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사대리 "李 이른 시일 내 방미해 트럼프 만나야"

조셉 윤 주한 미국 대사대리가 24일 "이른 시일 안에 이재명 대통령이 워싱턴에 가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실질적인(substantive) 양자 회담을 하는 게 어떻겠냐"며 "그게 지금 제 숙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윤 대사 대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이 매우 불확실하지만 가능한 조속히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조셉 윤 주한 미국 대사대리가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언론재단이 한ㆍ미 외교 관계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개최한 KPF 초청 세미나에 참석해 패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셉 윤 주한 미국 대사대리가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언론재단이 한ㆍ미 외교 관계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개최한 KPF 초청 세미나에 참석해 패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사 대리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언론진흥재단(KPF) 주최 세미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17일) 주요 7개국(G7) 정상 회의에서 갑자기 떠나는 바람에 이 대통령과 회담하지 못해 아쉽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 임기 중 한·미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100% 확신한다"고도 덧붙였다.

윤 대사 대리는 미국의 가장 성공적인 세 개의 주요 동맹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일본, 그리고 한국을 꼽았다. 그러면서 한·미 관계가 직면한 두 가지 도전으로 관세와 동맹 문제를 지적했다.

윤 대사 대리는 먼저 관세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조속히 정상화를 이루고 합의를 만들어 상황을 안정화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빠른 합의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은 이제 막 첫 내각 인선이 발표되는 등 정부 출범 초기 작업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점도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관세와 안보를 연계하겠다는 취지로 언급한 '원스톱 쇼핑'(One-stop shopping)에 대해서 윤 대사 대리는 "관세, 투자, 방위 등이 서로 쉽게 섞이지 않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여러 요소를 아우를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만들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이 경쟁력이 있는 디지털, 농업 부문에서 한국의 비관세 장벽이 가능한 한 많이 사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셉 윤 주한 미국대사대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미 외교 관계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한국언론진흥재단(KPF) 초청 세미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스1

조셉 윤 주한 미국대사대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미 외교 관계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한국언론진흥재단(KPF) 초청 세미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스1

 
한편 동맹 문제와 관련해 윤 대사 대리는 “미국은 동맹을 현대화해 새로운 전략적 도전과 역내 이슈를 함께 논의하길 원한다”며 “중국을 주요 전략적 경쟁자로 보는 미국의 시각에 대해 논의하고자 하며 이는 미국의 역내 자산과 방위 역량,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배치 문제와도 연계된다”고 설명했다.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다루는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 관해서는 “기존의 3대 항목(군사건설·군수비용·인건비) 외에도 다른 비용이 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분담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윤 대사 대리는 말했다. 그는 또 “특히 한국의 국방 지출이 충분한지도 살펴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은 유럽뿐 아니라 한국 등 아시아 동맹에도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국방비를 증액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윤 대사 대리는 “미국의 막대한 재정 적자는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반드시 축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중동 사태와 관련해 핵확산금지조약(NPT) 미가입국인 이스라엘이 NPT 가입국인 이란을 공습하고 미국은 이를 돕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윤 대사 대리는 "세상은 물론 공평하지 않고 이에 대한 불만도 마땅하다"며 "그렇지만 NPT는 가장 성공적인 안보 정책이었고 안정화에 기여했다"고 답했다.

윤 대사 대리는 북·미 대화와 관련해선 "북한으로부터 대화 재개 용의를 듣지 못했다"며 "탱고를 추려면 두 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 비핵화를 최종 목표로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아 정용수 중앙일보 논설위원, 박민희 한겨레신문 외교담당 선임기자, 장용훈 연합뉴스 외교안보부 전문기자, 김미경 서울신문 논설위원이 패널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