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폭락? 매달 돈 찍힌다…계좌 지켜줄 ‘방패ETF 12개’

혼돈의 증시, 내 계좌 지켜줄 ‘방패 ETF 1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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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떠나지 마라. 절대, 절대로.” 인덱스펀드의 창시자 존 보글(뱅가드그룹 설립자)은 오르내리는 시장에 흔들리지 말고 꾸준히 투자할 것을 권했다. 미국 증시가 급락하고 있는 지금, 공포에 질린 투자자들이 귀기울일 만한 조언이다. 다만, 기술주에만 투자해온 서학개미라면 자신의 포트폴리오가 너무 공격적인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위기일수록 방패 역할을 할 자산을 추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럴 땐 개별 종목보다 여러 종목에 분산된 상장지수펀드(ETF)가 안전한 선택일 수 있다. 머니랩이 국내 ‘빅4’ 자산운용사와 함께 위태로운 시장에서 계좌 방어력을 높일 수 있는 ETF를 골라봤다.
미국 증시는 이미 1분기부터 분위기가 바뀌고 있었다. 1분기(1~3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11개 산업별 수익률을 보면 자동차 등 경기소비재(-13.8%), 정보기술(IT) (-12.6%), 메타 등 소설미디어를 포함한 커뮤니케이션(-6.2%)이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다.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M7)’을 포함한 대형 기술주들이 먼저 무너진 것이다. 반면 에너지·헬스케어·필수소비재 등 방어적 섹터들이 더 나은 수익률을 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거북이가 토끼를 이겼다”며 “글로벌 노출이 적으면서도 안정적 수익과 배당금을 제공하는 기업들이 안전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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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국내 상장된 ETF 중에선 어떤 상품이 안전한 방패가 될 수 있을까. 국내에서 운용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4대 자산운용사와 함께 각 사가 보유한 ETF 중 방어 ETF를 3개씩 꼽아봤다. 이들 ‘방패 ETF’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주가 하락을 상쇄하는 ‘안전장치’를 가졌거나 ▶‘고배당’ 위주로 투자하거나 ▶주식·채권·금 등에 분산투자해 ‘자산배분’ 효과를 높이는 전략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KODEX 200 위클리타겟커버드콜=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면서 일주일 단위로 옵션을 판매해 연 15% 배당(분배금)을 추구한다. 커버드콜은 주가 상승을 일부 포기하는 대신 분배금을 높이는 전략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처럼 코스피가 지지부진할 땐 현금을 계속 받을 수 있는 커버드콜의 수익률이 높다. 특히 커버드콜의 15% 옵션 수익은 비과세이기 때문에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될까 걱정하는 배당 부자들에게 유리하다.

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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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DEX TRF 3070=TRF는 타깃리스크펀드(Target Risk Fund)의 약자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을 혼합한 상품이다. ‘3070’은 위험자산인 주식이 30%, 안전자산인 채권이 70%란 의미다. 항상 고정 비율로 자산을 보유한다는 장점이 있다. 박성철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리밸런싱을 통해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도 원금 손실 확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장기 투자자에게 특히 적합하다”고 했다.

