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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서 계속. 1편'바로 가기'>
- 딕펑스라는 이름을 가지고 슈스케를 나가기에는 좀 그렇지 않았나요?
김태현 : 저희는 방송용 멘트가 따로 있어서 전혀 없었어요.
김재흥 : 이름에 대한 생각은 옛날부터 버렸어요.
- 해외 진출하겠다는데 이 이름 가지고 어떻게 해외진출할까요? (디시 이용자 'ㅇㅇ')
김태현 : 외국분들이 더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요?
김현우 : 깜짝깜짝 놀라지.
박가람 : 알파벳 하나 빼면 되지요. C를 빼든가. (웃음)
김재흥 : 제가 미국 드라마를 굉장히 많이 보는데 미드에 '딕'이란 이름이 굉장히 많이 나와요.
김현우 : 맞아. 그게 욕이라면 이름 자체가 욕이잖아요.
- 아, 부끄럽잖아요. (웃음) 그런 거죠.
딕펑스 : 괜찮습니다. 저희는.
- 그래도 요즘엔 팀 이름 뜻을 솔직히 이야기하신다면서요. (디시 이용자 'ㅇㄴㅇ')
김태현 : 그렇죠 이제는….
김현우 : 저희는 뭐 대놓고 딕 앤 제인이니, 영화이니, 이렇게 말하고 나서 '방송용이었습니다' 이러니까요.
김태현 : 참 구차하죠? (웃음)
김재흥 : 그래서 소개 멘트 되게 빨라요. 딕엔제인은~~~~~~~.
- 그럼 딕펑스 이름은 누가 가장 먼저 제안하셨나요? (디시 이용자 '곰샊기', 'ㅇㅇ', 'ㅇ바발ㅇ')
김태현 : 현우와 제가 지은 거였어요.
김현우 : 이 친구가 딕을 이야기했어요.
김태현 : 제가 그랬어요. 딕은 무조건 넣자고. 하하하.
- 왜요. (웃음) (디시 이용자 '밥알ㅇㅇ')
김태현 : 딕이 그런 뜻인지 알았어요. '팀 이름에 이게 들어가면 얼마나 재밌겠느냐' 했죠. 둘이 메신저로 별말을 다 했어요. '뭐하지? 뭐하지?' 하면서. 제가 딕을 무조건 넣자고 해서 하게 된 거죠.
김현우 : 어쨌든 펑크로 가야 하니까. 네명이니까 '펑스'하자 해서 딕펑스가 만들어진 거예요.
김태현 : 메신저에서 만들었어요.
- 원래 밴드는 취미셨다면서요. (디시 이용자 '유동벌래', 'ㅇㅇ')
김현우 : 네. 그냥 취미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김재흥 : 진짜 아무 생각 없었지. 그때는.
김태현 : 이걸로 공연한다거나 이런 생각은 안 했어요.
김현우 : '한 번 정도 공연하면 재밌겠다'는 생각했어요.
김태현 : 그냥 학교 사람들 모아놓고 '야~ 우리 공연한다 와~' 그 정도만 생각했지 클럽 돌면서 인디에서 활동하고, 록페스티벌 나가고, 방송 나가고, 이런 생각은 사실 안 했어요.
김현우 : 앨범 낼 거라는생각조차도 못했어요.
- 어느 시점부터 진지하게 되신 건가요? (디시 이용자 'ㅇㅇ')
김태현 :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됐어요.
김재흥 : 하다보니까 재밌는 거예요. 합주도 하다 보니까 공연도 하게 되고, '다음 주 또 와' 하니까 다음 주 가서 공연하고, '또 와' 해서 또 공연하고…. 그러면서 공연이 점점 많아지니까 '아예 금토일로 공연을 몰자' 해서 금토일 공연하는 게 되고.당시 학교 다닐 때였는데, 나중에는 학원 강의로돈을 버니 '학원 강의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맞추자' 해서 맞추고. 또 공연하고. 그게 반복되다 보니까 팬분들도 생기고.
