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李대통령 대장동 재판도 연기…5개 재판 중 3개 '스톱'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이 10일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 사건 재판 기일을 연기했다. 전날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이 이 대통령 재판을 정지한 데 이은 결정이다. 이로써 이 대통령이 받고 있던 재판 5개 중 3개가 사실상 중단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 이진관)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이 받고 있던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 공판기일을 ‘추후 지정’으로 변경했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재판부에서 피고인 이재명 부분을 헌법 84조를 적용해서 기일 추후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재판부는 대선 전인 지난달 7일 민주당 대선후보이던 이 대통령의 신청을 받아들여 오는 27일로 기일을 연기했었다. 이후 이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함에 따라 이 대통령은 불소추특권을 적용받게 됐다. 헌법 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訴追)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이날 판단은 이 대통령 당선 후 두 번째로 나온 재판 정지 결정이다. 전날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이재권)는 “헌법 84조에 따른 조치”라며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을 연기했다. 앞서 ‘소추’의 범위를 두고 해석이 분분했는데, 전날 서울고법이 ‘소추’ ‘재판 진행’이 포함된다는 해석을 내놓으며 나머지 4개 재판도 서울고법의 선례를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날 재판부 결정으로 이 대통령이 받고 있던 5개 재판 중 3개 재판의 기일이 잠정 연기됐다. 이 대통령은 ▶공직선거법 위반 파기환송심 ▶위증교사 사건 항소심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의혹 1심 ▶대북 송금 의혹 1심 ▶법인카드 유용 의혹 1심 등 5개 재판을 받고 있었다.  


위증교사 사건 항소심 역시 지난달 20일 첫 공판을 열기로 했다가 재판부가 기일을 ‘추후 지정’으로 변경한 뒤 별도 기일을 지정하지 않아 사실상 재판이 중단된 상태다. 수원지법에서는 오는 7월 1일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공판준비기일이, 오는 7월 22일에는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공판준비기일이 예정돼 있는데 선례를 따라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공범 기소된 정진상 재판은 계속

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고등법원이 위치한 서울법원종합청사 전경. 중앙포토

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고등법원이 위치한 서울법원종합청사 전경. 중앙포토

 
다만 함께 대장동 등 사건으로 기소된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은 계속 재판이 진행된다. 재판부는 정 전 실장의 다음 공판기일을 오는 7월 15일로 지정했다. 이 사건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특혜, 성남FC 불법 후원금 수수 등 4개 쟁점 중 위례신도시 의혹 부분 심리가 끝났고 대장동 부분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정 전 실장처럼 불소추특권이 적용되지 않는 공범들의 경우 이 대통령 재임 동안 1심 결과가 먼저 나오게 될 가능성이 크다. 위증교사 사건의 경우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 김진성씨가 위증 혐의로 이 대통령과 함께 재판을 받아왔다. 대북송금 사건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김성태 전 회장이 함께 기소됐다. 법인카드 유용 혐의도 전 경기도청 공무원 2명이 같이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