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런정페이 "화웨이 반도체, 美보다 한세대 뒤져…美,우리성과 과장"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런정페이 창업자 겸 회장이 지난 2019년 12월 11일 중국 광둥성 선전에 있는 화웨이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런정페이 창업자 겸 회장이 지난 2019년 12월 11일 중국 광둥성 선전에 있는 화웨이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런정페이(任正非·81) 창업자 겸 회장이 자사 인공지능(AI) 칩 분야 성과가 미국에 의해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런 회장은 10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어센드 칩에 대한 미국의 수출통제 조치의 영향에 대한 질문에 “중국에서 칩을 만드는 회사는 많고 그 가운데 다수 기업이 잘하고 있으며 화웨이는 그중 하나일 뿐”이라며 “미국은 화웨이의 성과를 과장했다”고 답했다.

이어 “화웨이는 아직 그렇게 대단하지 않으며 열심히 해야 그들의 평가에 도달할 수 있다”며 “우리의 단일 칩은 여전히 미국보다 한 세대 뒤처져 있다”고 평가했다.

런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달 미국 정부가 화웨이의 어센드 칩을 세계 모든 국가가 사용해선 안 된다는 방침 발표와 관련돼 있다. 지난 5월 13일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는 “어떤 국가든 화웨이의 어센드 칩을 사용하면 미국의 수출통제를 위반하는 게 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중국은 “일방적 괴롭힘”이라고 비난하며 이런 조치를 실행한 조직·개인에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지난 2015년 10월 21일 영국 런던에서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에게 화웨이 테크놀로지스 사무실을 안내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지난 2015년 10월 21일 영국 런던에서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에게 화웨이 테크놀로지스 사무실을 안내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또한 런 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미국의 제재 속에 고성능 칩을 개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수학으로 물리학을 보완하고, 비(非) 무어의 법칙으로 무어의 법칙(반도체 성능이 18∼24개월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관측)을 보완하며, 클러스터컴퓨팅으로 단일 칩을 보완한다”면서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는 실용적인 상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어려운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런 회장은 “언제는 어려움이 없었겠느냐”며 “중국은 중저급 칩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중국의 수십 수백개 칩 회사가 모두 아주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화합물반도체에서 기회가 더 크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화웨이의 첨단 칩 제조 노력과 관련해 런 회장이 공개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런 회장은 “매년 1800억 위안(약 34조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는데 그 중 약 600억 위안(11조원)은 기초이론 연구를 위한 것으로 심사하지 않는다. 나머지 1200억 위안은 심사를 거쳐 제품 연구개발에 투입한다”며 기초연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기초)이론이 없으면 새로운 진전을 이룰 수 없고, 우리는 미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2019년 미국의 제재로 해외 첨단 반도체 기술을 들여오기가 어려워지자 자체적으로 반도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런 회장은 이밖에 AI와 중국의 미래와 관련해 “인공지능은 인류사회의 마지막 기술혁명이 될 수 있다”며 “중국은 많은 장점을 보유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 제조업 분야에서 인공지능 활용이 매우 빠르다. 많은 중국 모델이 탄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가가 개발할수록 우리는 더 발전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반드시 봉쇄를 돌파하고,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런 회장의 인터뷰는 이례적으로 인민일보 1면에 실렸다. 또한 이번 인터뷰는 미중 무역대표단이 9일(현지시간) 런던에서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