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해설가 이상윤, 그가 전달하는 피버피치(Fever Pitch)

2005년 여름을 달군 가장 뜨거운 뉴스는 축구선수 박지성이 세계적인 명문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는 소식일 것이다. 한국인이 명장 퍼거슨 감독의 전화를 받고 이적했다는 것 자체가 믿기 어려운 이야기인데, 그렇게 부름을 받은 박지성이 세계 유수의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어시스트에, 득점에, 선발 출전에, MOM(Man of the Match)까지…. 그러다보니 축구에 관심 없는 사람들까지 맨유가 소속된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를 보기 시작했고, 이는 해외 축구 열풍으로까지 이어졌다.

이에 여러스포츠 채널들은 앞다퉈 유럽 축구 리그를 생중계하기 시작했고, 늘어난 중계를 소화하기 위해 해외축구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비선수출신 축구계 인사들(기자, 칼럼리스트혹은 에이전트)를 해설가로 발탁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십여년 간 축적해 온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해설을 해 팬들에게 인정받았고,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해외 축구 중계=비선출 해설위원'이라는 인식이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 혜성처럼 해외축구 중계에 등장한 해설가가 있었으니, 바로 선수 시절 '팽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던 테크니션 이상윤이었다. 1990년대 축구계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아는 이상윤은 2001년 은퇴 후 차범근 축구교실에서 유소년 축구를 지도했다. 그러다MBC스포츠플러스(당시 MBCESPN)에서 축구 해설가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그는 해외축구 해설가 중 보기 드문 선수 출신으로, 현역 생활을 바탕으로 선수들의 심리까지 분석하며 전달하는 해설과 신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열정의 샤우팅으로 축구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해설가다.

그가 처음부터 축구팬들의 응원을 받은 것은 아니다. 지금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허스키한 보이스와 조용한 심야에 터져 나오는 샤우팅은 팬들의 거부감을 불러일으켰고, 단조로워 보이는 해설 역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6년이 지난 지금 각종 축구 커뮤니티에서 이상윤을 칭찬하는 글을 찾기가 더 쉽다. 축구를 향한 뜨거운 사랑과 기쁨을 듣는 사람에게까지 전달하고, 선수 출신만이 가질 수 있는방대한 경험과 지식을 설명하는 그에게 대중들은 '가레스상윤'이라는 별명을 붙여주며 반가워한다. 방송 중계 화면 해설가 소개 자막에 이 별명이나오는 걸 보면, 이제 이상윤 해설위원은 축구 해설계의 아이콘으로 등극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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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필 >

    이 름 : 이상윤

    데 뷔 : 1990년 프로축구 '일화 천마' 입단

    - 클 럽

    1990~1999년 : 일화 천마 / 천안 일화 천마

    1999년 : FC 로리앙(프랑스)

    2000년 : 성남 일화 천마

    2001년 : 부천 SK(현 제주UTD)

    - 국가대표

    1990~1998년 : 대한민국 (29경기 출장 12득점)

    1990년 FIFA 이탈리아 월드컵 대표

    1990년 다이너스티컵 대표

    1998년 다이너스티컵 대표

    1998년 FIFA 프랑스 월드컵 대표

    - 지도자

    2011년 : K리그 부산 아이파크 코치

    2012년 : WK리그 충남 일화 천마 감독

    - 안녕하세요. 디시인사이드입니다.

    안녕하세요.

    - 디시인사이드는 잘 모르시죠? (웃음)

    네. (웃음)

    - 국내축구 갤러리와 해외축구 갤러리라고 있는데, 거기서 축구 팬들이 축구 이야기를 하세요. 그분들에게 '가레스 상윤'이 정말 인기가 많아요.

    하하하. 내년 브라질 월드컵이 있잖아요? 제가갈지 안 갈지, 위의 분들이 저를 쓸지 안 쓸지 모르겠지만, 제 목표는 거기를 향하고 있어요.

    - 공중파는 왜 안 나오시나요?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위 분들의 결정이 중요하지요. 이야기가 있기는 있는데, 공중파는 아무렇게나 막 할 수 없잖아요? 그런 것들 때문이죠. 그리고 좀 가볍다는 점. 고전적인 느낌으로 정립된 것들이 있잖아요? 지금은 다양한 매체가 생기면서 제가 아무 말이나 던져도 압박을 받지 않는데, 그런 것으로 인해 제가 반응이 썩 좋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제가 내일 방송하는 건 MBC 공중파에서 녹화로 방송해요. 아마 차범근 감독님, 황선홍, 홍명보 그 레벨은 아니더라도 제가 경쟁력이 있어서 아마 브라질에 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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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MBC 스포츠 플러스>

    - 브라질 가시면 SBS 차범근 위원님과 대결해야 하네요.

    저는 그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그게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올 시즌 충남일화가 해체되면서 팀을 나왔어요. 지금 뭔가 하지 않고, 팀에 들어가기도 어렵고. 지금 상황에서 방송을 계속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예요. 아마 그런 길을 제게 제시해주지 않나 싶어요. 올 시즌 저는 진짜 준비 많이 해야 하고, 이 기회를 통해서 꼭 브라질 월드컵에 가는 게 제 꿈이에요.

    - 올 시즌을 위해 따로 준비한 게 있나요?

    제가 자부심을 갖는 게 아시다시피 해외 축구, 챔피언스 리그 등에 비축구인 해설가들이 자리를 많이 잡았는데 그럼에도 선수 출신 해설위원이방송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이런 경기와현장에서 중계하는 것을 통해 저의 내공을 쌓는 거죠.

    - 해외축구는 선수출신 해설위원이 별로 없어요. 이상윤 씨와 이주헌 씨 두 분 만 계신 것 같네요.

    맞습니다. 아무래도 월드컵에 나가려면 인지도 있는 사람이 필요한데 그 측면에서는 제가 좀 커리어가 높아서 제가 조금만 다듬어지면 가능하지 않을까요.말씀하신 것처럼 차범근 감독님과 정면승부 하고 싶습니다.

    - 원래 차 감독님 부인분께서 해설계로 이끌었다고 들었어요.

