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이 포함된 제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관련해 ”우리 서민들이 겪는 고통이 매우 큰 것 같다”며 “국가 재정을 이제 사용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26회 국무회의를 열고 “추경안을 오늘 우리가 검토하게 될 텐데 어쨌든 장기적으로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고 특히 지난해 12월 3일 이후로 심리적 위축이 심해서 있던 손님도 얼마 안 되던 손님도 다 떨어져 나가서 현장에서 좀 어려워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수입이 없는데 과도하게 마구 쓰면 안 된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정부 재정의 본질적인 역할이 있지 않나”라며 “민간이 과열되면 억제하고, 민간 기능이 너무 과도하게 침체되면부양해야 되는데 지금은 너무 침체가 심해서 정부의 역할이 필요할 때라 추경을 조금 더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 누가 더 많이 혜택을 보게 하는 게 맞는지 누구를 제외하는 게 맞는지는 어떤 가치와 이념의 문제이기도 하다”라면서도 “어떤 필요에 의해 경비를 지출한다고 하면 반사적 혜택은 최소한 국민들이 공평하게 혜택을 누리는 것 같다”고 했다.
또 “한편으로는 모든 재정 지출이 직접적으로 이익을 주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사회적 불평등, 저소득층, 어려운 사람들에게 하는 게 맞다”며 “두 가지 양면이 동시에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는 두 가지를 적절히 배합해서 일부는 소득 지원 측면에서 저소득층 승수, 그 외엔 경기 진작 목표 측면에서의 공평한 소비승수를 고려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기획재정부나 관련 부처가 이런 점들을 잘 고려해준 것 같다”고 했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소비 진작 등 내수 활성화를 위해 20조 2000억원 규모의 2차 추경을 의결했다. 주요 사업은 소비쿠폰 전 국민 지급이다. 국비 10조3000억원에 지방비 2조9000억원을 더해 총 13조2000억원이 소비쿠폰으로 나간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추경 편성안에 대해 거론하기 전에 정책의 민주적 결정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정책을 결정하더라도 정책 수요자들의 입장을 물어보고 그들이 원하는 내용을 들어보고 결정하는 것과 우리가 일방적으로 정해서 통보하는 것은 수용성에 있어 완전히 다른 것 같다”며 “요즘은 어떤 결과도 중요하지만, 이 과정도 중시하는 사회”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도 정책안을 보면 대체적으로 잘들 준비해 주고 계신데 그런 흔적들이 보인다.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라며 ”계속 강조하는 것이지만 우리가 쓰는 시간의 양은 5200만 명의 가치가 있다. 그런 생각들을 좀 깊이 해주시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한 이날 민원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최선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국정이라는 것이 국민들로부터 권한을 위임받고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국민들에게 필요한 일을 하는 것인데 본질적으로 이 민원을 대할 때 우리가 귀찮다거나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경시하다시피 한다”며 “저는 그러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의 민원 응대는 국민이 국가를 어떻게 체감하느냐를 좌우한다”며 “단순히 결과가 아닌 과정이 중요한 시대인 만큼 민원 처리 역시 어떻게 응답하고 설명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신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똑같은 민원을 처리해도 신속하게 하느냐, 지연되느냐에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또 한가지는 민원에 반응하느냐, 무시하느냐도 큰 차이”라며 “우리가 어떤 민원을 처리할 때 신속하게 반응해주고 가능하면 신속하게 설득도 해서 민원의 총량을 좀 줄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이 정부 행정기관으로부터 무시받고 있다 생각하고 억울하게 처분받았다고, 배제됐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처리할 수 있는 건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해주시고 안 되면 안 된다고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제가 경험해 본 바에 의하면 우리 국민들께서 민도가 매우 높아서 안 되는 것을 생떼를 쓰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설명이 부족해서 그렇다”며 “진지하게 민원을 대해 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시 6분쯤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관련 1박 4일의 일정을 마치고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이후 약 13시간 만에 국무회의를 주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