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24일 국회를 찾았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결정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으로 일어난 더불어민주당 내부 파문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다. 우 수석은 이날 오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약 45분간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전날 이 대통령이 원내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송 장관 유임 결정의 배경을 “이편 저편 가르지 않고 능력 있으면 쓰겠다고 했으니 임명한 것”이라는 취지로 직접 설명했음에도 파문은 이날도 이어졌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4일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송 장관은 ‘농망법’ 이런 걸로 농민 가슴을 멍들게 한 전력이 있다”며 “송 장관이 전 정권에서의 과오를 반성하고 새 정부의 운영 철학에 맞게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받아는 들이겠지만 마뜩치는 않다는 원내 기류를 전달한 것이다. 송 장관은 윤석열 정부 시절 민주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밀어붙이자 “시장경제를 무너뜨리는 ‘농망법’”이라고 비판한 적이 있다. 

이어 백 원내대변인은 “장관은 임기가 없고, 대통령이 임명하고 언제든 철회할 수 있다. 일을 어떻게 해나가는지 국민들께서 지켜봐 달라”며 “진보든 보수든 능력 있으면 능력 있으면 하는 탕평 인사를 펼친 거라 본다”고 덧붙였다.  

농해수위 분위기는 더 뒤숭숭했다. 농해수위 소속인 임미애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농업현장이 나아질 여지보다는 나빠질 여지가 더 많기 때문에 새정부의 농정은 농민과 직접 대화해야 하는 일이 갈수록 많아질 거다. 그래서 농정의 수장은 농민들로부터 최소한의 신뢰를 받는 분이어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농해수위 소속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원내대표단에게 설명했다고 하고, 인사권은 대통령의 권한이니 뭐 어쩌겠냐”면서도 “송 장관은 지난 정부에서 거부권을 주도해 우리가 강하게 비판해온 사람 아니냐”고 말했다. 농해수위 핵심 관계자도 “(송 장관 유임 결정을) 의원들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선 기간 민주당과 발맞췄던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은 “송 장관 유임을 철회하라”는 입증을 내며 한 술 더 떴다.  

우 수석은 이들과 비공개로 만난 뒤 기자들에게 “(농해수위 의원들이) 우리야 여당이니 이해하지만, 반발하는 농업단체들이 있으니 이분들께 약속했던 정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다는 약속을 분명히 해줘야 할 것 같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려에 관해서는 송 장관으로부터 약속을 받겠다고 답했다”며 “송 장관 본인이 이 문제에 대해 본인의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국무회의 관련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송 장관이 사회적인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들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직접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며 “(송 장관이) 거기에 대해 수긍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대변인은 “장관은 임기제는 아니지 않느냐”며 “임명권자의 뜻 이상으로 임명된 분이 어떤 식으로 적극적으로 대민 행보를 하고, 국민주권 정부답게 국민들의 불만 사항이나 요구에 어떻게 응하느냐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