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파면에 경찰 버스 야구방망이로 부순 30대 남성, 1심 징역형 집행유예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에 격분해 경찰 버스를 파손한 30대 남성 이모씨가 24일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조영민 판사는 이날 특수공용물건손상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씨에게 12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과 함께 이같이 선고했다.

지난 4월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 집회 참가자 중 한 명이 헌재의 윤 대통령 파면 결정에 경찰이 세운 가벽 사이로 보이는 차량을 부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 집회 참가자 중 한 명이 헌재의 윤 대통령 파면 결정에 경찰이 세운 가벽 사이로 보이는 차량을 부수고 있다. 연합뉴스

조 판사는 “이씨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자신의 견해와 다르다는 이유로 수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리 준비한 야구 방망이를 이용해 공무에 사용되는 차량을 손괴했다. 상황이나 동기, 범행 수단, 그로 인한 결과 등을 감안하면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범행을 인정하고 있으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과 이 사건 수리비에 상응하는 금액을 공탁한 점, 사회적 유대관계가 분명해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씨는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인용한 직후인 지난 4월 4일 오전 11시28분쯤 서울 안국역 5번 출구 인근에 세워져 있던 경찰 버스 창문을 야구 배트로 깨트린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당시 전투복 차림에 헬멧을 쓴 상태로 헌재 일대로 나와 탄핵 심판 결론을 지켜보다 파면이 결정되자 화가 나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당일 이씨를 체포한 뒤 이틀 후 영장을 발부받아 구속했다. 이후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같은 달 17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지난 12일 열린 첫 공판이자 결심공판에서 이씨는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이씨 측 변호인은 “평범한 청년이었던 이씨가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대해 순간적으로 흥분해서 저지른 실수에 관용을 베풀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씨도 “그날 있던 일을 깊이 반성하고, 선처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죄가 무겁다고 보고 징역 3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