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트먼, 머스크·저커버그에 도전장…“오픈AI, SNS 개발중”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일론 머스크의 X(옛 트위터)와 마크 저커버그의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을 개발 중이란 외신 보도가 나왔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머스크(테슬라 CEO)와 저커버그(메타플랫폼 CEO)에 도전장을 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법정 싸움 중인 머스크와 올트먼 간의 긴장이 고조될 전망이다.  

1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 등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가 챗GPT 이미지 생성 기능과 SNS 기능을 결합한 자체 플랫폼을 내부 시험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SNS 플랫폼은 별도 앱으로 출시되거나 챗GPT에 통합될 가능성이 있다. 한 소식통은 "개발은 초기 단계이며, 올트먼이 해당 프로젝트와 관련 외부 인사들에게 비공개 피드백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일론 머스크(왼쪽)와 샘 올트먼. 올트먼의 오픈AI가 머스크의 X를 겨냥해 자체 SNS 플랫폼을 개발 중이라고 전해졌다. 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왼쪽)와 샘 올트먼. 올트먼의 오픈AI가 머스크의 X를 겨냥해 자체 SNS 플랫폼을 개발 중이라고 전해졌다. AFP=연합뉴스

 
오픈AI의 SNS 플랫폼 개발은 우선 '앙숙' 머스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AI와 SNS의 통합을 주도하는 머스크의 시장 영향력을 빼앗기 위해서라는 해석이다. 머스크는 지난달 자신이 소유한 X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를 한 회사로 통합했으며, xAI의 AI 챗봇 '그록'은 X의 콘텐트를 표시하고 있다.  

올트먼과 머스크는 지난 2015년 당시 비영리 연구기관 오픈AI를 공동 설립했지만, 사업을 둘러싼 갈등으로 2018년 갈라선 뒤 사이가 나빠졌다. 급기야 지난해 머스크는 올트먼이 '영리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오픈AI의 설립 이념을 어겼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오픈AI가 SNS 플랫폼을 개발 중이라고 외신이 보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오픈AI가 SNS 플랫폼을 개발 중이라고 외신이 보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또 머스크는 지난 2월 자신이 이끄는 투자자 컨소시엄을 통해 오픈AI의 지배지분을 974억 달러(약 138조96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해 올트먼과 충돌했다. 오픈AI의 최근 기업 가치 3000억 달러(약 427조9500억원)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다. 


이에 올트먼은 지난 9일 머스크에 맞소송을 제기하며 "오픈AI를 의도적으로 무너뜨리려는 머스크의 불법적인 행위를 중단시켜 달라"고 주장했다.  

오픈AI의 SNS 플랫폼은 페이스북·인스타 등을 보유한 메타플랫폼과의 경쟁도 예상된다. 앞서 올트먼은 메타가 별도의 '메타 AI' 앱을 출시하고 여기에 SNS 기능을 추가한다고 밝히자 자신의 X를 통해 "그래, 좋아. 우리도 소셜 앱을 만들지 뭐"라고 응수했다.  

오픈AI가 SNS를 보유하면, 메타나 X처럼 자사의 AI 모델을 훈련할 수 있는 독자적인 실시간 데이터 확보도 가능하다. 머스크의 AI 챗봇 '그록'은 X의 콘텐트를 확보해 훈련 중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15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열린 반독점 소송 재판에 참석한 뒤 떠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15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열린 반독점 소송 재판에 참석한 뒤 떠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저커버그는 이날 미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열린 메타 반독점 소송 두 번째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2년) 인스타를 인수한 이유는 카메라 앱 기능이 당시 페이스북보다 더 나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재판은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메타가 인스타, 메신저 왓츠앱(2014년)을 인수해 시장 경쟁을 저해했다"며 2020년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저커버그는 이날 FTC 측의 질문에 "우린 자체 카메라 앱을 개발하던 중에 인스타를 인수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저커버그의 발언은 '메타는 잠재적인 경쟁사를 사들이거나 매장하는 전략을 써왔다'는 FTC의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전했다.  

같은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저커버그가 이번 재판을 앞둔 지난달 FTC 측에 4억5000만 달러(약 6400억원)의 합의금을 제안했지만, FTC가 요구한 300억 달러(약 42조7300억원)에 크게 모자라 불발됐다고 보도했다. 메타가 패소할 경우 인스타와 왓츠앱을 강제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