    그렇죠. 차범근 축구교실에 있을 때 '상윤아 너 한번 해봐라' 하셔서 초등학교 아이들 시합을 중계했었어요. 그러고 나서 제가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의 막차를 탄 것 같아요. 그동안 선수 출신들을 해설로 많이 쓰기는 했는데 다들 신통치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정우영 캐스터라고, 야구도 하고 축구도 하는 그 친구가 저를 추천했더라고요. 그 친구 통해서 여러 부장님, 팀장님 등 MBC 친구들이 저를 많이 챙겨줬죠. 제가 외도를 한 번 했어요. 부산 아이파크 코치 맡다가 충남일화 갔죠. 그래서 제가 다시 해설로 오기는 쉽지 않았는데, 그런데도 저를 다시 쓰셨어요. 참 고맙게 생각하죠.

    - 올 시즌 K리그 승강제가 처음 도입됐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축구 경기를공중파에서 자주 중계해줬으면 하는 축구팬들의 바람이 있어요.

    항상 이야기는 해요. 그런데 아무래도 시청률을 무시할 수 없잖아요. MBC스포츠플러스 같은 경우도 야구에 중점을 두고 있는 상태이고. 시간대를 자꾸 이야기하는데 프로축구 연맹과 계속 조율하고 있지만 그런 게 조금 아쉽지요.

    - 축구 팬들은 이상윤 위원님이 공중파에서 하시면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에는 좋을 거라고 해요.

    제가방송을 한 번 했어요. 전에 했던 스타일로. 제가 가지고 있는 스타일에 대해너무 시끄럽다 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또 '이상윤 해설위원 말 전달력이 너무 어렵다', 제단어 선택도 그렇지만 '말을 제대로 못 한다'….중요한 건 제가 책을 많이 안 읽었어요. 그래서 그런 공부를 하려고 해도 쉽지 않고 어렵더라고요. 상황에 맞춰서 조리 있게 전달하는 건 해설자의 몫임이 틀림없어요. 저 스스로 부족한 점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제가 어느 정점에 올라선 건 아니지만, 저는 제가 최고 해설자로서의 능력을 제 몸 안에 내재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 예전보다는 말 정말 잘하는 거예요. 옛날에는 말 정말 못했어요. 지금은 괜찮지요? 들으실만하지요?

    - 네.

    이런 것들을 풀어내기가 쉽지 않았는데, 하다 보니까 늘더라고요.

    - 스킬이니까요.

    네. 그런 부분에서도 제가 상당히 경쟁력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제 안티팬들도 상당히 많긴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어요.제가 예전에는 다음, 네이버 등지에서 해설 못 하는 거로 검색어 1위를 몇 번씩 하고 잘하는 거로도 1위를 한 적도 있어요. 그건 어쨌든 관심이잖아요. 그런데 정용검 캐스터가 며칠 전 하는 이야기가 '위원님, 누구 한 명이 게시판에서 위원님을 비방하면 옛날에는 네티즌들이 같이 비방했는데 지금은 네가 축구를 뭘 아느냐 그런 식으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줘요'라고 했어요.

    제가 이번에TBS에서도 해설을 해요. 내가 해설 욕심이 있는 게 아니라 정말 방송이 재밌어요. 그러다 보니까 하고 싶고, 프로축구 방송도 많이 하지 않으니MBC스포츠플러스와이야기를 해서 승낙을 받고 해설하고 있어요. 예전보다 사인해달라는 사람이 더 많아졌어요. 잊혀 가는 이상윤이었는데 방송에 노출되니까 사람들이 익숙해지고, 좋아하는 팬들 연령층도 다양해지는 것 같아요. 제가 자만하는 것도 아니고, 말씀드리는 것처럼 부족한 것을 채워나가려고 해요. 아, 제가 이번 주 목요일 챔피언스리그 아스널과 바이에른 뮌헨 경기를 해설해요. (경기 분석지를 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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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와~, 멋지다.

    저는 정말 공부해요. 공부 안 하고 들어가면 안 돼요. 그리고 이렇게 빼곡히 써도 제 머리에 다 들어오는 게 아니고,모니터보고 중계하는 90분간 이걸 다 못 풀어요. 그럼에도 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있어요. 공부 안 하면 정말 안 돼요. 이건 보여주기 위해서 그런 게 아니에요. 제가 오늘 준비한 거예요. FC서울과 부리람 경기를 제가 중계해 공부한 거죠.아스널과 뮌헨도 마찬가지고요.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잖아요. 축구 팬들이 축구를 보는 기본 수준이 높아져 웬만한 팀 선수 정보들은 꿰차고 있고,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알고 있어요. 저는 그런 상황에서 대비해야 하죠. 이상윤이 날로 먹는 게 아니라 이런 준비도 하고, 말실수도 하고, 그러면서 중계하는 거예요. 그리고 중계를 좋아하기 때문에, 좋아해서 공부해요.

    -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2007년도에는 감탄사가 많았는데, 지금은 선수 입장에서 경기 해설하시는 게 가장 많이 눈에 띈다고 하시더라고요.

    중요한 건 비판하는분들의 이야기도 귀담아듣는다는 거예요. 축구인 출신이라고 해서 다 분석 잘하고, 지금 말씀하시는 것처럼 그렇게 해설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방송이라는 것 자체가 긴박한 상황인데, 그 상황에서 '이걸 어떻게 전달할 것이다' 생각하고 말한다는 건…. 해설은 순발력이 있어야 하잖아요. 솔직히 현장에서 축구 보면, 우리 캐스터들이 '위원님은 정말 빠르다' 해요. 또 제가 눈도 좋고요. 전 누구보다도 경기 진행을 빨리 캐치하는데 그걸 제대로 전달 못 했던 거죠. 솔직히 이야기하면 지금도 조금 어설프게 전달하고 있어요.시작이 있으면 과정이 있고 결말이 있는데 그걸 아직도 못 풀어요.

    다른 분들이 말씀하신 것처럼 저, 옛날보다 말 잘한다고 했잖아요. 경험이 축적되다 보니까 이제는 좀 더 보이는 거죠. 옛날 같으면 못 던지는 말들, 던지고 싶어도 '어떻게 말 구사를 해야 할까' 그런 것들을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즐기니까 되는 것 같아요. 그때는 제가 축구선수로서 뛰는 상황을 생각해 슈팅을 한다든지, 수비를 한다든지 그런 상황을 적재적소에 이야기해야 하는데, 그 상황을 캐치하지 못하고 말도 못한 거죠.지금은 조금의 여유가 생긴 거예요.

