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후원 끊겼다"는 수녀원에, 삼겹살 들고와 구워준 스님

지난 12일 광주시 남구 방림동 성요셉 사랑의 식당에서 문빈정사 법공스님이 고기를 굽고 있다. 사진 오영순 의원 페이스북 캡처

지난 12일 광주시 남구 방림동 성요셉 사랑의 식당에서 문빈정사 법공스님이 고기를 굽고 있다. 사진 오영순 의원 페이스북 캡처

저소득층을 위해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무료 급식소에 ‘고기 후원이 끊겼다’는 소식을 접한 사찰 주지 스님이 삼겹살을 챙겨가 구워주는 등 지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15일 오영순 광주 남구 의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까리따스수녀원에서 운영하는 성요셉 사랑의 식당에서 사찰 문빈정사 봉사팀과 사단법인 자비신행회가 마련한 후원 행사가 열렸다.  

성요셉 사랑의 식당은 지방자치단체의 식비 지원을 받지 않고 후원과 자원봉사 만으로 저소득층에 무료 급식을 제공하는 곳이다. 그러나 올해 경기 악화로 고기 후원이 끊겼고 고기반찬을 내놓기 어렵게 됐다.

오 의원은 자비신행회 측에 이같은 소식을 알렸고 자비신행회와 문빈정사 측이 곧바로 지원에 나섰다. 오 의원은 “힘들어하시는 수녀님의 말씀에 염치 불고하고 자비신행회 측에 도움 요청을 드렸더니 문빈정사 봉사팀과 주지 법공스님이 함께 오셨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성요셉 사랑의 식당에서 문빈정사 법공스님이 구워진 고기를 나르고 있다. 사진 오영순 의원 페이스북 캡처

지난 12일 성요셉 사랑의 식당에서 문빈정사 법공스님이 구워진 고기를 나르고 있다. 사진 오영순 의원 페이스북 캡처

 
문빈정사 관계자들과 법공스님, 오 의원 등 봉사자들은 삼겹살 20㎏과 쌀 100㎏을 들고 사랑의 식당을 찾았고 삼겹살을 구워 점심을 제공했다.


오 의원이 공개한 사진에서 법공스님은 앞치마를 두르고 불판 앞에서 집게를 들고 직접 삼겹살을 구웠다. 이어 삼겹살을 나르며 이용자들에게 점심을 제공했다.  

문빈정사 측은 쌀 20kg 5포대도 성요셉의 집에 후원했다.

법공스님은 “자비를 실천하는 불교의 가르침을 생활 속에서 실현하고자 이번 후원을 준비했다”며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위로와 존중의 마음을 전하는 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법공스님은 지난해 신도들이 보낸 공양미로 떡을 만들어 환경미화원, 재활용품 작업자, 의사 파업에도 응급실을 지킨 간호사 등에게 전달하는 ‘행복 나눔 방앗간’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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