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홈런 페이스인데 타율이 0.394…진화하는 '괴물' 저지

메이저리그(MLB)의 수퍼스타 에런 저지(33·뉴욕 양키스)가 진화하는 '괴물'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좋은 타자의 양대 기준점인 장타력과 콘택트 능력 모두 MLB 최정상에 올라 있다. MLB 역사상 최초의 타율 4할-60홈런 동반 달성 가능성까지 거론될 정도다. 

11일(한국시간) 캔자스시티전에서 시즌 25호 홈런을 치고 타구를 바라보는 저지. 로이터=연합뉴스

11일(한국시간) 캔자스시티전에서 시즌 25호 홈런을 치고 타구를 바라보는 저지. 로이터=연합뉴스

저지는 12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카우프만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시즌 25호 홈런을 쳤다. 지난 10일 보스턴 레드삭스전(2개)부터 3경기 연속 아치다. MLB 전체 홈런 1위 칼 롤리(26개)를 한 개 차로 추격했고, 3위 오타니 쇼헤이(23개)로부터 한 발 더 달아났다. 또 올 시즌 타율을 0.394로 유지하면서 98안타, 59타점, 64득점을 기록하게 됐다. 이대로라면 올 시즌 홈런 61개, 240안타, 145타점, 157득점이 가능한 페이스다.  

이뿐만 아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무려 1.269로 단연 1위다. 올 시즌 MLB에서 OPS 1.000을 넘긴 타자는 저지 외에 롤리(1.001)와 오타니(1.008) 밖에 없다. 지난 시즌 저지가 1.159로 전체 1위였는데, 올해 성적은 그보다 더 높다. MLB에서 OPS 1.200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2004년의 배리 본즈(1.422) 이후 20년간 나오지 않았다. 

저지는 MLB 역대 최고의 홈런 타자 중 한 명이다. 2022년 62홈런으로 61년 만에 아메리칸리그 한 시즌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시즌에도 60홈런에 단 2개 못 미치는 58개를 때려 오타니(54개)를 제치고 MLB 홈런왕에 올랐다. 그런 그의 올 시즌 성적이 더 경이로운 건 타율마저 MLB 1위를 달리고 있어서다. 

올 시즌 타율 4할과 60홈런에 동반 도전하는 저지. 로이터=연합뉴스

올 시즌 타율 4할과 60홈런에 동반 도전하는 저지. 로이터=연합뉴스

올 시즌 MLB 홈런 30위 이내 선수 중 타율 3할을 넘긴 타자는 저지와 피트 알론소(타율 0.302·홈런 17개), 단 두 명뿐이다. 심지어 저지의 타율은 이 부문 2위 제이컵 윌슨(0.366), 3위 프레디 프리먼(0.347)과 격차도 크다. 지난달 4일엔 0.432까지 치솟았고, 지난달 22일(0.402)까지 4할을 넘나들었다. 시즌이 중반으로 접어드는 지금도 꾸준히 3할대 후반을 유지하면서 4할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에런 분 양키스 감독은 "저지는 홀로 자신만의 리그에서 뛰고 있는 것 같다. MLB보다 더 상위 리그로 콜업돼야 한다"고 극찬했다. MLB는 이미 전 세계가 공인한 최고 수준의 프로야구 리그인데, 저지는 그보다 더 높은 경지에 오른 타자라는 의미다. 

타율 4할과 60홈런은 둘 중 하나만 해내기도 어려운 대기록이다. MLB 역사에서 4할 타자의 역대 최다 홈런 기록은 1922년 로저스 혼스비의 42개다. 반대로 60홈런 타자의 역대 최고 타율 기록은 1927년 베이브 루스의 0.356이다. 저지가 대기록 동반 달성에 실패하더라도, 역대 50홈런 타자 최고 타율 기록(1921년 루스의 0.378) 도전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