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K등산의 인기가 뜨겁다. 서울의 명산 어디서나 외국인 관광객을 만날 수 있다. 사진은 관악산에서 만난 외국인 관광객들. 백종현 기자
K팝‧K드라마 잇는 K등산 인기

관악산은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K등산' 성지로 뜨고 있다. 암릉이 많아 험하지만, 산행의 만족도는 크다. 정상에서 서울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백종현 기자
북한산‧북악산‧도봉산‧관악산‧아차산‧인왕산 등 서울의 명산 어디에서든 외국인 관광객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seoulhiking’ ‘hikingseoul’ ‘hikinginseoul’ 같은 키워드를 검색하면, 1만 개가 넘는 게시물이 쏟아진다. 도심과 산이 어우러진 환경과 높은 접근성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지하철(버스)에서 내려 바로 산행을 시작했어! 대단하지 않아?” 같은 경험담이 줄을 잇는다.

관악산을 오르는 외국인 관광객들. 서울 등산관광센터가 들어선 관악산·북한산·북악산 모두 최근 외국인 관광객의 출입이 크게 늘었다. 백종현 기자
2022년 개관한 북한산점(강북구 우이동)과 그 이듬해 문 연 북악산점(종로구 삼청동) 그리고 지난달 오픈한 관악산점(관악구 신림동)까지 3개 센터를 뒀는데, 누적 방문객이 8만명이 넘는다. 북악산점의 경우 방문객 약 2만2000명 중 48%가 외국인이다(2025년 4월 현재). 북한산점은 20~30대 비중이 70%가 넘는다.
서울 등산관광센터를 운영하는 서울관광재단의 길기연 대표는 “도심에서 바로 산에 오르고, 다시 관광지로 하산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수도가 서울”이라고 말했다.
팔각정에선 라면, 하산 후엔 막걸리

서울 등산관광센터 관악산점. 경전철 관악산역(지하 1층) 내에 있다. 산행 정보나 지도 등을 얻을 수 있고, 등산 장비도 저렴하게 빌릴 수 있다. 백종현 기자
외국인 관광객들과 함께 관악산에 올랐다. 20개가 넘는다는 관악산 코스 중에서도 가장 험한 축에 속하는 ‘자운암 능선 코스(서울대 공학관~자운암 능선~자운암 국기봉~연주대 정상, 편도 1.8㎞)에 올라탔다. 자운암 능선에 오르자 시야가 탁 트였다. 여의도부터 한강, 사당 시내까지 한눈에 들어왔다.

관악산 정상석에서 외국인들이 기념사진을 담고 있다. 백종현 기자
인도네시아에서 온 비비(38)는 “서울의 산은 접근성과 인프라 모두 대단하다”며 “서대문 안산에 자주 가는데 정상에서도 와이파이가 터진다”고 감탄했다. 프랑스에서 온 카미유(32)는 “한국에서 등산은 여자 혼자도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라고 말했다.
외국인 대상 산악 프로그램을 15년간 운영해 온 산악인 김성원(62)씨는 “북악산 팔각정에서 라면 먹기, 하산 후 막걸리 마시기 등 한국의 등산 문화를 이미 능숙하게 알고 온다”면서 “최소한 서울의 산에서 외국인을 만나는 게 이제는 너무 친숙해졌다”고 말했다.
이용정보

외국인은 서울 등산관광센터에서 등산화·등산복 등의 등산 장비를 저렴하게 빌릴 수 있다. 백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