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09년 8월24일자 대한매일신보에 게재된 한국인 제1호 특허 말총모자 관련 광고.
8일 특허청은 이런 내용의 특허·상표 다등록 권리자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광복 80주년·발명의날 60주년을 맞아 조사를 벌였다. 특허청에 따르면 한국인 제1호 특허 상품은 독립유공자 정인호 선생이 1909년에 등록한 ‘말총모자’다. 정 선생은 이 특허를 활용해 벌어들인 돈으로 독립운동을 지원하기도 했다.
1945년 광복 이후로 따지면 1948년 중앙공업연구(현 국가기술표준원)의 ‘유화염료제조법’이 1호 특허다. 이후 지난해 말까지 총 270만5171건의 특허가 등록됐다. 특허청은 “2027년이면 특허 300만 건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한국은 유럽과 일본·중국·미국과 함께 5대 특허 강국으로 평가받는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가 지난해 발표한 세계지식재산지표에 따르면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특허 출원 1위 국가다. 경제 규모 상관없이 특허 수로만 따지면 세계 4위에 올라있다.

신재민 기자
상표권 등록은 현재 274만1047건으로, 2029년께 300만 건 달성이 예상된다. 국내 1호 상표는 1949년 천일산업의 상표명 ‘天(천)’. 상표 다등록 권리자 1위는 1945년 태평양화학공업사로 시작한 아모레퍼시픽으로 총 1만6514건의 상표를 등록했다. 2위 역시 화장품 전문업체인 LG생활건강으로 총 1만5969건이다. 다음은 아모레퍼시픽그룹(9357건)·CJ(9317건)·롯데지주(9272건) 등 순이다.
상표출원 통계는 산업구조의 변화를 파악하고, 산업·경기를 예측하는 지표로도 활용된다. 특허청은 2023년부터 상표정보에 빅데이터 분석을 도입해 기업 비즈니스 전략 수립을 지원하는 ‘상표 빅데이터 분석 사업’을 벌이고 있다.
실제 최근 10년간(2015~2024년) 상표출원 건의 산업별 비중을 보면 도·소매업은 13.7%에서 20.6%로, 정보통신업은 17.4%에서 19.9%로 각각 증가했다. 반면 화장품 등 제조업 상표출원은 55.1%에서 52.2%로 감소했다. 특허청은 “한국의 산업구조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상표출원도 이러한 산업구조 변화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