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오픈 8강에 진출한 알카라스. 로이터=연합뉴스
디펜딩 챔피언 알카라스는 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4회전(32강)에서 벤 셸턴(13위·미국)을 3-1(7-6〈10-8〉 6-3 4-6 6-4)로 물리쳤다. 이날 승리로 알카라스는 2022년부터 4년 연속 프랑스오픈 8강에 진출하는 '차세대 흙신'의 면모를 보였다. 더불어 투어 이상급 클레이 코트 대회에서 100번째 승리도 따냈다. 프랑스오픈은 4대 메이저(호주오픈·윔블던·US오픈) 중 유일하게 클레이 코트에서 열리는 대회다. 알카라스는 토미 폴(12위·미국)과 16강전을 치른다. 알카라스는 폴에게 맞대결 전적 4승 2패로 앞서 있다.
알카라스가 올해도 우승하면 2000년 이후 이 대회 남자 단식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세 번째 선수가 된다. '흙신' 라파엘 나달(은퇴·스페인)이 5연패 한 차례, 4연패 두 차례를 기록했고, 구스타부 키르텡(은퇴·브라질)이 2000년과 2001년에 연달아 정상에 올랐다. 알카라스는 이날 경기 도중 자신의 득점을 스스로 반납하는 스포츠맨십도 발휘했다. 2세트 첫 게임 30-30으로 맞선 상황에서 셸턴의 패싱샷을 알카라스가 몸을 던져 막아내는 장면이 연출됐다. 알카라스의 라켓에 맞은 공은 네트를 살짝 넘어 떨어졌고, 주심은 알카라스의 득점이 선언했다.
그러자 알카라스는 곧바로 손가락을 좌우로 흔들며 주심에게 다가가 자신의 득점이 아니라고 고백했다. 라켓이 공에 닿는 시점에 라켓을 놓쳤다며 셸턴에게 점수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테니스에서는 라켓을 던져 공을 맞혀 보내는 행위가 인정되지 않는다. 샷이 이뤄질 당시 라켓이 자기 손에서 떠났다는 것이다. 당시 알카라스는 1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4-6으로 끌려가다 어렵게 이긴 뒤 2세트 첫 게임을 치르는 중이었다. 점수가 셸턴에게 주어질 경우 30-40으로 브레이크 포인트 위기를 맞는 상황이었지만, 알카라스는 페어플레이를 원했다.
팬들은 박수를 보냈고, 알카라스는 결국 무려 7번의 듀스 끝에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냈다. 알카라스는 경기 후 "사실을 얘기하지 않으면 죄책감을 느낄 것 같았다"며 "나 자신과 셸턴, 또 모든 사람에게 정직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여자 단식에서는 4연패에 도전하는 이가 시비옹테크(5위·폴란드)가 엘레나 리바키나(11위·카자흐스탄)에게 2-1(1-6 6-3 7-5) 역전승을 거뒀다. 시비옹테크는 엘리나 스비톨리나(14위·우크라이나)와 8강에서 격돌한다. 또 아리나 사발렌카(1위·벨라루스)와 정친원(7위·중국)의 16강 대결도 성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