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현지시간) CI방코의 멕시코시티지점. AFP=연합뉴스
미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는 25일(현지시간) 멕시코 시중은행 CI방코(자산 약 9조5000억원), 인테르캄(약 5조4000억원)과 자산관리업체 벡토르 카사 데 볼사(관리금 약 15조원)를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하고, 이들 기관과의 송금·가상화폐 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미국은 해당 조치가 ‘펜타닐 제재법’에 따른 첫 적용 사례라고 밝혔다. 이들이 멕시코 마약 카르텔과 연계해 수백만 달러의 자금을 세탁하고 펜타닐 제조에 필요한 원료 구매를 도왔다면서다.
이날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이들 금융 중개자들은 마약밀매 조직의 자금망 핵심”이라며 “펜타닐 밀매와 연관된 테러조직에 맞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이 지난 3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기자 브리핑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펜타닐 유통 경로는 일본까지 확산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우한의 화학업체 ‘후베이 아마벨 바이오테크’(아마벨)이 일본 나고야에 세운 ‘FIRSKY’ 법인을 통해 펜타닐 수배송과 자금 관리 지시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법인 대표는 일본 오키나와현 나하시에 사는 중국인 남성으로, 일본·중국·미국 등지에 법인 18개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법인은 암호화폐를 통해 아마벨 제품을 거래했으며, 공장 사진과 소셜미디어 계정, 퇴임 감사 등에서도 아마벨과 동일한 흔적이 포착됐다. 또 법인이 100% 출자했다고 밝힌 우한의 자회사에서 지난해 7월 퇴임한 감사와 미국에서 펜타닐 관련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아마벨 간부의 성명이 동일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법인은 아마벨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던 작년 7월 돌연 청산했다고 한다. 유럽 탐사기관 벨링캣은 “FIRSKY와 아마벨은 사실상 동일 조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해 6월 18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프론트 로얄에서 미국 세관 및 국경 보호국은 펜타닐 및 기타 약물의 이동을 억제하기 위해 물림 방지 금속 용기에 담긴 펜타닐 패키지를 마약 탐지견 훈련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호응하듯 중국도 펜타닐의 원료물질 2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 공안부 등 6개 부처는 지난 23일 ‘4-피페리돈’과 ‘1-boc-4-피페리돈’ 등 2가지 화학물질을 ‘전구화학물질 관리조례’에 따른 2급 전구체 화학물질로 지정해 관리하기로 했다고 26일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이에 따라 해당 물질의 생산, 취급, 구매, 운송, 수출입 활동은 더 엄격한 관리를 받게 됐다. 해당 조치는 내달 20일부터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