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곡성군 '담양댁' 할머니의 손편지. 연합뉴스
"우리 마을에 이불 빨래방 맹그러 줘서 징하게 감사허요"
전남 곡성군 입면 흑석마을에 사는 80대 어르신 '담양댁'이 고향사랑기부제 기부자들에게 보낸 손편지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돼 모금액을 초과 달성했다.
15일 곡성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해 7월부터 고향사랑기부제 3번째 지정기부 사업으로 '어르신 돌봄을 위한 마을 빨래방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군은 사업에 동참한 이들의 공감을 유도하기 위해 흑석마을에 사는 '담양댁' 할머니의 손편지를 기부자들에게 보냈는데, 이 편지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면서 모금액을 초과 달성하게 됐다.
편지에서 '담양댁' 할머니는 "시상이 좋아져서 세탁기가 있지만, 나도 인자 나이가 80세가 넘어강께 무릎이랑 허리가 아파서 집에서는 빨래를 아예 못허요"라며 "일 년에 한 번만 빨래 차가 마을을 찾아와 (두꺼운 이불은) 장롱에 넣어 놓고 나는 얇은 이불을 놓고 내내 살고 있소"라고 적었다.
이어 "우리 마을에 이불 빨래하는 곳이 생겨, 자식들 명절에 올 때도 맘 놓고 이불 꺼내놓고 쓰라 한다"며 "이불 빨래방 맹그러(만들어) 줘서 참말로 고맙소잉. 여러분님들 덕택에 얼마 안 남았지만, 편히 살다 가겠소"라고 했다.
'담양댁' 할머니의 손편지는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고, 도시민 1500여명이 응원 메시지와 함께 고향사랑 기부금을 봇물 터지듯 보내 9개월 만에 모금 목표액 1억8000여만원을 초과 달성했다.
기부자들은 "기부만 할 생각이었는데, 왜 눈물까지 주시나요. 할머니 건강하세요. 그리고 빨래방 열 번, 백번, 천 번 이용하세요", "연말정산으로 받는 혜택보다 할머니 손편지의 감동 더 크네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곡성군은 이번 지정기부금으로 지역 내 고령화율이 높은 지역 2개소에 빨래방을 조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