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에게 쓴소리 쏟아낸 김용태 “포퓰리즘에 침묵하지 않겠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헌정질서를 흔드는 입법, 사법 독립을 훼손하는 인사, 국가 경제를 왜곡하는 포퓰리즘 앞에선 침묵하지 않겠다. ”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취임 인사 차 자신을 찾아온 우상호 신임 대통령실 정무수석에게 한 얘기다. 

“축하드린다” 인사하자마자 쓴소리

이날 오후 국회를 방문한 우 수석을 만난 김 위원장은 먼저 “진심으로 (취임을)축하드린다”며 “그간 4선 의원으로서 큰 족적을 남기고 유연하면서도 품위 있는 정치를 실천해 오셨다. 그 자리(대통령실 정무수석)에 수석님과 같은 분이 임명된 것만으로도 새 정부의 소통 의지 신호로 받아들인다”라고 덕담을 했다. 하지만 그 이후엔 곧바로 쓴소리였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이 추진 중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두고 “대통령이 됐다고 해서 죄가 사라지지 않는다”며 “그건 면죄부가 아니라 권력이 법 위에 서겠다는 선언”이라고 했다. 

또 이재명 대통령의 사건 변호를 맡았던 이승엽 변호사가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검토되는 데 대해서도 “그 자체로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그런 인사가 헌재에 들어가 재판중지법 위헌 여부를 판단하면 그 결정이 어떻든 국민의 신뢰를 받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추경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되는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서도 “현금 살포와 조건 없는 탕감은 성실하게 살아온 국민을 철저히 소외시키고 기다리면 탕감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의 말을 전부 수첩에 받아적은 우 수석은 “여과 없이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대통령의 견해도 들어보겠다”면서도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는 협조를 당부했다.

원외 향해 “쇄신 힘 실어달라”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만나 당 쇄신 필요성을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원외 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뼈를 깎는 각오로 변화하고 쇄신해야 한다”며 “누구도 예상조차 하지 못한 수준의 혁신을, 누구도 예측하지 못할 속도로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엔 100여명의 당협위원장외에 소장파 모임인 ‘첫목회’ 소속 김재섭·김소희·우재준 의원 등도 참석했다. 

전날 의총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에 대한 당무 감사 ▶9월 초 전당대회 개최 ▶민심·당심 반영 절차 확립 ▶지방선거 100% 상향식 공천 등 김 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이 다수 의원의 반발에 부딪혔다.   
 특히 김 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두고도 친윤계를 중심으로 즉각 사퇴하라는 주장과 친한계를 중심으로 원래 임기인 6월 30일 또는 9월 전당대회까지 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섰다. 전당대회 전에 김 위원장이 물러나면 16일 뽑힐 새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이날 간담회는 전체적으로 김 위원장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우리가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수많은 시민이 갖고 있는 ‘내란세력’ 인식을 떨쳐낼 수 있겠냐”며 “그걸 결국 떨쳐내야 대여 투쟁도 할 수 있고 당내 개혁과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에 많은 분이 동의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 15명도 이날 오찬 모임을 갖고 김 위원장의 임기를 연장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김 위원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당의 낡은 주류와 기득권 의원들이 몸부림치고 거부하면 저도 임기 채우는 게 의미 없단 생각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11일 의총을 또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