    - 그게 한 몇 년 걸린 것 같아요?

    5~6년 된 것 같아요.

    - 사람들이 비난할 때 해설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하신 적 없나요?

    아마 이걸 놔야겠다 생각했던 경기가 프리미어리그 신승대 캐스터와 중계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빅경기였어요. 박지성이 나오는 경기 9시 라이브. (2007~2008 EPL 아스널 VS 맨유전)

    - 완전 프라임타임이군요. 하하하.

    그때 제가 '프로축구 이 정도면 됐다' 생각했었고, 방송국 쪽에서도 '위원님, 다른 거 하지 마시고 경기 운영으로만 가시면 돼요. 걱정하지 마세요' 했어요. 스케쥴 나왔을 때 제 딴에는 공부하고 준비했어요. 그런데 라이브에 들어가니까 이게 장난이 아닌 거예요. 말은 꼬이고, 말 내뱉었다가 꼬이면 제가 무슨 말 하는지도 모르고. 수습이 안 돼요. 그때 제가 게시판 지분 1위. 하하하.

    전반전 끝나고 제가 신승대 캐스터에게 화냈어요. 장난하냐고. 제가 준비했던 것과 캐스터와의 호흡이 안 맞았던 거죠. 준비가 덜 됐었고요. 캐스터가 중계 도중 제게 이야기를 던지면 제가 답변해야 하는데 긴장해서 실수하고,한 번 실수하다 보니까 해결할 방법도 없고, 그러다보니까 위축되고. 내가 왜 이걸 하나 싶었어요. 전반전 끝나고 강하게 어필했죠. 나 가지고 뭐하는 거냐고. 신승대 캐스터도 깜짝 놀란 거예요. 화를 안 내던 사람이 이렇게까지 화내는 건 나한테 치명적이다 생각이 든 것 같아요. '위원님 걱정하지 마시고 후반전은 정상적인 경기운영 하면 될 겁니다'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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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90분이 지나갔고, 게임오버 됐어요. 저는 검색어1위 됐죠. 그러고 제가 3일인가 4일인가 신승대 캐스터의 전화를 안 받았어요. 프리미어리그 방송은 내게 아니라고 생각했고, PD님들도 '게시판 절대 보지 마세요' 그랬죠. 하지만 봤어요. 장난 아니었어요. 그런 것들 보니 '내가 왜 이걸 했나' 생각이 들고 자신감이 완전히 떨어졌어요. 그래서 안 한다 했죠.신승대가 몇 번을 전화한 지 모르겠어요. '해설안 한다' 그러고 끝냈는데, 아는 형님이 이 얘기를 하시는 거예요. '상윤아, 대표선수는 뭘 해도 탑이다. 뭘 해도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대표선수다.' 그때 '아! 내가 대표선수지' 생각이 들었어요. 프로에서 11년 뛰던 사람인데 이런 걸 이겨내지 못하면 안 된다 생각했어요. 형님이 '대표선수는 뭘 해도 못 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심어줬어요. 그 이야기에 '그래, 내가 프로축구 해설은 인정받으니까, 나는 샤우팅을 하고 현장감을 전달하니까 해설을 계속해야겠다' 했죠. 또 조금씩 미련이 남잖아요.

    아! 그 당시 한 게 아스널 경기였어요. 아스널이 저에게 큰 계기가 된 거죠. 그 경기 덕분에 챔피언스리그라든지 프리미어 리그를 할 수 있는 현장 출신 해설위원이 제가 된 거죠. 사람들은 각자 좋아하는 클럽이 있잖아요? 저는기술적인 테크닉을 가지고 있었던 선수라 한창 좋아했던 아스널의 선수들과 같이 방송한다는 것 자체가저를 다시 세워줬어요.

    - 위원님께서 '아스널 팬'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졌는데, 그게 해설가로서 안 좋은 면이 있지 않을까요?

    아스널이 지금 너무 못 하잖아요. 아쉬워요. 저와 같은 색깔을 가지고 있는 팀이고 뱅거 감독도 정말 좋아하는데 예전 스쿼드와 지금이 차이가 나죠. 유망주 정책이 좋기는 하지만 제가 원하는 정말 아름다운 축구라는 점에서 상당히 아쉬워요. 그런데 한 PD님이 제게 이런 이야기를 하셨어요.' 감독님, 제가 봤을 때 감독님은 어느 빅 클럽 방송을 해도 이제 통하십니다. 아스널로 너무 접근하지 말고 다른 축구를 하셔도 됩니다'라고요.그 이야기가 많이 힘이 됐죠.우리 담당PD님들이 그 생각을 했었대요. 내가 아스널 말고 다른 경기를 하면 다시 위축되고 못할 수 있다고요. 제가 다칠까 봐 걱정하신 거죠.지금은 그게 아니고,어느 경기를 해도 그렇게까지 망가지지 않을 자신이 있고,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거 진짜 말을 해도 되나 모르겠네요.올해가 잉글랜드 축구협회 창립 150주년인데, 웸블리 경기장('축구의 고향'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영국 축구의 성지)에서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 해요. 꼭 가고 싶어요. 제가 차범근 축구교실에서 8년을 있었는데, 그 기간 동안 MBC스포츠플러스에서프리미어리그 현장중계 가자는 거 한 번도 못 갔어요. 축구교실을 비울 수가 없었어요. 이번이 내게는 절호의 찬스다 해서 작업하고 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어쨌든팀장님께도 '아스널 외 다른 클럽 축구 해설 무조건 해야 합니다, 제가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말씀드렸고, 앞으로 그렇게 진행할 거예요.

