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골목골목 경청투어' 사흘째인 3일 강원도 삼척해수욕장을 찾아 도민들을 만난 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선출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이 후보는 민주당의 험지로 꼽히는 강원 속초·양양·강릉·동해·삼척·태백 등 강원 영동 지역을 찾았다. 오후 4시쯤 강원 삼척에서 시민들을 만나던 이 후보는 국민의힘 경선에서 김문수 후보가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는 소식이 들리자 기자들에게 “결국 다 국민이 평가하고 판단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이 후보 지지자들은 지난 1일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결정을 주도한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불만을 공공연히 나타냈다. 이 후보가 속초의 한 시장을 찾았을 때 지지자들은 “탄핵해주십시오”, “사법 카르텔을 저지해주십시오” 등을 외쳤다. 한 지지자가 “조희대 탄핵”이라고 소리치자, 이 후보가 다가가 “뭘 하라고요?”라고 되묻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 후보는 “조희대를 탄핵해주세요”라는 요청에 미소를 지으며 “당에서 알아서 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이날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대법원장이 이끄는 대법원의 무리한 절차와 편향된 판단은 국민 법 감정과 상식에 정면 배치된다”며 “즉각 조 대법원장 탄핵 소추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조 대법원장 탄핵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저야 선출된 후보이고, 선거는 당과 선대위가 치르는 거니 당이 국민의 뜻에 맞게 적절히 처리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당내 강경론과 거리를 두는 이 후보와 달리 이날 동행한 당 지도부는 대법원을 거칠게 비판했다.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강릉에서 시민들과 만나 “아직 내란종식이 안 됐다”며 “저는 대법원에서도 사법 쿠데타가 일어났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시간인 대선에 대법원이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골목골목 경청투어 : 동해안벨트편'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3일 오전 강원 양양군 양양시장에서 한 아이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민주당 선대위는 이날 이 후보 경호를 대폭 강화했다. 선대위 측은 “후보에 대한 피습 모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며 “후보와 접촉이 어려운 상황을 양해 바란다”고 공지했다. 시민들이 붐비는 속초 중앙시장, 강릉 안목해변 등에선 경호원들이 인간 띠를 만들어 이 후보를 둘러싸기도 했다. 이 후보 역시 전날과 달리 악수 등 접촉을 최소화했다. 이날 주로 어린아이들과 악수를 하고 셀카를 찍은 이 후보는 강릉에서는 “악수는 15세 이하랑만 하겠다”는 농담도 했다.
한편, 강원 영동 동해안 지역을 방문한 이 후보는 이날 어촌을 겨냥한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어민 소득 증대와 정주 여건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영세어업인에게 지급하는 수산공익직불금 인상을 추진하고, 수산식품 기업 바우처와 수산선도조직 육성사업 예산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 밖에 ▶권역별 복합 해양관광도시 확대 ▶양식수산업 재해보장 범위 확대 ▶어업 폐업지원금 인상 등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