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5일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도로에서 전날 발생한 대형 땅꺼짐 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서 올해만 벌써 7번 땅 꺼짐
땅 꺼짐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노후한 지하시설물과 무분별한 지하개발 공사가 꼽힌다. 특히 오래된 하수관이 깨지면서 물이 새거나 흙이 쓸려가면서 땅 꺼짐이 많이 발생한다. 서울시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땅 꺼짐 원인을 분석한 결과 총 228건 중 111건(48.7%)이 노후 하수관로로 인한 땅 꺼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경찰 및 소방 관계자들이 2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성산로 한 도로에서 발생한 땅 꺼짐(싱크홀) 현상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땅 꺼짐은 인재, 무분별한 지하공사부터 막아야
실제로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지반침하로 인한 인명피해 발생비율은 지하개발 공사가 40%로, 상ㆍ하수도와 같은 지하시설물(7%)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학과 교수는 “한강 변 모래ㆍ진흙 등으로 이뤄진 연약지반에 지하수가 발달한 곳에서 지하터널 부실공사를 하면 지하수 유입으로 대규모 땅 꺼짐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땅 꺼짐은 대표적인 인재(人災)이고 지하공사를 잘하도록 관리·감독을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3년 9월 서울 강남구 언주역 부근에서 깊이 3미터 가량의 땅꺼짐(싱크홀) 현상이 발생해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육단 교수도 “땅 꺼짐이 발생했을 때 인근 공사현장과 연계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사고조사가 정확히 안 되는 부분도 있어, 노후하수관 탓으로 갈무리하는 경향도 있다”며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 상하수도관 교체부터 공사장 관리·감독까지 잘 보이지 않는 지하 안전 사전 예방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지표투과레이더(GPR)로 관내 5개 도시ㆍ광역철도 건설공사 구간 49.3㎞를 집중적으로 탐사할 예정이다. 하지만 GPR은 지표에서 지하 2m까지 탐사할 수 있어 노후 하수도관 문제는 진단할 수 있지만, 10~20m 아래 지하 공사장은 탐사가 어렵다. 서울시 관계자는 “또 다른 첨단 계측 장비를 지하 공사장 인근 지하 10~20m 아래에 설치해 지반 변화를 실시간으로 계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호정 서울특별시의회 의장은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지반침하 사고와 관련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땅속 상황을 알 수 있도록 GPR 탐사 등을 대폭 실시하고 그 결과를 시민들에게 공개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