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제철 노사가 10일 2024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10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노사는 임금 ‘10만1000원 인상’과 성과급 ‘기본급450%+1050만원 지급’을 골자로 하는 2024 임단협 잠정안에 합의했다. 지난 2월 회사가 제안한 협상안 대비 임금은 1000원, 성과금은 50만원 올랐다. 노조는 잠정합의안을 지회별로 찬반투표에 부칠 계획이다. 노조의 5개 지회 중 함께 교섭을 진행하는 3지회(인천·포항·하이코스)와, 순천, 당진 지회에서 각각 찬반투표를 진행해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지난해 9월 교섭을 시작한 노사는 20차례가 넘는 협상에도 성과급 지급 규모 등에서 이견을 보이며 대립해왔다. 앞서 현대제철 노조는 현대차 성과급(기본급 500%+1800만원) 수준의 성과급을, 회사는 ‘기본급450%+1000만원’을 제시했다. 현대제철은 “이 수준의 성과급을 적용해도 지난해 기준 연간 순이익이 650억원 적자로 전환된다”며 추가 지급에 난색을 보였다.
임단협 결렬에 지난 2월 노조는 부분파업·총파업 등으로 공장 가동을 멈췄고, 현대제철은 지난 2월 24일 창사 이후 첫 직장폐쇄로 강하게 대응했다. 보름여 지난 3월 11일 직장폐쇄는 해제했지만 노사 협상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그 사이 현대제철은 비상경영을 선포(3월 14일)하고 전사 차원의 희망퇴직(3월 26일)을 실시했다. 업황 악화로 이달 1일에는 인천 공장 철근 생산을 한 달 멈췄다. 회사 바깥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철강 수입 쿼터제를 폐지하고, 철강 제품에 관세 25%를 부과하는 등 업계 전반에 위기감도 높아진 상태다. 이번 잠정합의안 도출에는 이런 회사 안팎의 상황에 대한 노사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