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국가경쟁력 7계단 하락…“내란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 탓”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빌딩숲. 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빌딩숲. 연합뉴스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가 7계단 내려앉으며 69개국 중 27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기업 환경에 대한 세계 기업인의 평가가 큰 폭으로 낮아져 전체 순위를 끌어내렸다.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란 분석이 나온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은 2025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에서 한국은 지난해(20위)보다 낮은 27위에 자리했다. 한국이 국가경쟁력 발표에 포함된 1997년 이래 가장 큰 하락 폭이다. IMD는 매년 각국의 ▶경제 성과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 분야 역량을 평가해 순위를 발표한다. 올해 평가에는 지난해 기준 통계와 올 3~5월 기업인 대상 설문조사 자료를 반영했다.

올해 한국은 기업 효율성과 인프라 등 설문 비중이 큰 분야에서 박한 평가를 받았다. 특히 기업 효율성 분야 순위는 지난해 23위에서 올해 44위로 21계단 급락했다. 그만큼 세계 기업인이 한국을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설문 결과로 판단하는 항목 중 기업의 민첩성 순위는 9위에서 46위까지 떨어졌고, 기업의 기회·위기 대응 항목도 17위에서 52위로 하락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벌이는 ‘관세 전쟁’이 한국 기업에 큰 위험 요인이란 평가가 반영됐다.

기업과 달리 정부 효율성 순위는 지난해 39위에서 31위로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법인세(조세 부담이 낮을수록 순위 상승) 항목 평가가 개선되는 등 조세정책(34→30위)과 재정(38→21위) 분야 순위가 올랐다.


그러나 설문 결과 정치적 불안정 항목 순위는 50위에서 60위로 하락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벌인 비상계엄 여파다. 성별 실업률 격차 항목도 21위에서 33위로 악화했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이날 대통령실은 한국의 순위 하락 원인에 대해 “지난해 부진한 성과와 내란 사태로 이어진 정치·경제의 불확실성이 국가경쟁력에 미친 부정적 영향과 관련이 깊다”고 평가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진짜 성장’을 강조했다”며 “비전을 구체화하고 실행해 국가경쟁력 회복을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기재부의 국가경쟁력정책협의회 운영을 활성화해 국가경쟁력과 신인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강 대변인은 “범부처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체 국가 순위에선 스위스가 지난해 2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1위였던 싱가포르는 2위로 내려갔고, 홍콩이 지난해 5위에서 올해 3위를 차지했다. 주요 7개국(G7)은 캐나다 11위, 미국 13위, 독일 19위, 영국 29위, 프랑스 32위, 이탈리아 43위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