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FP=연합뉴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러시아 대표단이 다음 달 2일 위기의 근본 원인을 극복하기 위해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2차 직접 협상을 재개하고, 러시아의 각서를 제시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위기의 근본 원인을 확실하게 극복하기 위해 모든 측면에서 러시아의 입장이 담긴 각서를 마련했다”며 “블라디미르 메딘스키가 이끄는 우리 대표단은 다음달 2일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2차 직접 회담에서 이 각서를 우크라이나 대표단에 제출하고 필요한 설명을 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 16일 이스탄불에서 3년 만에 직접 협상을 벌였지만 포로 교환 외에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 기자들과 만나 ‘푸틴이 종전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약 2주 후에 말해주겠다”며 “우리는 푸틴이 우리를 속이고 있는지 매우 빨리 파악할 것이고, 만약 속이고 있다면 조금 다른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오른쪽) 독일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 독일 베를린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독일 역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자체 생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28일 베를린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 국방장관들이 오늘 우크라이나제 장거리 무기체계 조달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한다”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영토 바깥의 군사목표물을 상대로도 온전히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사정거리 제한은 없을 것”이라면서 “이건 우크라이나에서의 장사정 미사일 공동 생산을 향한 첫걸음”이라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독일과 협력해 진행하는 사업에 ‘관련 체계와 미사일’이 모두 포함된다”면서 “내년 6월께 첫 생산분이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간 우크라이나는 사정거리 500㎞의 독일제 타우러스 공대지 순항미사일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타우러스 미사일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직접 타격할 경우 러시아와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우크라이나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메르츠 총리가 밝힌 장거리 미사일 관련 기술 및 체계 이전은 타우러스 미사일 제공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대러시아 공세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의 우크라이나 방위 산업 참여를 심화하는 조치”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