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직관한 트럼프, 새 女챔피언 해리슨에 '축하 볼뽀뽀'

트럼프 대통령(왼쪽 둘째)과 사진 촬영하는 해리슨(오른쪽 둘째).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왼쪽 둘째)과 사진 촬영하는 해리슨(오른쪽 둘째). AFP=연합뉴스

미국 종합격투기 UFC 경기를 직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챔피언을 차지한 '싱글맘'을 격려해 화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 푸르덴셜 센터에서 열린 챔피언 줄리아나 페냐(35·미국)와 케일라 해리슨(34·미국)의 UFC 밴텀급 타이틀 매치를 관전했다. 복싱 레전드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도 동석했다. 이 경기에서 해리슨이 2라운드 기무라(상대의 팔을 등 뒤로 비틀어 어깨를 꺾는 기술) 서브미션으로 제압하고 새 챔피언에 올랐다. 그는 UFC 데뷔 3경기 만에 챔피언이 된 '초고속 사례'로도 기록됐다. 해리슨은 2012 런던과 2016 리우올림픽에서 유도 여자 78㎏급 2연패를 달성한 인물이다. 여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UFC 챔피언에 오른 건 해리슨이 최초다. 해리슨의 종합격투기 전적은 19승 1패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타곤(8각링) 아래서 챔피언이 된 해리슨을 만나 포옹하고 볼에 입맞춤했다. 해리슨은 감동한 표정으로 가슴에 손을 가져다 댔고, 자신의 챔피언 벨트를 트럼프의 어깨에 걸어주기도 했다. 해리슨은 "대통령이 내 볼에 키스하고, 나는 속으로 '세상에 이럴 수가'라고 외쳤다. 그 옆에는 타이슨도 있었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고 말했다. 해리슨은 '싱글맘'이다. 부모를 잃은 조카 세 명을 돌보다가 이들을 입양했다.  

경기하는 날 아이들이 잠들지 않고 깨어 있다면 혼낼 거라고 농담하기도 했던 그는 '올림픽 금메달과 UFC 챔피언 중 무엇이 힘들었냐'는 질문에 "아이 중 누구를 더 사랑하냐고 묻는 것과 같다"고 답했다. 해리슨은 과거 유도 코치에게 지속적인 학대와 성적 착취를 당했고, 이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생각할 정도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해리슨은 "더는 어떤 아이도 혼자라고 느끼지 않게 하고 싶다. 더럽다고, 부끄럽다고 여길 필요도 없다. 터널 끝에는 반짝이는 금메달이 있고, UFC 챔피언 벨트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 초청을 희망한다고 요청했다.

트럼프가 UFC 경기장을 찾은 건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과 인연이 깊어서다. 화이트는 트럼프의 20년 지기이자 고액 기부자다. 지난해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선 연설에 나선 트럼프를 청중에 소개하는 역할을 맡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UFC의 음악과 무대 스타일 등을 자신의 정치 행사에 적극적으로 도입해 왔다. 덕분에 화이트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으로 영향력이 커진 스포츠계 대표 인물로 떠올랐다.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직후 트럼프는 화이트의 지지에 화답하는 듯 미국 뉴욕에서 열린 UFC 경기를 관람했다. 지난 4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카세야 센터에서 벌어진 경기도 직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