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험 가입자, 60대 가장 많이 늘고, 20대는 가장 많이 줄었다

고용 시장의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20대에서 가장 크게 줄고 60대에서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보험 가입자 비중에서 60대가 20대를 앞선 현상은 2024년 2월부터 지속되고 있다.

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58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8만 7000명(+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29세 이하 가입자는 9만 3000명(–3.9%) 감소해 전 연령층 가운데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반면, 60세 이상은 19만 명(+7.3%) 증가하며 전 연령대 중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고용보험 가입자 비중에서 60대는 이미 17.8%로, 29세 이하(14.8%)를 앞지른 상태다. 20대와 60대 간 가입자 수의 역전 현상은 2023년 10월 처음 나타난 뒤 2024년 2월부터는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인구효과’가 꼽힌다. 고용보험 가입자의 모집단이 되는 60세 이상 인구가 크게 늘면서 가입자 수도 자연스럽게 증가한 것이다. 실제 통계청의 4월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29세 이하 인구는 전년보다 20만 7000명 줄었고 60세 이상은 50만 명 늘었다.

다만 최근의 취업 상황과 산업 구조 변화도 고용보험 가입자 추이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설명이다. 지난달 기준 29세 이하 가입자는 정보통신(–2만 2000명), 도소매업(–1만 9000명), 제조업(–1만 6000명),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9000명) 등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60세 이상 가입자는 보건·사회복지(7만 5000명),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2만 3000명), 제조업(2만 1000명), 숙박·음식점업(1만 1000명) 등에서 주로 증가했다.

천경기 고용노동부 과장은 “최근 고용시장을 보면, 청년들이 선호하는 제조업이나 IT·전문과학기술 분야는 인공지능(AI)의 영향으로 구인 수요가 줄고 있고, 경력직 선호 현상도 20대 취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반면 60대가 주로 취업하는 보건·복지 분야는 실버산업 수요 증가로 취업이 상대적으로 원활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과거보다 60대 노인들의 건강 상태가 좋아지고 일할 의욕도 높아지면서 고용보험으로 더 많이 유입되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용 한파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구인배수는 0.37로, 전년 동월(0.51) 대비 크게 하락했다. 5월 기준으로 IMF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0.3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규 구인 인원이 4만 6000명(–24.8%) 줄어든 반면, 신규 구직 인원은 1만 명(+2.6%)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지난달 실업급여 수급자 수도 67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 4000명(3.7%) 증가했다. 지급액은 1조 1108억 원으로 3.0% 늘었다. 실업급여 지급액이 4개월 연속 1조 원을 넘긴 것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8월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