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사진 연합뉴스
베일 벗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SK하이닉스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4의 모습 사진 SK하이닉스
이에 따르면 HBM4의 최대 대역폭은 초당 2테라바이트(TB)로, HBM3E(1.2TB)보다 약 67% 향상됐다. 채널 수는 기존 16개에서 32개로 두 배 늘었다. 대역폭이 클수록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빨라지고, 채널 수가 많을수록 데이터 이동 통로가 늘어난다. 그래서 HBM4는 대규모 데이터를 다루는 AI 연산에 더 최적화된 메모리 구조로 평가된다.

김주원 기자
‘쌓기’ 경쟁 속에 갈등 터졌다

한미반도체의 차세대 HBM용 본딩 장비 ‘TC 본더 그리핀 슈퍼 본딩 헤드’.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이 장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한미반도체
HBM3E 제품은 주로 12단이었지만, HBM4부터는 16단 적층이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고성능 AI 연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HBM4 제조사들이 출시 초기부터 16단 적층을 기본 사양으로 채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적층 과정에서 D램 칩이 휘거나 발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TC 본더 장비의 기술력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한미반도체는 HBM 제조사들에게 본딩 장비를 거의 독점 공급하는 세계 1위 업체다.

정근영 디자이너
‘HBM4로 반전’ 노리는 후발주자들
삼성전자도 HBM4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HBM4부터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이 적용되는 만큼, 메모리 기술력에 파운드리 사업을 결합해 돌파구를 모색할 계획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HBM4에선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철저히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한미반도체가 과거 특허 분쟁으로 거래를 중단했던 삼성전자와 관계 회복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한미반도체는 삼성전자와 동일한 공정 방식으로 HBM을 생산하는 마이크론에 이미 TC 본더를 납품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삼성전자도 공급망 다변화 측면에서 한미반도체 장비 도입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