    - 샤나아빠라는 아스널과 관련된 별명이 있는데, 그런 건 안 좋지 않나요? 하하하. (이상윤 위원은 중계 도중 아스널 바카리 샤나 선수를 향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나쁘지 않아요. 해설자는 한쪽으로 편파중계하면 안 되고 중립적으로 해야 하긴 하지만 그래도 사람이잖아요? 저도 좋아하는 팀이 있고요. '샤나아빠'는 그런 것에 대한 닉네임인데 나쁘지 않죠. 이번 챔스에 샤나가 부상 때문에 못 나와 아쉽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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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아스널 FC 홈페이지>

    - 아스널의 어떤 점이 매력적인가요? (디시 이용자 'MarioGotze')

    제가 원하는 축구? 제가 현장에 정착하지 못했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철학, 선수들에게 제가 원하는 축구를 하죠.아마 K리그 클래식 하는 선수들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 재미있는 축구를 하고 싶어하죠. 그러는 와중에시행착오도 겪고, 여러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있기에 그렇게 못 하는 거죠.제가 원하는 축구를, 정말 기술적인 것을, 선수들이 조화롭게 잘 만들면서 경기할 수 있을 거라는 것…. 충남일화 여자선수들이 아쉬워하는 게 그들은 저와 훈련했던 것들, 경기하는 것들, 패턴들을 되게 좋아했어요. 저같은 사람이 성공해야 축구의 질을 좀 높일 수 있지 않나 생각하는데 쉽지 않은 것 같아요.

    - 충남일화가 해체됐을 때 많이 아쉬우셨겠어요. 부임한지 1년도 안돼 해체됐지요.(여자축구단인 충남일화는 지난해 11월 갑작스럽게 해체돼 축구팬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런 식으로 팀을 정리한다는 것 자체가… 무책임하죠. 구단 프런트도 위에서 지시했기에 그렇게 진행했지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축구를 계속할 수 있는 친구들은 다른 팀 가서 뛰고 있지만 그렇지않은 선수들은 어떻게 할 거예요. 저같은 경우도요. 처자식이 있고,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데. 유예기간을 두고 뭔가 풀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줘야 하는데 그런 것도 아니었고. 그래서 저는 성남일화 출신 아니라고 이야기하기도 해요.

    - 성남 레전드신데. 그정도세요? (디시 이용자 '에스쿠데몰')

    레전드죠. (웃음) 그건 속일 수 없는 거고, 남들도 다 아는 건데 그런 것들이 아쉬워서요. 제가 (구단과) 관계를 더 잘 맺었어야 되는 상황도 있었고… 저의 부족함이 있었기 때문에 그분들도 (팀을) 쓰지 않으신 거겠지요. 개인적으로 아쉬움도 있고, 그렇다고 그쪽을 싫어하고 등지는 건 아니지만 한편으로 속상한 거 있잖아요? 제 색깔을 보여주지 못하고 마무리 지어야 하는 것 자체가요. 일 년 만에 성적을 낼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좋은 선수들이 아니지만 열심히 하려고 하는 선수들과 뭔가 잘 만들어서 보여주려고 하는 과정이 그냥 아무런 것도 없이 시작과 끝만 있었어요. 그 과정에서 좋았던 것들은 그냥 배제되는 거니까 저에게는 상당히 아픔이었죠.

    - 충남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축구는 어떤 거였나요?

    아스널의 아름다운 축구요.미디어데이 때 재밌는 축구를 할 거라고 호언장담했는데 그게 안 됐어요. 선수들은 좋아했어요. 재미도 있었고요.그런데 제가 다혈질이다 보니까… 선수 입장에서 보면 저도 그런 경우가 있잖아요. 경기가 안 풀릴 때. 아무리 좋은 선수도 컨디션 조절이 안 되거나 분위기에 부담감을 갖거나 긴장하면 좋은 경기를 갖지 못해요. 우리 선수들이 조금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 걸 전 깨우쳐 주고 싶었고, 선수들이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이 가진 걸 더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좀 맞지 않았던 것 같고,여자선수들 눈높이에 제 나름대로 맞췄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안 된 것 같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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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여자선수들 수준은 어때요?

    많이 좋아졌잖아요. 그런데 아무래도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어본다고 강한 팀으로서의, 이기고 있을 때 치고 나가는 그런 선수들의 영향력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런 역량이 적었고, 우리 팀도 워낙 지는 경기를 많이 하고 이기는 경기를 못 하다 보니까 치고 올라가지를 못하더라고요. 그런데 수준은 정말 많이 좋아졌어요. 잘할 것 같아요. 음… 여자축구계는 안 들어가려고요.

    - 상처 많이 받으셨나 봐요.

    그런 것 같아요. 기본적인 시스템이 안 갖춰져 있는 상태에, 5~6년 됐는데 그런 걸 만들지 못하고 떠난 감독들도 미웠고, 구단이 지원도 안 해주는 상황에서도 모든 걸 해소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너무 열악했고. 우리 팀이 가장 열악했던 것 같아요.

    - 이 감정을 가진 상태에서 성남에서 감독 제의가 온다면 할 건가요? (디시 이용자 '단탱', '동파')

    성남일화는 제가 안 간다고 했어요. (웃음) 그리고 이제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안익수 감독이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쪽 축구판이 어떻게 흘러갈 지 잘 모르겠어요. 어떤 논리인지 모르지만 쉽지만은 않은 상태인 것은 틀림이 없는데, 능력있는 안익수 감독이 가서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명실상부 최고의 클럽이잖아요. 해체 안 되고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지요.

    - 혹시 다른 팀 욕심은 없나요?

    저는 없어요. 저는 사람들하고 편하게 잘 지내긴 하는데 뭔가 끌어주기에는 부족한 게 많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고, 방송에 대한 것들 때문에 쉽게 선뜻 안 되는 것 같더라고요.

    - 차 감독님 이외에는 해설가가 되면 감독이라는 현역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것 같아요.

    맞아요. 그런데 저는 8년 동안 있었던 시간이 나쁘지는 않았어요. 오늘도 아는 형님과 만나 이야기를 했는데 '차범근 축구교실에 너무 오래 있었다' 해요. 그래서 제가 현장감도 떨어진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그런 생각은 전혀 안 들어요. 감독으로서 무언가를 할 수 있고, 조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팀을 운영했던 윗분들은 경험적인 부분들 무시 못하잖아요. 예를 들어 서정원과 이상윤이 있다고 치면, 서정원을 더 쳐주잖아요. 저는 그런 걸 알고 있어요.하지만, 제가 팀을 한 번 더 맡아서 긍정의 힘으로 좋은 축구, 재밌는 축구 하고 싶어요.삼세판이잖아요? 두 번은 제가 고비를 맞았지만 세번째는 좋겠지요? 그리고 올 시즌에는 제 기운이 감돌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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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SBS>

    - 어우~ K리그도 초반에 심상치 않던데요?