김태현 : 그렇게 자연스럽게 됐어요. 그리고 만날 커버만 하다 보니까 '공연 이렇게 많이 하는데 커버만 할 수 없으니까 곡도 만들어보자' 해서 곡 만들고. 그게 모여서 1집이 나오고. 그런 식으로 됐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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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했던 클럽은 어디예요?
딕펑스 : FB요.
김현우 : 슈스케 때 나왔어요.
- 클럽에서 공연하려면 오디션을 봤을 텐데요.
딕펑스 : 아뇨.
김태현 : 저희는 안 봤어요.
김재흥 : 제가 다른 밴드로 공연하고 있었어요. 형에게 '밴드 하나를 더 만들었다'라고 해서 공연했어요.그때는 목요일에 공연했었나?
김태현 : 평일에 했었지.
- 주말까지 가는데 얼마나 걸리셨어요?
김현우 : 6개월?
박가람 : 6개월을 그 클럽에서만 했어요. 다른 클럽에서 공연하게 된 계기가 뭐냐면 FB가 공사를 했는데 그때 한두 달 동안 공연할 클럽이 없어진 거예요. 거기서만 하니까. 그래서 그 내용을 멘트로 많이 했는데 거기 계시던 어떤 분이 다른 클럽의 사장님과 친해서 우리를 소개시켜 주겠다고 하셨죠. 그러면서두 번째 클럽에서 공연하게 된 거죠.
김태현 : 그게 어디야?
김재흥 : Zoo(주).
김태현 : 아~ 그러면서 주로 갔어?
박가람 : 그러면서 주로갔고, 다른 클럽으로 소문도 나고 했죠.
- 인디신에서 '아이돌'로 소문나셨다고 들었어요.
딕펑스 : 하하하.
김태현 : 풋.
박가람 : 그건 저희가 23살 정도여서요.
김태현, 김재흥 :그건 저희가 저희 입으로 이야기한 적 단 한 번도 없어요.
김태현 : 그게 왜 아이돌이냐면 '생긴 게, 스타일이 아이돌' 이게 아니라, 밴드 하시는 분 중 저희가 나이가 되게 어린 편이었어요. 저희가 그때 이십 대 초반이었어요. 스물셋 둘 이때였고, 다른 분들은 30대를 바라보시는 분들. 중간대가 없었어요. 저희가 완전 막내부터 시작했죠. 그리고당시 클럽 공연 보는 분 중 누나들이 많았어요. 우리보다 누나들. 어린 사람들은 클럽 올 일 없죠. 20대 초반에 누가 라이브 클럽을 가요. 그러다 보니까 '얘네 어리다, 귀엽다' 하면서 그렇게 된 거예요. 사실은 부담스러워요. (웃음)
- 그랬던 밴드가 어린 밴드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어요. (디시 이용자 'VivaDick')
김태현 : 저희를 롤모델로 가져가는 밴드가 있다고요? 가끔 저희 노래를 커버하는 밴드들이 있어요. 사실. (웃음)
김재흥 : 한국에 기타 다 없어지겠네. 하하하.
- 기타는 왜 영입을 안 했나요? (디시 이용자 'ㅇㅇ')
김재흥 : 현우가 처음에 만들었는데, 저한테 처음 들려준 게 벤 폴즈 파이브(ben folds five)라는 밴드 음악이었어요.그 팀도 기타가 없는 포맷이에요. 저는 그때 기타 있는 하드록 밴드를 하고 있었는데, 이 밴드 곡이 되게 신 나게 들리는 거예요. '하자' 해서 했죠. 애초에 시작 자체가 기타 없이 하는 밴드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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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킨(Keane)의 영향을 받았나 싶었거든요.
김재흥 : 킨…. 그렇죠. 영향을 받았죠.
