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구로병원 대장항문외과 강상희 교수가 로봇수술을 준비하고 있다. 대장암 환자 김정남씨는 대림성모병원에서 지난달 20일 샘암종 진단을 받고 강 교수에 의뢰됐다. 12일만인 이달 1일 수술받았다. 김씨는 ″급행 탄 것 같다″고 했다. [사진 고대 구로병원]](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4/16/5c67f584-9a89-4e1d-8f7e-240703aa244c.jpg)
고대 구로병원 대장항문외과 강상희 교수가 로봇수술을 준비하고 있다. 대장암 환자 김정남씨는 대림성모병원에서 지난달 20일 샘암종 진단을 받고 강 교수에 의뢰됐다. 12일만인 이달 1일 수술받았다. 김씨는 ″급행 탄 것 같다″고 했다. [사진 고대 구로병원]
대장암 환자 "급행 탄 것 같다"
#서울 영등포구 김정남(58)씨는 지난해 9월 대변에서 피가 나왔다. 올 2월 대림성모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을 때 대장 내시경 검사, 이어 CT(컴퓨터 단층촬영) 검사를 했다. 지난달 20일 샘암종 진단을 받았다. 거기서 진료가 어렵다면서 고려대 구로병원으로 의뢰했다. 놀랍게도 다음날 대장항문외과 강상희 교수 진료를 받았다. 대림성모의 검사 자료가 활용됐다. 대장암이 확진됐고, 지난달 30일 입원해 이달 1일 수술 받았다.
의료개혁 6개월, 현장서 성과
2차 병원 의사가 환자 의뢰
예약 별도 배정해 신속 진료
"1차-3차 병원 트랙도 필요"
2차 병원 의사가 환자 의뢰
예약 별도 배정해 신속 진료
"1차-3차 병원 트랙도 필요"
#30대 A씨는 갑자기 옆구리가 아프고 다리가 부었다. 부산의 B종합병원에서 신장에 이상 증세를 발견했다. 병원 측이 지난달 13일 부산대병원 비뇨의학과로 의뢰했다. 전자 의뢰 시스템에 따라 진행됐다. 지난달 27일 진료 받았고, 양성신생물(혹)로 판정됐다. 암이 아니어서 경과를 두고 보기로 했다.

박경민 기자
11개 권역으로 나눠 운영
조희윤 고대 구로병원 진료협력팀장은 "경증환자가 상급병원으로 몰리면 급한 중증환자가 진료 시기를 놓칠 수도 있는데 이런 걸 막는 데 전문의뢰가 활용된다. 2차 병원의 전문의가 중증 정도를 판단해 우리 병원으로 보낸다"고 말한다. 조 팀장은 "전문의뢰 환자는 최대한 빨리 진료를 잡는다"고 덧붙였다. 이 병원의 평균 대기기간은 8.7일인데 전문의뢰 환자는 4.1일(1월)로 줄었다. 고대 구로병원의 정형외과 서승우 교수는 척추측만증 명의이다. 지금 예약하면 1년 반~2년 기다리는데, 전문의뢰를 활용하면 훨씬 줄일 수 있다.

박경민 기자
전문의뢰제가 정착되면 2,3차 병원의 역할 찾기에 도움이 된다. 지난해 11월 859건이던 전문의뢰 건수가 올 1월 7076건으로 증가했다. 상급병원의 중증환자 비율이 지난해 1월 45%에서 올 1월 52%로 올랐다. 상급병원에서 치료가 끝나면 2차 병원으로 환자를 돌려보낸다. 전문회송도 4565건에서 1만8923건으로 늘었다. 전문의뢰를 비롯한 진료협력 체계 마련에 연간 3300억원, 상종병원 구조조정엔 3년간 10조원이 지원된다.
동네의원 기능 정립도 시급
이 사업의 맹점도 있다. 1-2-3차로 이어지는 의료전달 체계의 큰 축인 1차 의료기관(동네의원)이 빠져있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1차 의료기관에서 중요 이상 증세를 발견하면 3차로 보내는 전문의뢰 트랙이 필요하고, 그럴 정도가 아니면 2차로 보내도록 1-2차를 연결해야 한다"며 "1차 의료기관이 환자를 지속적·포괄적으로 관리하는 역할을 부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