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대통령 관저를 떠나는 11일 사저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의 1층에 ″대통령 내외분 수고하셨습니다″란 동대표 일동 명의의 현수막이 붙어있다.
그러나 임기 3년 차에 파면되면서 그는 사저를 미처 못 지어 예전에 살던 아파트로 돌아가게 됐다. 윤 전 대통령과 가까운 국민의힘 인사는 “당초 주민 불편과 경호 문제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사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장소가 마땅치 않아 아크로비스타에 계속 거주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통령경호법에 따라 40여명의 경호팀이 사저 인근에서 전담 경호를 할 예정이다. 아크로비스타에 거주 중인 정치권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이 취임 후 6개월 간 여기 살 때도 엘리베이터 사용을 제한하는 등 불편이 커서 아예 잠시 이사를 한 주민들도 있었다”며 “앞으로도 집회나 윤 전 대통령 부부 외출 때마다 주민들이 불편을 겪을 텐데, 이젠 그때처럼 불편을 그냥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임기 4년 차 파면된 뒤 4년 9개월의 구속수감 기간을 거치며 무주택자가 됐었다. 재임 중 마련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는 변호사비 마련 등을 위해 파면 직후 팔았고, 이후 거처로 정한 서초구 내곡동 사저도 벌금과 추징금을 미납해 2021년 법원 경매에 부쳐져 매각됐다. 박 전 대통령은 2021년 말 사면·복권된 후에야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 있는 한 전원주택을 25억원 상당에 매입했고, 이듬해 3월 이사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2년 8월 29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 대문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등 당시 신임 지도부를 맞이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뉴시스
역대 대통령 중 최초로 서울이 아닌 지방에 사저를 마련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경남 김해 봉하마을 사저부지 매입 과정에서 이른바 ‘아방궁’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국민의힘의 전신)은 노 전 대통령의 사저부지 매입 등에 든 12억원 상당의 비용을 꼬집어 “지하에 골프연습장까지 만든 아방궁”이라고 공격했다.

퇴임 6개월을 맞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26일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자전거를 타고 볼일을 본 뒤 사저로 돌아오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는 지난해 김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전 의원이 상속세 부담으로 민간사업가에 판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이후 김 전 의원이 매입인과 합의해 사저를 ‘김대중ㆍ이희호 기념관’으로 재단장할 방침을 밝히면서 논란이 일단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