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양자회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사흘 휴전 일방선언을 모종의 공작으로 의심하면서 두고 봐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연설에서 “지금 (상황을) 조작하기 위한 또 다른 시도가 있다”며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모두 5월 8일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날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푸틴 러시아연방군 최고사령관의 결정에 따라 러시아는 인도주의적 고려를 바탕으로 승전 80주년 기념일 동안 휴전을 선언한다”고 일방적으로 알렸다. 러시아가 밝힌 휴전 기간은 5월 8일 0시부터 10일 자정까지 총 72시간이다.
이 기간은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하는 전승절(5월 9일) 휴일을 포함한다. 승전 80주년을 맞는 올해 러시아는 5월 8일부터 연휴에 들어간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전면 휴전을 거부하며 부활절에 이어 다시 단시간 휴전을 일방적으로 선언한 데 의문을 제기했다.
안드리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X에서 “왜 5월 8일까지 기다려야 하느냐”며 “러시아가 진정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즉각 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에 비판적인 안보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일방적 휴전 선언을 여론전으로 간주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9일에도 30시간의 부활절 휴전을 일방적으로 선언한 바 있다.
이번 전승절 휴전 선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공격을 비판하고 항구적 휴전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에도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과 관련 푸틴을 향해 “나는 그가 공격을 멈추고 (협상 테이블에) 앉아 협정에 서명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캐롤라인 레빗 미 백악관 대변인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기자 브리핑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EPA=연합뉴스
한편 미국 백악관은 러시아의 휴전 일방 선언에 “항구적 휴전”을 원한다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살상을 멈추고 유혈 사태를 중단시킬 항구적 휴전을 보길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