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서초구ㆍ(재)숲과나눔ㆍ천일에너지ㆍ(사)한국멸균팩재활용협회ㆍ테트라팩(유) 등과 ‘종이팩 재활용 활성화 및 자원순환 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최근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종이팩 재활용 활성화 및 자원순환 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식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우리나라 종이팩 재활용률은 13%대 수준에 그친다. 사진 서울시
협약은 서초구 관내 아파트 80개 단지, 3만6000여세대를 대상으로 종이팩 수거함을 설치ㆍ운영해 종이팩 분리배출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걸 골자로 한다. 서울시는 다음 달까지 이들 단지에 종이팩 수거함 350개를 설치하기로 했다. 시는 또 서초구를 시작으로 다른 자치구들로 대상 지역을 확대해 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종이팩이 폐지로 버려지는 것을 최소화하겠다는 목표다.
고품질 천연펄프로 만들어지는 종이팩은 전국에서 한해 7만6000t 가까이 배출된다. 문제는 이중 재활용되는 건 1만600여t(재활용률 13.9%)에 불과하단 점이다. 종이팩의 원료는 100% 수입에 의존하는 현실이다. 하지만 사용된 종이팩의 대부분이 폐지와 섞여서 배출되거나, 종량제 봉투에 담겨 버려지고 있다. 종이팩 재활용률이 유독 낮은 이유다. 서울시 측은 “결국 제대로 된 종이팩 회수체계가 없고, 시민 인식이 낮다 보니 고품질의 재활용 자원인 종이팩이 사실상 버려지고 있다”고 했다.
참고로 국내 종이팩 재활용률은 2003년 생산자책임재활용제(EPR) 도입 후 2013년 35%까지 올랐다가 이후 하락을 거듭해 10%대로 내려앉았다. 미국과 캐나다, 유럽 등의 종이팩 재활용률은 50%가 넘는다.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 설치된 종이팩 재활용 수거함. 사진 서울시
시는 업무협약을 통해 종이팩 자원순환 시스템을 구축하고, 실질적인 자원순환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기초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업무협약에 따라 서울시와 서초구는 행정적 지원을, 숲과나눔은 종이팩 재활용 관련 사업 홍보 및 자원순환 시민 인식 제고 캠페인을 맡는다. 천일에너지는 배출된 종이팩을 정기 수거해 종이팩 회수ㆍ선별사로 인계하며, 한국멸균팩재활용협회와 테트라팩은 종이팩 수거함 설치 비용 등을 지원한다. 서울시 측은 “자원 가치가 높은 종이팩의 분리수거 및 순환체계를 구축해 재활용률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라며 “서초구를 시작으로 사업범위를 지속해서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