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경주·포항 '실속연대'에 베팅…해오름동맹 본격 시동

해오름동맹 광역추진단 개소. 사진 울산시

해오름동맹 광역추진단 개소. 사진 울산시

대구·광주의 '달빛동맹'처럼, 울산과 경북 경주·포항이 '해오름동맹'을 통해 본격적인 상생 협력에 나선다. 세 도시는 손을 맞잡고 지역 발전을 위한 공동 사업을 추진하며 단일 생활권·경제권 구축에 속도를 낸다. 

해오름동맹 광역추진단은 8일 울산 수소트램의 경주·포항 연장 사업을 포함한 5개 분야 43개 협력사업(신규 8건, 계속사업 35건)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해오름동맹'이라는 명칭은 이들 지역이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지역이라는 데서 유래했다. 동맹은 2016년 울산경주포항 간 고속도로(53.7㎞) 개통을 계기로 결성됐으며, 지방 소멸 위기 대응과 지역 경쟁력 강화를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해오름동맹 분야별 추진 사업. 자료 울산시

해오름동맹 분야별 추진 사업. 자료 울산시

그동안 세 도시는 전통시장 자매결연, 해오름 동행길 조성 등 다양한 협력 사업을 이어왔다. 울산시 관계자는 "올해 처음으로 해오름동맹 광역추진단이 개소함에 따라 40여 개 협력 과제를 보다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시별 장점 앞세워 협력 

해오름동맹의 도시발전 시행계획에 따르면 울산(자동차·조선), 포항(철강), 경주(자동차 부품) 등 각 도시의 주력 산업을 연계해 하나의 경제권으로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세 도시는 우선 수소전기차 및 충전소를 공동 보급해 '수소 메가시티' 조성에 나선다. 또 국가 도심항공교통(UAM) 테크노 비즈니스 벨트 구축과 해오름산업벨트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도 추진한다. 

울산 도시철도로 예정된 수소트램. 연합뉴스

울산 도시철도로 예정된 수소트램. 연합뉴스

광역 교통망 확충도 핵심 과제다. 울산 도시철도(수소트램)의 경주·포항 연장 사업을 비롯, 동해남부선 광역전철(부산 부전역~울산 태화강역)을 경주·포항까지 연결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해당 노선은 2033년까지 총 132.8㎞ 구간으로 확대되며, 사업비는 2765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 밖에 국도 7호선(부산~강원 고성) 확장과 대체도로 개설(울산 북구 농소, 경주 외동), 국도 14호선(포항~거제) 단절 구간 연결 등이 주요 인프라 사업안에 포함됐다.

관광 분야에서도 협력에 속도를 낸다. 울산·경주·포항을 잇는 크루즈 관광상품 개발, 등산 관광 클러스터 조성, 환동해 해양관광 라인 구축 등이 주요 과제로 추진된다. 재난 대응 분야에서도 협력한다. 세 도시는 재난안전 공동연구 발굴단을 운영하고, 긴급 수술 환자를 위한 하이브리드 수술실 공동 활용, 물 부족 문제 대응 등 실질적인 연대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해오름동맹 사업 추진 일정. 자료 울산시

해오름동맹 사업 추진 일정. 자료 울산시

해오름동맹의 맏형 격인 울산시는 최근 부산·울산·경남(부울경) 협력보다 경북 지역인 경주·포항과의 연대에 더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울산을 중심으로 한 광역 생활권을 구축하는 데 있어 경주·포항과의 협력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협력 강화는 최근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생활권 연대'가 부상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행정 구역 중심의 협력을 넘어, 실제 인구 이동과 산업 활동이 활발한 지역 간 실질적 연결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가 전환되는 분위기다. 

생활인구 부산보다 경주가 더 많은 울산

실제로 울산과의 생활인구 이동이 가장 많은 지역은 부산이 아닌 경북 경주(1만4678명)다. 포항도 2595명으로 생활권 연계가 활발하다. '생활인구'는 출퇴근, 등·하교, 관광, 의료 등 목적으로 지역을 오가는 사람들을 뜻한다.

산업 구조의 유사성도 울산이 해오름동맹에 집중하는 또 다른 이유다. 울산은 자동차·조선, 포항은 철강, 경주는 자동차 부품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자연스럽게 하나의 산업 벨트로 연결되는 구조다. 해오름동맹 광역추진단 관계자는 "다양한 공동 협력 사업을 원활히 추진해 세 도시가 함께 성장하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