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2차 경선 투표 시작…유정복 만난 김ㆍ한, 부산 간 안, 홍대 찾은 홍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 투표가 27일 시작된 가운데 각 후보들은 저마다 텃밭을 찾아 표심을 다졌다.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에서 김문수, 안철수, 한동훈,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왼쪽부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에서 김문수, 안철수, 한동훈,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왼쪽부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27일부터 이틀 간 대선 2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ㆍ안철수ㆍ한동훈ㆍ홍준표 후보를 대상으로 선거인단 투표(50%)와 국민여론조사(50%)를 실시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ㆍ2위 후보자를 대상으로 다음달 1~2일 선거인단 투표(50%)와 국민여론조사(50%)를 다시 실시해 3일 최종 대선 후보를 확정한다. 1차 경선 때도 1~3위 간 접전이 벌어졌던 만큼, 당내에선 “특정 후보가 2차 경선에서 과반을 득표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각 후보들은 27일 당원 표심을 공략했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오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당 후보로 결정되면 이재명을 반대하는 모든 세력과 손을 잡고 힘을 모아 대선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했다. 이어 1차 경선에서 탈락한 유정복 인천시장을 만나 지지를 요청했다. 김 후보는 “유 시장께서 행정능력이 많고 국회의원도 잘 하셨다”고 덕담을 건넨 뒤 “인천은 통일을 위해서도 최전선 도시”라고 평가했다. 경기 지역 3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재선 경기지사를 역임한 만큼 첫 당원 선거인단 투표를 앞두고 텃밭인 수도권 당원 표심을 공략하는 차원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왼쪽)가 27일 오전 인천시청에서 유정복 인천시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인천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왼쪽)가 27일 오전 인천시청에서 유정복 인천시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인천시

한동훈 후보도 이날 중도층이 폭넓게 포진한 수도권에 집중하며 찬탄표 분산을 견제했다. 한 후보는 김 후보에 이어 유 시장을 만나 “유 시장의 경륜, 경험이 제가 부족한 부분을 많이 상쇄시켜 줄 수 있다. 조언을 많이 해달라”고 청했다. 한 후보는 이후 인천ㆍ서울ㆍ경기 지역의 당 소속 광역ㆍ기초의원들과 차례로 간담회를 갖고 정책 현안을 청취했다. 한 후보는 특히 인천시당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쏟아부어야 할 힘을 내부 경선에서 소모하지 않게 해달라. (경선 과정에서) 저는 같은 편이니 10% 힘만 썼다”며 “이 후보에게는 제가 가진 힘을 200% 쏟아붓겠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오전 소통관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안 후보는 “탄핵을 반대하는 김문수ㆍ홍준표 후보, 검사 출신 한동훈 후보로는 이재명을 막을 수 없다”며 “우리는 반드시 이재명을 막아야 한다. 저 안철수를, 미래를 선택해달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뒤이어 부산을 찾아 모교인 부산고 동문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 고향인 부산을 시작으로 당원 비중이 높은 PK(부산·경남) 당원들부터 공략하겠다는 취지다. 안 후보는 “부산에서 시작해 경남·충청을 거쳐 올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후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경선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홍 후보는 “내가 우리 당 대통령 후보가 못 되더라도 이재명만 잡을 수 있다면 흔쾌히 그 길을 택하겠다"며 "오늘 투표와 여론조사에 꼭 준비된 대통령 홍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주장했다.

당에서 무주공산으로 꼽히는 2030 세대를 향한 후보들의 지지 호소도 이어졌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 대하빌딩 캠프 사무실에서 ▶가상자산 ETF 상품 거래 허용 ▶금융회사 가상자산 직접투자 제한 폐지 ▶대통령실 가상자산비서관 신설 등을 골자로 한 가상자산 정책을 발표했다. 김 후보 측은 “미래세대가 관심이 많은 투자 종목이 가상자산”이라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청년 자산을 보호하겠단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자신이 지난 26일 쿠팡플레이의 예능프로그램 ‘SNL 코리아’에 출연한 장면 일부를 올린 뒤 “거울 보는 줄 알았다”고 썼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개그맨 정성호씨가 한 후보의 모습과 말투를 흉내내자 한 후보는 “내가 진짜 이러나. 되게 약 오르는구나”라고 말해 젊은 층에서 화제가 됐다.

지난 26일 공개된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7의 코너 '지점장이 간다'에 출연한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가 자신을 따라 하는 개그맨 정성호의 모습을 보며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쿠팡플레이 영상 캡처

지난 26일 공개된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7의 코너 '지점장이 간다'에 출연한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가 자신을 따라 하는 개그맨 정성호의 모습을 보며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쿠팡플레이 영상 캡처

홍준표 후보는 이날 오후 홍대 상상마당에서 현장 기자간담회를 열고 청년들과 대담 등을 진행했다. 홍 후보는 질의응답에서 "저를 지지하는 가장 주력 세대가 2030"이라고 주장하며 "공정한 사회가 청년 정책의 핵심이다. '1년에 얼마 주겠다, 50만원 주겠다' 이런 게 청년 정책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