았다. 최근 구인배수 감소는 공급(구직자 수)보다 수요(구인자 수) 영향이 컸다. 올해 1분기 구직 인원은 전년 동기 대비 3만 7200명 늘어난 반면 구인 인원은 7만 1700명 줄었다. 기업들이 채용 문을 걸어 잠그며 일자리가 감소했다는 의미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제조업과 인력공급업(사업지원서비스업) 중심으로 일자리가 감소했다”며 “미국의 관세 정책은 앞으로도 고용에 영향이 있겠지만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채용을 먼저 줄인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업급여(구직급여)는 지급자 수도, 지급 규모도 ‘역대급’을 기록했다. 3월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00명 늘어난 13만7000명이다. 총 지급자는 69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8000명(5.9%) 증가했다. 코로나19 유행 초창기인 2021년 3월(75만 명)을 빼곤 역대 가장 많은 근로자들이 실업급여를 타고 있다. 구직급여 지급액(1조510억원) 규모도 역시 역대 두 번째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