    내년에 브라질 월드컵이 있고, 우리가 본선에 나가야 해요.K리그 클래식이 살아야 전체적인 축구 마당이 더 커지고,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침체돼 있는 것을 깨워야 해요. 다들 그렇게 이야기해요.그걸 선수나 감독만 하는게 아니라 구단도 잘 해서 팬들을 좀 모아야 해요. 기사를 보니까경기장에 팬들이 많이 왔다고 하는데, 그런게 시너지 효과가 되고, 또 승강제도 도입됐으니 팬들에게 좀 더 어필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된 것 같아요.

    - 팬들 수준이 정말 높아졌어요.

    높아졌죠. 빅클럽들의 경기를 보다 보니까 어떤 포메이션을 쓰고 경기 흐름이 어떻게 가는지 다 알아요. 그래서 저도 상황을 전달하는 걸 편하게 던지려고 해요. 제가 막걸리 마신 것처럼 해설한다 하는데,제가 목이 빨리 잠기는 스타일이라 초롱초롱하지 못해요. 사실 저 모니터링 잘 안 해요. 하고 싶지 않아요. 제가 제거 들으면… 하하하.조리 있게 말 못하고 그런 거 있잖아요? 그건 제가 개선할 부분이거든요.

    어쨌든, 제가 경기 시작해서부터 끝날 때까지하도 질러대니까 그런 목소리로 가는 거지 막걸리 먹고 하는 거 절대 아니고요, 술 전혀 안 마십니다. 정상적으로 합니다. (웃음) 저는 머리를 못 굴려요. 제 되게 단순하면서도 꾸밈없이 던져요. 아까 말씀드렸지만,제가 책을 자주 안 보다 보니까 MBC 기자로 온 이명진 전 캐스터가 책을 한 권 선물했어요. 여기에 다 있다며. '개미'였는데 재미없는 것 같아요. 하하하.

    - 그건 여러 번 봐야 해요. (웃음)

    읽기는 다 읽었어요. 하하하. 분명 그 안에 답은 다 들어있는데 그게 어렵더라고요. 최근에 저는 분석하고, 종이에쓰고, 머리에 입력하고, 다른 사람들 해설하는 거 듣고 그러면서어떤 식으로 어떤 타이밍에 던져야 할지 그런 걸 생각하며 공부해요. 그건 감인 것 같아요. 앞으로 제는 계속 발전할 거예요. K리그 클래식의 젊은 선수들, 말 잘해요. (그들을 위해) 젊은 선수 출신 해설 주자로서 해야 할 역할을 제가 잘 만들어놓고, 더 올라서야겠지요. 아, 비축구인 출신 해설가들도 정말 노력 많이 해요. 제가 장지현 해설가를 예뻐하는 이유 중 하나가 우직하게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는 점이에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모사치는 거 정말 싫어하는데, 솔직히 나쁘게 하는 사람들이 더 잘 되는 세상이라는느낌을 받아요. 하지만 언젠가는 저 같은 사람도 열심히 하면 기회를 잘 잡아서 성공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중계는 정말 팀워크예요. 캐스터와 해설자는 스태프들이 일을 해주는 그 안에서 뭔가 전달을 하는 거예요. 혼자가 아니에요. 그래서 저는 이런 생각을 해요. 성공하면 정말 나와 같이 일했던 사람들, 어려울 때 도와줬던 사람들과 같이 도와주며 가야겠다고요.

    - 성공적인 축구 중계를 위해서는 캐스터와 해설자의 호흡과 능력 뿐만 아니라 방송을 만드는 모든 스태프의 팀워크가 필요할 것 같은데 그런 호흡이 가장 잘 맞았던 경기가 어떤 경기인가요?

    모든 경기가 다 그래요. 축구를 좋아하시고, 축구에 대한 열정이 있으신 분들은 카메라만 봐도 다른 것 같아요. 정말 다 좋았어요. 우리 MBC스포츠플러스 카메라 감독님들, 기술·촬영감독님들 외 스태프들이 참 잘 잡아요. 그런 생각 많이 가져요.

    - 호흡이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캐스터는요?

    다 좋아요. 캐스터 중에는 정통파가 있고, 선수 해설자의 장점을 최대한 끌어주는 캐스터가 있는 등 다양하기에 '이 사람이 잘 맞는다' 그렇게 이야기하기는 좀 그렇고요, 그 사람들과 최대한 잘 맞춰서 전달하고, 트랜드를 확보하는 거죠. 전달을 잘 하면 나뿐만 아니라 그 사람도 좋은 거잖아요.

    - 팬들을 신승대 캐스터와의 조합을 좋아해요.

    최고죠. 최고예요. 목소리가 아주 깔끔하죠. 청아하고. 그 친구가 저 때문에 많이 고생하죠. 제가 그 사람의 질문 요지에 정확하게 답을 줘야 하는데 뜬금없는 답을 줘서. 하하하. 굉장히 선한 사람이고 방송에 대한 욕심도 있고, 이분과 같이하면 방송이 편해요. 하지만 약간은 어려워요. (웃음) 다른 사람들이 말할 때 이 사람과의 궁합이 최고로 잘 맞는다고 하는데,정우영 캐스터, 이명진, 정용범, 이인한… 두루두루 많아요. 어차피 방송이라는 것이 특정 인물과 하는 건 아니잖아요. 다양한 사람들과 해보는 것이 저에게는 경험이죠. 그런 경험이 쌓이면 누구와도 좋을 것 같아요.

    - 방송 보면 언제나 신이 나 계신 것 같아요.

