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탄산음료가 진열되어 있다. 뉴스1
음료를 물처럼 마시는 경우가 흔해지면서 국민의 하루 평균 음료 섭취량이 5년간 23% 증가했다. 특히 아동·청소년은 당이 많이 들어간 과일채소음료(주스)나 탄산음료를 섭취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비만 등 건강 문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청은 9일 이러한 내용의 국민 음료 섭취 현황을 발표했다. 매년 약 1만명이 참여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식품섭취조사 자료를 분석한 내용이다. 음료는 수분 섭취 등을 위한 액상 형태 식품으로 무가당·가당 음료로 나눠진다.

차준홍 기자
국민이 가장 많이 마신 음료 종류는 아메리카노를 비롯한 무가당 커피였다. 2019년보다 28.2g 늘어난 112.1g으로 집계됐다. 특히 5년 새 무가당 커피·저칼로리 탄산음료 섭취가 늘어난 반면, 탄산음료는 줄었다. 평소 아메리카노나 '제로 콜라' 등을 택하는 손길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오렌지주스. 사진 pixabay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아이들이 주스·탄산음료 등을 많이 마시는 것도 문제지만, 혈당을 빨리 높이는 치킨·햄버거 등 패스트푸드와 같이 먹는 식습관이 더 문제"라면서 "어릴 때부터 이런 문제가 쌓여도 그냥 놔두면 당뇨·비만 등을 잡기 어렵다"고 말했다.

차준홍 기자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아동·청소년의 경우 정부와 학교, 가정에서 가당 음료 섭취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성인도 수분 섭취를 위해 음료 대신 물을 충분히 마실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오상우 교수는 "집에서 과일을 착즙해 먹는 것보다 건강에 좋은 제철 과일을 생으로 섭취하는 게 좋다. 패스트푸드와 탄산음료 등을 같이 먹는 고리도 끊어야 한다"면서 "학교에서 과일을 간식으로 제공하거나 매점에서 싸게 팔도록 지원하는 등 정책적 변화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