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와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의협은 2일 정례 브리핑을 열고 김택우 회장 명의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김 회장은 "의협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 최대한 이른 시간 안에 대통령 직속으로 가칭 '대한민국 의료환경개선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각 당 대선 후보에게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속도감 있게 현재와 미래의 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을 생산해 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협은 이 위원회가 현 정부가 운영 중인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대체하는 기구임을 강조했다. 김성근 대변인은 "의협은 의개특위엔 참여하지 않았는데, 출발부터 문제였기 때문"이라면서 "이번에 제안한 위원회에선 현 정부 의개특위가 만든 많은 과제를 정리하는 게 첫 번째가 될 것이다. 정부 상설위원회가 되도록 (새 위원회가) 징검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협은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주요 정책을 담은 제안서도 각 당에 보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에서 보건부를 분리해 신설하고, 인공지능(AI) 기술 활용과 규제 완화 등으로 의료산업을 발전시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김택우 회장은 이날 대통령 권한대행 직을 맡게 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겐 '의정사태 해결' 희망을 드러냈다. 김 회장은 "의정갈등 사태의 중심에 있던 이주호 권한대행이 현안 해결을 위해 나름 열심히 뛰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 "한 달 동안 여러 국정 현안을 풀어야 하겠지만, 현 사태를 가장 우선에 두고 의협과 함께 풀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의대 정원 증원, 수급추계위 구성 관련 비판은 계속 이어갔다. 국회 측엔 지난해 결정된 '2000명 증원 정책'에 대한 국정조사 및 국정감사를 공식 요청했다. 김 회장은 책임자 문책 등을 내세우며 "국민감사청구제도를 통해 감사원 감사 역시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협은 2027년도 이후 의대 정원을 심의할 수급추계위 추천 위원 명단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복지부가 의협 외에 대한의학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등 다른 의사단체에도 위원 추천 공문을 보낸 것을 두고 "법을 굉장히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김성근 대변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신력 있는 기관에 정확한 법 해석을 받아 분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못 박을 것"이라며 "해석을 받은 뒤 위원 추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복지부는 지난달 28일까지였던 위원 추천 기한을 오는 12일로 연장했다. 하지만 의협의 추천 단체 기준 관련 주장 등에 대해선 "법 해석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