KODEX 미국S&P500버퍼3월액티브=국내 최초로 출시된 ‘버퍼(buffer·완충장치)’ ETF로, 미국 S&P500지수에 투자하면서 옵션을 활용해 손실을 연간 10%까지 완충한다. 대신 지수가 상승할 땐 최대 수익률(캡)이 16.4%로 제한된다. 다만 이 버퍼 효과는 운용사가 옵션 포지션을 구축한 날인 3월 21일을 기준으로 1년간 보유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수치다. 중도 매매하면 효과는 떨어진다. 또 매수하는 시점의 S&P500 지수에 따라 남아있는 버퍼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꼭 홈페이지에 공시되는 잔여 버퍼량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배당을 계속 늘려온 미국 우량 배당성장주 위주로 구성한 ETF다. 올해 1~3월 수익률을 보면 TIGER S&P500 ETF가 -4.5%를 기록하는 동안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는 2.16% 수익을 냈다. 연간 분배율은 3.6% 정도로 높지 않아 보이지만, 매년 분배율을 높이면서 주가도 함께 오르기 때문에 20년간 장기 투자 시 S&P500의 수익률을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난다.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국내 은행주 중에서도 배당수익률이 특히 높은 기업만 선정해 담는다. 4월 1일 기준 배당률은 5.7%다. 최근 1년간 수익률이 12.3%로 코스피200(-9.37%)을 크게 앞섰다. 최근 은행들이 주주환원책을 강화하는 추세라 주목할 만하다.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상무는 “국내 은행은 미국의 관세 정책과 큰 관련이 없기 때문에 미·중 관세 대치 국면에서 포트폴리오 방어력을 높이는 데 적합하다”고 했다.

TIGER 26-04 회사채(A+이상)액티브= 2026년 4월이 만기인 A+ 등급 이상 우량 회사채 13종을 담은 만기매칭형 채권 ETF다. 만기매칭형 ETF란 만기가 돌아오면 상장폐지하고 수익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내년 4월 24일이 만기이기 때문에 사실상 1년 만기 회사채 13개에 분산 투자하는 셈이다. 4월 1일 기준으로 만기 때 3.01%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RISE 글로벌자산배분액티브=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를 창립한 레이 달리오는 어떤 경제 상황에서도 안정적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올 웨더(All Weather) 포트폴리오’로 유명하다. 이 ETF는 올웨더 전략에 따라 주식 30%, 채권 55%, 금 15%의 비율로 자산을 나눠 담았다. 계좌를 자주 열어보지 않고 장기간 묵히는 투자 스타일에 적합하다.

RISE 버크셔포트폴리오TOP10=올해 들어 ‘M7’을 비롯한 대형 기술주가 급락하는 중에도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S&P500을 월등히 앞서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버크셔는 1주당 가격이 너무 높아 소액 투자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1주당 1만원대인 이 ETF는 버크셔를 30% 정도 담고, 나머지는 워런 버핏 포트폴리오의 TOP10 종목을 따라 담는다. 이수진 KB자산운용 ETF상품마케팅실장은 “연금계좌에서도 버크셔를 담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RISE 200위클리커버드콜=앞서 살펴본 KODEX와 마찬가지로 코스피200 지수에 투자하면서 주 단위 옵션 매도로 월배당 수익을 얻는 상품이다. 지난 1년간 18.3%의 분배금을 지급했다. 매주 2회 콜옵션을 매도하면서 배당을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ACE TDF2050액티브=TDF(타깃데이트펀드, Target Date Fund)는 미래 은퇴 시점에 맞춰 주식과 채권 등 자산을 자동으로 배분하는 상품이다. TDF2050이라면 2050년을 은퇴 시점으로 보고, 초반에는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높여 투자하다가 2050년에 가까워질수록 점차 채권, 금 등 안전자산의 비중을 늘려 운용한다.

ACE 미국중심중소형제조업=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에서 글로벌 노출이 높은 기업은 위험할 수 있다. 이 ETF는 매출의 75% 이상을 미국에서 버는 내수형 기업 40곳을 담는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트럼프의 리쇼어링(생산기지 본국회귀) 정책의 직접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기업들을 포함해 미국 우선주의가 강해질수록 지속적인 정책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CE 글로벌인컴TOP10 SOLACTIVE=미국 증시에 상장된 고배당 ETF 10개를 담고 있다. 즉 미국 ETF들을 국내 증시에 상장시킨 ETF다. 덕분에 연금계좌에선 매수할 수 없는 미국 고배당 ETF에 투자할 수 있다. 10개 ETF는 배당수익률이 높으면서 분배 일관성이 우수한 것들인데, 주식형 5개, 채권형 5개로 나눠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