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간 헌혈 109회…헌혈 문화 확산 전도사 된 공무원

우익원 괴산군 정원산림과장이 지난 8일 헌혈의집 성안길센터를 찾아 109번째 헌혈을 하고 있다. 사진 괴산군

우익원 괴산군 정원산림과장이 지난 8일 헌혈의집 성안길센터를 찾아 109번째 헌혈을 하고 있다. 사진 괴산군

괴산군 우익원 과장 "체력관리가 장수 헌혈 비결" 

29년 동안 매년 헌혈을 한 50대 공무원이 세계헌혈자의 날을 앞두고 109번째 헌혈을 했다.

 
주인공은 ‘헌혈 천사’로 불리는 충북 괴산군청 우익원(56) 정원산림과장. 우 과장은 1996년 9월 괴산을 찾은 헌혈 버스에서 생애 첫 헌혈을 한 이후 한해도 거르지 않고 헌혈을 했다. 지난 8일 청주시에 있는 헌혈의집 성안길센터에 들러 109번째 헌혈(혈장)에 참여했다. 지금까지 전혈은 48회, 혈장 헌혈은 61회 했다. 헌혈하느라 소요된 시간만도 436시간에 달한다. 전혈은 혈액의 모든 성분을 헌혈하는 것을 말한다. 혈장 헌혈은 성분 헌혈의 한 종류로 원심분리기를 활용해 혈액 내 혈장만 분리·채혈하는 것이다. 

우 과장은 “응급 환자나 긴급하게 헌혈증이 필요한 사람을 돕기 위해 꾸준히 헌혈해 왔다”며 “헌혈증을 갖고 있다가 지인이나 어려움에 놓인 분들에게 보통 10장 이상씩 나눠주고 있다”고 말했다. 우 과장은 지난해 10월 13일 헌혈 100회를 기록해 대한적십자로부터 헌혈 유공 명예장과 헌혈 포장증을 수상했다.

대한적십자는 헌혈 누적 횟수에 따라 30회는 은장, 50회는 금장, 100회 이상 헌혈자에게는 명예장을 수여하고, ‘헌혈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우 과장은 “건강에 큰 문제 없이 20년 넘게 헌혈을 지속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며 “평소 30~40분씩 달리기를 하고, 배드민턴 동호회에서 체력을 다진 게 장수 헌혈의 비결”이라고 했다. 헌혈의집에 사전 예약을 한 뒤 일이 없는 주말에 헌혈한다.

우익원 괴산군청 과장이 지난해 10월 헌혈 100회 달성 기념으로 헌혈 유공장을 들고 웃고 있다. 사진 우원익 과장 페이스북

우익원 괴산군청 과장이 지난해 10월 헌혈 100회 달성 기념으로 헌혈 유공장을 들고 웃고 있다. 사진 우원익 과장 페이스북

아내도 87회…"헌혈 문화 확산하길" 

우 과장은 헌혈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 사진과 소감을 공유한다. 그는 “헌혈 문화가 더 확산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인증 사진을 올리고 있다”며 “헌혈은 거창한 일이 아니다. 누구나 할 수 있고, 누군가에겐 인생을 바꾸는 희망이 될 수 있는 걸 많은 분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 과장의 꾸준한 헌혈 봉사를 옆에서 지켜본 아내 김보영(52) 씨도 10여 년 전부터 헌혈에 동참했다. 아내 김씨는 남편을 따라 헌혈에 나서 지금까지 87회를 했다. 우 과장은 3년 전 코로나19 때 초등학교 친구의 지인에게 헌혈증을 기부한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와 감염 우려로 인해서 헌혈이 급감했고, 혈액을 구하는 게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헌혈증을 드리고 몇 차례나 감사 전화를 받았다. 환자가 회복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우 과장은 헌혈 외에도 관내 지역아동센터 등 국내외 28개 사회복지 단체에 매월 48만원씩 정기 후원을 지속하고 있다. 그는 “수입의 10분의 1 정도는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생각에서 10년 전부터 매년 1만~2만원씩 정기 후원을 늘리고 있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헌혈 봉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