    제가 방송을 할 거라 생각을 못했어요. 처음엔 방송을 겁냈지만 하니까 재밌는 거예요. 이야, 잊혀가는 이상윤을 팬들에게 알릴 기회가 방송 노출이구나. 그리고 이 자리 탐내는 사람들 정말 많아요. 장난 아니에요. 지금은 제가 방송이 많이 잡혀도 좋은 게 이게 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선수들을 대변할 수 있고, 대리만족도 있어요. 운동장에서 뛰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지만, 선수들의 이야기를 제 입으로 전해주고, 그런 이야기가 팬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해주고, 그러면서 팬들이 좋아하는 해설가 인정받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피곤한 줄 모르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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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럼 새벽 경기 할 때도 체력적 부담이 없나요? (디시이용자 '상윤빠')

    어우, 전혀요. 제가 원래 되게 예민했어요. 그런데 요즘에 잠을 그렇게 잘 자요. 저 선수 때는 몸무게가 60kg 정도 됐는데 지금은 7~80kg 정도예요. 살이 많이 쪘어요. 아내가 그러는데 제가 코를 그렇게 곤다네요. 하하하. 제가 내일 새벽 4시 반 라이브가 있는데, 예전에는 그 경기 전에 잠을 못 잤어요. 그런데 지금은 머리만 닿으면 자요. 하하하. 스튜디오에서 메이크업 해주시는 분이 저보고 '위원님 왜 이리 초롱초롱해요~' 그래요. 잠을 잘 자고 와서 그렇죠. 지방 모텔 같은데 가면 잠 못 잤는데, 이제 그런 거 없어요. 또 다른 걸로 제가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으니까 준비를 잘하죠.

    예전에는 힘들었어요. 잘 시간에 방송해야 하는 게 곤욕이었어요. 말하는데 자는 상태에서 했죠. 정상적으로 자고 일어나서 말하는 것도 어려운데 정말 말이 안 되는 거죠.제가 무슨 방송을 했는지 모르겠는 거예요. 지금은 잠도 잘 자요. 그래서 오전에 다른 일 안 하고 산책해요. 그 후에내가 좋아하는 거, 공부 하고, 친구 만나서 밥 먹고 들어오면 '이 시간에 잠이 올까' 해도 자요. 그리고 일어나요. 그러고 해설 가고. 명쾌하죠. 지금은 유연해졌어요.

    - 딱 맞는 직업이시네요. (웃음)

    방송인 같아요. 하하하.

    - 마음이 편해서 그런 걸까요?

    네. 마음이 편하고 방송을 정말 즐겨요. 그리고 신승대나 다른 분들에게 이야기하는게 제가 끊고 맺는 걸 잘 못해요. 그래서 먼저 이야기를 해요. 제가 말을 많이 하고 싶어서 그러는게 아니라 끊지 못해서 그러는 거라고. 하하하. 그런 것 때문에 제가 더 많이 공부해야 하고, 아직까지 숙제죠.

    - 전 진짜 개인적으로 깜짝 놀랐던 경기가 지난해 AFC U-19세 챔피언십 결승이었어요. 승부차기 전 말씀하신 선수 심리 분석이 다 맞았어요.

    제가 가장 좋아했던 경기가 리버풀과 아스널전이었어요. 아르샤빈이 4골 넣었을 때요.(2009/201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리버풀VS아스널. 4-4로 끝난 이 경기에서 아르샤빈은 거의 모든 매체에서 평점 10점 만점에 10점을 받았다) 그날 한 3, 4경기 한 것 같았어요. 아! 이번에 TBS 첫 경기가 FC서울과 인천 경기였어요. 3-2로 인천이 이겼는데, 입이 방정이지. 방정은 아닌가요?(웃음) '오늘은 분명히 최용수 감독이 한두골 이야기했는데 펠레스코어가 나옵니다' 했는데 펠레스코어가 나왔어요. U-19도 그렇고. 그게 감이에요.

    - 사람들이 작두 탔다고 했어요. 하하하.

    제가 공격수고, 골도 많이 넣고 어시스트도 했잖아요. 상황을 보면 옛날이나 지금이나 트렌드는 바뀌지 않는 것 같아요. 축구라는게. 어차피 축구화도 그렇고, 공도 진화하고 발전하지만 벌어지는 상황은 각본없는 드라마라고 이야기하지만 연출되는 건 똑같아요. 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 상황들을 보면 흐름이라는게 있잖아요. 어떨 때는 내가 이 말을 던져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해요. 해설자가 그러면 안 되잖아요. 그때도 저보고 미쳤다고 했어요. 만약 제 말대로 되지 않으면… 저는 축구인이잖아요. 축구인을 욕 먹이는 거예요.

    - 그런데 두 예측이 다 맞았어요.

    그렇죠? 좋아요. 재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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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캡처 = MBC스포츠플러스>

    - 원래 필드골을 넣는 사람들이 페널티킥을 잘 못하나요?

    네. 실패율이 높아요. 엔도르핀 때문이라고 해야 하나? 그리고 골 넣은 공격수가 보통 경고를 받아요. 골을 넣으면 뭔가 있나 봐요. 뭐에 홀렸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그렇게 한 번씩은 받죠. 그런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느낌이 있어요. 뭐라고 정의할 수 없어요. 그래서 제가 항상 이야기합니다. 축구에는 정답이 없다고요. 제가 이야기한 게 다 맞는 건아니고요, 확률상 상황에 맞춰 그렇게 던지는 거지요.

    - 지금 축구해설가가 축구팬들의 선망의 직업이 됐어요. 혹시 후배들로부터 해설가가 되고 싶다는 상담을 받은 적이 있나요?

    이주헌도 서바이벌을 통해 해설가가 됐고, 해설가를 좋아하는 사람들 많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저한테 많이 물어보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 만약 물어본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시겠어요? (디시 이용자 '야채먹기위원..')

    아무래도 제가 가진 마음을 그대로 전달해야겠지요. 솔직하게 하는 것이 중요해요. 저도 열심히 노력하고, 가식 없이 하다 보니까 팬들이 좋아하잖아요. 그렇다고 해서 준비 안 하면 안 돼요.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해요. 며칠 전 방송에서 교체로 들어온 선수를 설명하면서교체당한 선수가 가지고 있는 '측면에서의 1대1 대인방어가 좋다'란 특징을 이야기했어요. 실수한 거죠. 그런 실수를 줄여야겠지요.

    - 해설위원님께서 꼽는 해설가의 가장 큰 덕목을 꼽아주신다면요?

    현장감? 사실 하나 가지고는 안 될 것 같아요. 전달력도 중요해요. MBC스포츠 플러스의 차지호라는 해설가가청소년대표 출신인데, 이 친구도 말은 상당히 잘 하더라고요. 그래서 '잘한다' 했는데 윗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은 좀 다르더라고요. 열심히 해야 하는 거죠. 제가 공부하는 것을 보여주니까 저를 인정하고, 그러다 보니까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끄집어낼 수 있는 것 같아요.

