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파키스탄, 서로 드론·미사일 퍼부었다…민간인 사망 속출

미사일 공방 후 잠시 '숨 고르기'를 하던 인도와 파키스탄이 다시 한번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주고받았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양측의 공습으로 민간인 희생자들도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7일(현지시간) 양국 간 대규모 무력 충돌 이후 국지전이 지속하는 모습이다.

이날 파키스탄군은 "지난 7일 이후 지금까지 인도군의 드론(무인기) 29기가 국경을 넘었다"며 "카라치와 라호르 등 대도시는 물론 파키스탄군 본부가 있는 라왈핀디까지 공격했는데, 이 중 28기를 무력화했다"고 주장했다.

포격으로 사망한 13살 비한 바르가바의 어머니가 8일 인도와 파키스탄 국경 지대 인근 화장터에서 통곡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포격으로 사망한 13살 비한 바르가바의 어머니가 8일 인도와 파키스탄 국경 지대 인근 화장터에서 통곡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외교장관은 "인도가 드론으로 군사시설을 공격하려 했고 민간인을 겨냥했다"며 "(이번 공격으로) 민간인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으며 군인 4명이 다쳤다"고 했다. 

인도 국방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파키스탄이 드론과 미사일을 이용해 다수의 군사 목표물을 공격하려 했다"며 "인도군이 방공 시스템을 가동해 이 공격을 무력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파키스탄의 드론 공격에 보복하기 위해 파키스탄 여러 지역의 방공 레이더와 시스템을 겨냥한 공격을 감행했고, 라호르에서 방공 시스템 하나를 파괴했다"고 했다.

8일 인도 자치령 카슈미르 푼치 지구의 손상된 주택의 모습. EPA=연합뉴스

8일 인도 자치령 카슈미르 푼치 지구의 손상된 주택의 모습. EPA=연합뉴스

이날 양측의 포격으로 국경 지대에서 인명 피해가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의 무자파라바드에서 인도의 공습을 받은 사피르 아흐마드 아완은 AFP통신에 "근처 모스크(이슬람사원)에 미사일이 떨어졌고, 그 폭발로 튄 파편이 딸의 가슴을 꿰뚫었다"며 오열했다. 인도령 카슈미르의 푼치에서는 파키스탄군의 포격으로 어린이들이 사망했다. 주민인 마다사르 초우드하리는 "파편이 이웃집 아이들을 덮쳐 숨졌다"고 말했다. AFP는 이날 인도령 카슈미르의 주요 도시인 잠무 내 공항에서 폭발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8일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인도에 반대하는 시위가 펼쳐진 모습. EPA=연합뉴스

8일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인도에 반대하는 시위가 펼쳐진 모습. EPA=연합뉴스

앞서 지난 7일 새벽 인도는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지역 9곳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신두르 작전'을 개시했다. 인도는 "파키스탄 내 테러리스트 캠프를 공격한 것"이라며 "100명이 넘는 테러리스트를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파키스탄은 인도의 주장과 달리 "미사일 공격이 모스크와 수력발전소 등을 노렸다"며 "이 공격으로 30명 이상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했다. 이후 양국은 서로 초소로 포격하는 등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국경에선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이런 가운데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인도와 파키스탄의 무력 충돌과 관련해 “우리 일이 아니다”고 했다. 밴스 부통령은 8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사태가 가능한 한 빨리 완화되길 원한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이들 국가를 통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의 이번 발언은 미국의 중재자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양국 사이에서 적극적인 역할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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