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과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 기념 오찬에 참석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개헌의 방향성에 관해선 대통령 권력을 분산해야 한다는 응답이 전체 53%로 대통령 권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19%)을 압도했다. 지지 성향별로는 김문수 후보 투표층과 국민의힘 지지층의 59%, 이 대통령 투표층과 민주당 지지층의 51%가 대통령 권력 분산 개헌에 동의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대통령 권한을 줄이고 국회의 권한을 늘리는 내용의 개헌 공약을 제시했었다. 대통령 4년 연임제와 결선투표제를 골자로 한 개헌안에는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감사원의 국회 이관 ▶대통령 거부권 제한 ▶비상명령·계엄 선포에 대한 국회 사후승인제 등이 담겼다.

차준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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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방식으로 점수를 매긴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만족도는 ‘법의 지배와 법 앞의 평등’(법치주의·3.5점) ‘견제와 균형’(4.0점) ‘시민의 자유’(5.2점) 순으로 낮았다. 특히 법치주의, 견제와 균형에 대한 야권 지지층의 불만이 뚜렷했다. 김 후보 투표층에서 ‘법의 지배와 법 앞의 평등’ ‘견제와 균형’에 대한 만족도가 각 2.9점에 그쳤고,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각 3.1점에 불과했다. 이 대통령 투표층에서는 각 3.8점·4.8점이었고, 민주당 지지층에선 각 3.9점·4.8점으로 전체 평균을 상회했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조사는 여야 지지층을 막론하고 법에 대한 깊은 불신을 보여주는 징표로 한국 사회 법치주의 위기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차준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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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사법·행정 삼권(三權) 사이 견제·균형보다 국민 다수의 뜻에 따르는 게 더 중요하다’는 주장에 대해 찬성과 반대는 각 37%로 팽팽했다. 다만, ‘정부나 국회가 사법부의 동의 없이 그 권한이나 구조를 조정하는 것은 삼권분립을 해칠 수 있다’는 주장에는 61%가 동의했다. 국민의힘 지지층(75%)과 김 후보 투표층(74%)보다는 낮았지만, 민주당 지지층과 이 대통령 투표층에서도 각 50%·51%가 동의했다. ‘대다수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법원이나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는 응답은 20%에 그쳤다. 이는 이 대통령 투표층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자조차도 사법부 독립에 관해선 최후의 보루라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여론조사 어떻게 진행했나
이번 조사는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원장 강원택)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6월 4~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웹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40.2%(4042명에게 설문 발송해 3728명 접촉. 그 중 1500명 응답 완료)로 4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2.5%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