김태현 : 킨도 되게 좋아해요. CD도 있어요. 엄청 들었어요. 백번 들었어요.
김재흥 : 어쨌든 제일 모티브가 된 밴드는 벤 폴즈 파이브고, 커버곡도 이 밴드 곡으로 시작했어요.
- 개인적인 생각으로 피아노와 펑크는 뭔가 접점이 없어요.
김재흥 : 그렇죠?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벤 폴즈 파이브'의 음악을 들어보면 의외로 하드해요. 건반 부수고. 처음 들었을 때 그게 신선했던 거예요. 퍼포먼스 진짜 멋있다 했죠.베이스도 드라이브 걸어서 연주하고. 되게 재밌게 보였어요. 일화를 말씀드리자면 톡식의 정우가 저희와 다 친했었는데, 그때 딕펑스를 막 만들려고 하던 당시 정우가 했던 팀이 깨졌던 상태였어요. 멤버가 나가서. 저희가 팀 만든다니까 전화 와서 자기 좀 넣어달라고. (웃음)
김태현 : 정우가 되게 재밌어요. 걔가 했던 밴드가 다섯 명으로 시작을 해요. 그러면서 한 명이 빠져서 네 명이 되고, 세 명이 되고, 지금 둘이 하는 거예요.
딕펑스 : 하하하.
김재흥 : 아무튼 안 된다고 했죠.
- 으하하하.
김태현 : 진짜 안 된다고 했어요.
김재흥 : 그때 받았으면 톡식이 없었을 거예요.
김현우 : 진짜 안 된다고 했거든요. 딕펑스도 없어졌을 거예요.
김태현 : 우리 기타 없이 할 거라고, 안 된다고 했어요.
- 앞으로도 영입 생각은 없으시겠네요.
딕펑스 : 네.
김재흥 : 멤버로서의 영입은 없지 않을까요? 콘서트 때 세션을 하거나 그런 수준.
김현우 : 누가 죽지 않는 이상. 하하하.
김태현 : 요절이 나왔네. 요절. (웃음)
- 아, 무섭다. 하하하. 그런데 27세의 규칙이 있잖아요. (웃음)
딕펑스 : 그렇죠.
박가람 : 천재들이 많이 사망했죠. (웃음)
김재흥 : 올해 누구 한 명 사망하면 딕펑스는 전설의 밴드로 남겠죠?
김태현 : 우리는 천재가 아니야. (웃음)
- 방송에서 딕펑스는 비즈니스 관계라고 하시는데 친하시네요.
김태현 : 당연히 친하죠. 몇 년을 같이 했는데요. 하하하.
김현우 : 저희가 말은 그렇게 할 뿐이죠. (웃음)
- 저는 오아시스처럼 티셔츠나 사라는 관계인 줄 알았죠. (웃음)
딕펑스 : 아~ 그런 건 아니에요.
김현우 : 그런 건 방송에서 그냥 말하는 거예요.
김재흥 : 그렇게 보일 수 있는 부분이 사실 있기도 있어요.
- 아, 그래요? (웃음)
김재흥 : 저희끼리 술을 안 마시니까요.
- 어머, 네 분이 술 같이 안 드세요?
김재흥 : 아, 못 들으셨어요?? 술 안 마셔요. 이렇게 딱 네 명이서 절대 술을 안 마셔요. 끼리끼리는 마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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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요? 싸울까 봐?
딕펑스 : 아뇨. 재미가 없어요.
김현우 : 습관이 된 거예요. 저희가 맨 처음 술마시며 '우리 밴드하자' 이런 게 아니라 전화로 연결해서 만나고, 합주끝나면 밥 먹고 헤어지고. 이게 습관이 되다 보니까 심지어 공연 끝나고 뒤풀이도 안 해요. 클럽 사장님이 '야~ 맥주 한잔해' 이러면 '아~ 맛있다' 이러면서 집에 가는 게 다예요.