    - 도쿄 베르디 다카하라 나오히로 선수와의 에피소드(수원 소속 시절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상윤 해설위원을아냐고 물었더니 모른다고 답함)가 인기가 많았어요. (웃음) (디시 이용자 '갓주영')

    하하하. 저를 아냐고 물어본 거지. 그랬더니 모른다고. 하하하. 이 선수가 한일전 경기에 출전한 적이 있었는데, 저보다 나이가 어리잖아요. 제가 황선홍 선수같은 레벨은 아니잖아요? 그것 때문에 그런 거지만, 섭섭하기도 하고. 솔직히 나를 몰라?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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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는 장난으로 모른다고 한 건 아닌가 했어요.

    절대 그런 건 아니에요. (웃음) 제가 두드러지게 활약하지 않았기에 그 선수가 저를 아는 건 쉽지 않죠.

    - 그래도 20-20, 30-30, 40-40 클럽에 계속 들었잖아요.

    클럽팀보다는 대표팀 커리어라는 측면에서인 것같아요. 한국의 무수한 선수를 일일히 한 명씩 체크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황선홍이나 홍명보, 유상철, 하석주 같은 선수들은 알겠지요. 제가 그 선수들보다 축구를 잘 하긴 했어도 네임벨류가 떨어진다고 생각해요. (웃음)

    - 그런 면에서 세 번의 월드컵이 후회되지 않아요? (디시 이용자 '충타')

    두 번이죠. 1994년에는 안 나갔어요. 그때 김호 감독님과 문제가…. 제 성향적인 거였죠. 그해(1993년) 리그 MVP가 되면서도 대표선수가 못 됐던 건 제 성격이죠. 대범하지 못했던 것. 그게 저에게는 악재였죠.

    - 1998년도가 정말 아까웠죠.

    그 이야기는 김태영(현 울산현대 코치)이… 나중에 제가 방송을 뜨던지 토크쇼에 나가서 전 국민에게 이야기해야 하는 부분이죠. (웃음) 그게 상처죠. 준비를 철저히 해서 갔는데 경기 전 김태영이 슈팅한 볼에 맞아 기절하고, 그렇게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를 뛰고, 네덜란드에 5-0 지고(이 경기가 그의 A매치 마지막 경기다), 그래서 예선 마지막 경기(벨기에전) 못 하고, 감독님 경질되고…. 그게 저의 운이고 제가 뭔가 준비를 잘 못해서 그 정도밖에 안 됐다고 생각해요.

    - 하지만 아이러니한 게 그 해를 기점으로 한국축구가 부흥기를 맞았죠.

    대박났죠. 2002년. (웃음)

    - 아깝지 않아요?

    저는 항상 그래요. 1998년 멤버가 한일월드컵을 나갔어도4강 갈 수 있는 전력이라고. 황선홍 선수가 부상당하지 않았으면…. 정말 좋았는데, 그런 게 상당히 안타깝지요.

    - 그 붐이 일찍 왔으면 하지 않았나요?

    하하하. 그래서 차 감독님에게 항상 그 이야기를하고, 다른 선수들에게도 그렇게 말해요. '이게 내 운명이구나'라고요. 지금 선수들 경기하는 거 보면 정말 좋은 조건에서 해요. 저희 때는 에이전트도 없었는데 지금은 선수들이 에이전트를 고용하고, 그들이 선수들이못하는 계약을 성사시켜 줘요. '참 좋은 환경에서 하는구나, 자신의 값어치를 얻는구나' 이렇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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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8년 축구 붐 덕분에 여학생들도 참 국내 리그 경기를 열심히 봤어요. 그런데 경기장이 정말 충격이었어요. 저는 당시 천안 일화 경기를 보면서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이 정도 실력이 나오다니' 그랬다니까요.

    우리나라 현실에서 K리그클래식이 이 정도 수준까지 올라온 것도 개인적으로 큰 힘이에요. 작은 나라에서 좋은 선수들도 많이 배출하고 있고, 유럽 빅리그에서 잘하고 있는 건 우리 원로, 선배들의 발자취가 여건과 힘이 되는 토대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 지금은 우리 선수들이 유럽에서 뛰는 게 당연한데, 위원님께서 유럽에 진출하던 때(1999년)에는 그게 흔한 게 아니었어요.

    프랑스 FC 로리앙을 갔지요. 1998년 아픔으로 여기서는 도저히 못 있을 것 같더라고요. 그때 3사 방송사가 우리집 다 왔는데 욕이란 욕은 다 먹었죠. 가족의 아픔들을 물론스스로 동기부여를 만들어야 겠다 생각하고 갔는데, 그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언어적인 거, 문화적인 것들을 제가 해결하기 어려웠고, 대범하지 못했던 것도 커요.실력으로서는 충분히 승부를 걸 수 있었는데 감독님 성향의 팀에, 철학에 같이 물들지 못했죠.

    - 한국이라는 국적 때문에 불이익을 받은 적은 없나요?

    전혀 없어요. 제 개인적인 부족함이죠. 아쉬운 점이 더 많아요. 제가 데뷔전 때 잘해서 저는 다음 경기에 당연히 출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점들, 문화적인 것들, 그리고 소통을 하지 못했던 것들이 저에게는 큰 마이너스가 되었던것 같아요. 물론 이후 효과인 것으로봤을 때는 거기 간 것들이 큰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유럽은 저하고는 아쉽게도 인연이 없었어요. 만약 지금 몸상태로 갔다면 더 좋은 활약을 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 당시 제 몸무게가60kg. 키가 이 정도(179cm)인데 몸무게가 적으니 피지컬 적인 면에 딸렸고, 제가 겁이 좀 많아요. 몸싸움을 싫어하는 선수라 그 상황을 이겨내기에는…. 문화적인 것. 그게 어려웠어요.

    - 그래서 테크닉적으로 더 공부하신 건가요?

