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AI 날개 단 네이버 두자릿수 성장…오픈소스로 생태계 키운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모습. 뉴스1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모습. 뉴스1

 
네이버가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뒀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광고 및 커머스 사업 매출이 크게 늘어나면서다.

무슨일이야

네이버는 올해 1분기 매출이 2조7868억원, 영업이익은 505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3%, 15.0% 증가한 수치다. 네이버 매출의 양 날개인 서치플랫폼(검색, 전체 매출의 약 36%)과 커머스(약 28%)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10%대 성장률을 보이며 전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콘퍼런스콜에서 “네이버는 독자적인 콘텐트와 데이터로 AI 시대에도 대체 불가능한 생태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커머스, 불경기에도 성장 가능할까

네이버는 올해 들어 커머스 분야에 전력투구 중이다. 지난 3월에는 기존 쇼핑 기능을 별도 앱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로 출시했다. 1분기 커머스 매출은 78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다. 최 대표는 “앱 출시 이후 사용자 패턴 변화 및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방문자당 구매 횟수 및 구매금액, 전환율, 객단가가 모두 웹(기존 네이버 서비스)보다 앱이 높은 수준을 보였다. 웹 대비 앱 내에서 멤버십 이용자의 활동성이 약 26%p 더 높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향후 쇼핑 앱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네이버 측 설명에 따르면 개인 맞춤형 기능을 강화한 AI 쇼핑가이드 등이 도입될 수 있다. 멤버십 혜택도 계속 늘릴 예정이다. 최 대표는 “올해 두 자릿수 거래액 성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물가 등으로 사람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커머스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AI 쇼핑 추천 기능 등 네이버가 쇼핑 앱에서 내세우는 차별화 요소가 소비자들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점 역시 숙제다. 앱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새로 나온 앱이 기존 네이버 쇼핑 서비스와 비교해 큰 차별점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4월 낸 보고서에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가 판도를 바꾸는(game changer) 앱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네이버 쇼핑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AI 구매 가이드 예시. 사진 네이버

네이버 쇼핑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AI 구매 가이드 예시. 사진 네이버

AI 오픈소스 공개, 왜?

글로벌 AI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그래픽처리장치(GPU) 구입 비용 등 인프라 투자 비용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네이버는 일단 검색, 커머스 등 주요 서비스에 AI를 접목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김희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에 필요한 GPU, CPU 등의 설비 투자(CAPEX)와 그에 따른 인프라 비용의 비중이 기존 대비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인프라 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다. 인건비 상승 등의 요인으로 개발 운영비도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다.

자체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 생태계도 계속 만들어 갈 예정이다. 네이버는 지난달 하이퍼클로바X의 경량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 시드’를 상업용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국내 AI 생태계가 무르익어 기업들의 AI 전환이 가속화되면 네이버의 B2B 서비스인 뉴로클라우드, GPUaaS(GPU as a service)등의 매출도 늘어날 거란 판단에서다. 최 대표는 “국내 AI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는 것이 나중에 네이버의 생태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