김재흥 : 뒷풀이를 하더라도 뭔가 있어야 하지. 단독공연을 하더라도 저희 네명만 하는 뒷풀이는절대 안 할걸요? 그냥 집에 갈 걸요? 그런 부분에서 오해하실 수도 있을 거예요.
김태현 : 가족 같은 관계와 비슷한 거예요. 가족끼리 술 안 드시잖아요.
김재흥 : 형제와 같이 술 마시고 진지해지는 거 솔직히 데면데면하잖아요. 그런 것과 비슷해요. 굳이 사생활을 알고 싶지도 않고, 매일 이야기하고요.
- 원래 같은 집에서 합숙하셨어요?
김재흥 : 합숙은 아니고요, 따지고보면 거의 같이 살았던 적이 있었어요. 2년 전에.
- 그런데 왜 헤어졌나요?
김재흥 : 살다 보면 사소하게 짜증 나는 부분이 있잖아요? 짜증이 나더라고요. (웃음) 2년 정도 지내다가 다시는같이 살지 말자고 하고 헤어졌죠. 하하하.
- 박가람 씨를 제외한 세 분은 대학 때부터 아시던 사이셨는데, 김현우 씨가 먼저 태현 씨와 재흥 씨를 영입한 걸로 알고 있어요. 어떻게 두 분을 영입하셨나요? 한 분이 본인 출석부 바로 위에 있는 두 사람 뽑았느냐고 하시더라고요. (웃음)
김현우 : 아, 그런 건 아니고요. 저희가 같은 반이었어요. A반, B반이 있었는데 A반이었어요. A반이 50명이었어요. 인원이 많아요. 저는 두 사람과 친했는데 태현이와 재흥이는 인사만 주고 받는 사이었어요. 저는 재흥이가 밴드를 하니까 거기에 관심이 갔고요.
김재흥 : 아니지, 나랑 같이 세션을 했었잖아.
김현우 : 세션을 같이 했었는데 너는 그때 밴드를 했었잖아.
김재흥 : 아, 맞아.
김현우 : 그때 '재밌겠다' 보고 있었죠. 제가 자취할 때 태현이도 같이 자취해서교류를 많이 했어요.
김태현 : 만날 같이 놀았어요.
김현우 : 그때 합주도 같이 했었나? 같은 반이었나?
김태현 : 같은 반이었어.
김현우 : 그런 게 있었어요. 제가 재흥이를 보니까 제 개인적인 밴드가 정말하고 싶은거예요. 그때 피아노 락밴드가 진짜하고 싶었어요. 저도 사실 재즈밴드를 하고 있었는데 저는 이 밴드를 하고 싶지는 않았고, 제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어서 두 친구에게 각각 이야기했더니 둘 다 '한 번 해보자', '그래 그럼 하자' 이런 반응이었어요. 그렇게 시작했는데 드럼 치는 친구가 없었어요. 마음 맞는 친구가 없었던 거죠. 그래서 태현이가 자기 친구 중에 드럼 치는 친구가 있다며 박가람을 데려오고. 그러면서 밴드가 만들어졌어요. 저희 진짜 아무 생각 없이 만들었어요. 그냥 첫날 모여 합주를 했는데 정말 재밌는 거예요. '벤 폴즈 파이브 곡 카피해와서 하자' 해서 했는데 재밌는 거예요. 그때부터 쭉쭉 하게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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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 처음 카피곡도 기억나요. 벤 폴즈 파이브의 '스포즈 엔 와인(Sports & Wine)'과 '잭슨 캐너리(Jackson Cannery)' 이렇게 두 곡 했어요. 그런데 '잭슨 캐너리'는 망했어요. (웃음)
- 다 펑크 좋아하세요?
김태현 : 완전 좋아하죠. 펑크 음악만 들었던 때가 있었어요.