    아무래도 기술적인 게 맞으니까요. 저는 여름을 더 좋아했고, 활동량이 많아 뛰는 것도 잘 뛰었고, 볼도 잘 찼어요. 거기에 추가로 힘이 있어야 하는데 파워적인 부분이 부족했죠. 제가 기술축구를 하는 이유 중 하나예요. 저같은 선수가 있으면 다른 위치에 큰 선수가 필요하고, 어느 위치에는 작은 선수가 필요하죠. 그런 다양한 선수로 구성돼 팀을 만들어 가잖아요. 최근에는 작은 선수를 선호하고 있죠.

    - 이번 처음으로 시작되는 K리그 클래식에서 가장 주목하는 팀을 하나만 선택한다면요?

    하나만 해야 해요?

    - 두 팀까지요. (웃음)

    저는 포항의 축구를 상당히 좋아해요. 황선홍 감독이 지금 잘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외국선수들 없는 상황에서도 좋은 경기 펼치고 있잖아요. 그리고FC서울 최용수 감독도 좋은 축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리그 2연패 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고요. 부산도 제가 애정 가는 팀이에요. 거기서 한 번 감독 해보고 싶어요. 선수들과 제색깔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FC서울과 황선홍 감독의 포항, 상당히 올 시즌 기대 많이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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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수를 꼽아준다면요? 대중에게 안 알려진 선수 중에요.

    이번에 신인들이 상당히 잘하고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부산의 김익현 선수(MF. 17). 그 선수가 좀 잘 됐으면 좋겠어요.

    - 가르치셨죠?

    네. 같이 2군에서 생활했었는데 그 친구가 조금 더 성장하는 모습 보고 싶어요. 그때 참 힘을 많이 실어줬었는데, 말 한마디라도 던지면서 말이죠. 지금 박종우가 잘 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종우는 상당히 많이 컸어요. 독도로. (웃음) 그 친구와 더불어서 김익현 선수가 좀 잘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이범영 선수(GK.1)도요.

    - 현역 축구부인데 실력이 너무 떨어져 선수 말고 다른 일을 해보려고 한다며 심판, 코치, 에이전트 쪽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다며 조언을 구하는 이용자가 있었어요. (디시 이용자 'redwhite ')

    자기 성향에 맞는 걸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다 해봐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한 번씩은 경험해 보는 게 맞지 않을까요? 살기 위해서 생활하는 것보다 뭔가 생각하면서 사는, 생각해야 하잖아요. 아무 생각 없이, 뜬금없이 '뭘 잡겠다' 하는 것보다는철저히 준비해야 해요. 이 친구에게는 다른 어떤 이야기보다도 이런 것들을 한 번 다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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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직업에 대한 장단점을 이야기해주면 이 친구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에이전트는 발이 넓어야 하고, 공부를 엄청 해야 해요. 그리고 피지컬 트레이너도 좋고요. 앞으로 대세가 그런 쪽으로 가지 않을까 해요. 축구는 과학이고, 진화하고 있어요. 그런 측면에서 재활의학과 트레이닝 같은 분야가조금씩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그런 쪽이 앞으로 전망이 있다고 봐요.

    개인적으로 심판이 좀 각광받지 않을까 생각이 돼요. 축구라는 종목에서 경기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건 심판이잖아요. 저 개인적으로 심판도 해볼까 생각도 해 봤어요. 심판의 중요성은 계속 대두될 것이고, 챔피언스 리그나 월드컵 같은 경기에나간다는 꿈도 꾸면서 준비하면 잘 맞지 않을까요? 선수였으니 그런쪽으로 가서 자신의 진로를 개척해 최고의 심판이 된다 이 생각으로,월드컵 주심으로서 포부를 가지고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유벤투스와 셀틱 경기를 보는데주심이 20대더라고요. 많이 어렸어요. 이런 친구들도 이렇게 하는데, 외국 문화와 우리 문화가 좀 다르긴 하지만 이 친구도 그걸로 경쟁력을 삼기를 바랍니다.

    - 해설가로서의 목표를 알려주세요.

    뭐든지 말을 던지는 것이 씨가 되더라고요. 저는 그 씨를 정말 좋은 씨로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내년 브라질 월드컵도 가고, MBC스포츠플러스에서도 팬들이 원하는 말들을 잘 전달하고 싶어요. 제가 아직부족하니 열심히 노력해 불만을 잘 해소하고, 진정한 축구 해설자로서의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저만이 가질 수 있는 색깔을 가지고 싶어요. '이상윤 해설가가 하면 정말 귀에 쏙쏙 들어온다' 그런 이야기처럼.보편화된 이야기도 물론 하고,팬들에게 정말 전달을 다 해주는 해설가가 되어서 '이상윤이 정말 잘 한다' 이야기 듣고 싶어요. '아!', '예!', '오!' 그런 것만이 아닌,샤우팅도 잘 하고 내용 전달도 잘해서 2014년 브라질월드컵 메인으로 가는 게 꿈입니다.

    - 중계로 바쁘실텐데 귀중한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동영상 인사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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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하면서 여러 번놀랐다. 우선 "이렇게 솔직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가감없이 대답하는 이상윤 해설위원의 모습이었다. 인터뷰를 준비하기 위한 사전 통화에서 "저는 솔직한 사람입니다"라고 말했지만, 재밌고 진솔한 그의 모습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고마움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두 번째는 선수 정보와 경기 사전 분석 등으로 빼곡히 찬 분석지였다. 글자 읽기도 어려울 정도로 깨알같이 적힌 분석지를 보니 흰색 부분이 더 많이 보인 본인의 질문지가 부끄러워졌다. 이렇게 많이 준비하는데 90분 동안 다 풀어내지 못한다는 말을 들으니 내가 더 아쉽고 답답하다.

    이상윤 위원은 자신을 향한 대중들의 지적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고,스스로 부족함을 느끼며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수 차례 말했다. 그가 노력했다는 것은 축구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알 수 있다. 그의 해설을 거부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그가 해설석에 안 보이면 "'샤나아빠'가 왜 중계하지 않나요?", "이런 경기는 이상윤 위원이 해설해야죠"라고 불평한다. 대중들이 자신을 찾게 하기까지 그가 쏟아붇고, 지금도 멈추지 않는노력에 경외감을 표하며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그의 샤우팅을 들을 수 있기를 고대한다.

    사진 = 박유진 기자(zinpark@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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