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씨가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대교 위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다. 뉴스1
서울시는 한강과 그 지천에 위치한 다리 가운데 비교적 오르기 쉬운 아치형으로 건설된 6개의 다리에 ‘오름방지 시설’을 설치해 왔다. 지난 2004년 한강대교에 밟으면 회전하는 61개의 롤러로 구성된 약 2.5m 길이의 오름 방지 장치를 시작으로, 지난 2016년에는 양화대교에 판에 가시가 박힌 ‘니들형’ 방지장치를 부착했다. 지난해에는 한강대교에도 니들형 방지장치를 추가로 배치했다. 투신 시도를 막기 위해 난간에 철조망을 설치하거나 높이를 높이고, 난간 상부를 회전형으로 교체하는 등 다양한 시도도 하고 있다.

한강대교에 설치되어 있는 롤러형 오름방지시설. 폭 1m, 길이 2.5m 규모의 판에 61개의 롤러가 설치되어 있다. 서울시
전문가들 역시 위험한 상황이 거듭되는 만큼 발생 자체를 막기 위한 현실적인 보완책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오름방지 장치는 안전보다는 미관 중심으로 설계된 경우가 많아 설치 간격이나 높이 등에서 사람이 이를 우회하거나 비집고 오를 수 있는 허점이 존재한다”며 “접근 가능성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적극적 설계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4월 17일 한 남성이 서울 용산구 한강대교 아치 위에 올라가 투신을 시도하겠다며 소방대원과 대치하는 모습. 당시 이 소동으로 인근 교통이 통제돼 출근길 차량 정체가 극심했다. 연합뉴스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학과 교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거나 자신의 요구가 잘 받아들여지지 않아 격한 방법으로 시위하려는 사람들을 단순히 시설을 설치한다고 막을 수는 없다”며 “니들형 장치의 강도를 높이거나 더 많이 설치하는 방법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사랑의 전화 등 심리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오히려 현실적인 방법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 재난안전실 관계자는 “일주일에 한 번씩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분기 또는 반기별로 한 번씩 오름방지 시설을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있다”며 “어제의 소동을 계기로 시에서도 오름방지 시설이 설치된 6개 교각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해 미흡한 부분은 보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