김현우 : 사실 저희 과가 실용음악과라 사람들이 다른 음악을 잘 안 들어요. 별로 안 좋아하세요. 재즈, 펑키, 팝 이런 걸 많이 하고, 세션 많이 하고, 곡도 많이 쓰고. 밴드 많이 하지 않고. 특히 록과는 거리가 멀어요. 거기서 이야기를 하다보니까….
김재흥 : 고등학교 때부터 세션을 꿈꿔요. 밴드를 꿈꾸는 게 아니라요.
- 슬프네요.
김재흥 : 그게 현실이에요. 오히려 홍대 밴드 하시는 분 중에는 음악 전공하신 분들이 별로 없어요.
김태현 : 요즘에는 그래도 좀 있다.
김현우 : 예전에 비해서 벽이 많이 없어졌죠. 그래서 저희 무시 많이 당했어요.
김태현 : 저희가 했을 때가 밴드가 좀 암흑기였어요. 카우치 일 이후로 몇 년 안 흘렀을 때였어요.
김재흥 : 저희 카우치 실제로 보고 그랬는데.
김태현 : 같이 공연도 하고 그랬어요. 그 일이 있은 후에. 그럴 때여서 전체적으로 방송에서 밴드를 아예 부르지 않을 때였어요. 암울했을 때였어요. 라디오 잠깐 나가면 PD님들이 방송 전에 와서 '제발 방송 중에 욕하면 안 돼요' 그러시고. 그럼 '저희 욕 안 해요. 죽어도 안 해요. 할 생각도 없어요' 그러고.
- 이미지가 없었군요.
김태현 : 이미지가 그렇죠.
김재흥 : 라디오 가면 'DJ가 뭐 물어보면 단답형으로 대답하지 마세요' 이러고.
김태현 : 당연한 것인데…. 많은 분이 그렇게 보던 시대였어요. 그런 분위기였어요.
- 그런데 요즘 인디 분들 라디오 엄청 나오잖아요. 딕펑스 분들도 그렇고. 그래서 그런지 딕펑스 연기력이 엄청 늘었대요.
딕펑스 : 네??
김태현 : 아~.
박가람 : 무슨 연기력이요?
- 라디오 사연 이야기할 때요. (디시이용자 'ㅇㅇ')
딕펑스 : 아~.
- 연기력이 일취월장한 이유는 뭔가요?
김태현 : 반복 학습. (웃음)
김재흥 : 슈스케를 한 번 하면? (웃음)
김태현 : 몰라, 나는 아직도 못 하겠어.
- 클럽 공연하던 시절과 지금 시절을 비교했을 때 언제가 음악 하기 더 편한 것 같아요?
김태현 : 지금이요.
-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는 건가요? 지금 이 환경에서?
딕펑스 : 그렇죠.
김태현 : 예전에는 저희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돈을 벌 수가 없었어요. 그게 좀 컸어요. 그래서 하기 싫은 일까지 해야 했어요. 예를 들면 레슨. 그런데 지금 같은 경우는 저희가 하는 음악에 몰두하면서 이걸로 수익을 낼 수 있게 됐죠.
- 지금은 그럼 레슨 전혀 안 하세요?
김태현 : 지금 아무도 안 해요.
김재흥 : 할 수가 없죠.
김태현 : 솔직히 할 시간이 없어요.
김재흥 : 학원은 매일 정확한 시간에 나가야 하는데 스케줄 있으면 학원 잘리니 아예 안 나가는 게 맞죠. (웃음)
- 극단적인 이야기를 하자면,인디 시절 가장 돈을 못 벌었던 때가 언제예요? 0원 말고.
김재흥 : 그냥 돈이 없어요.
김태현 : 못 벌었을 때 기준이 뭐예요?
- 0원을 제외한 최소 개런티?
김재흥 : 최소개런티? 아, 이렇게 설명해 드릴게요. 각자는 돈을 벌어요. 레슨을 해서. 이렇게 생각하시면 돼요. 학원마다 각각 다른데, 예를 들어한달에 한 명 가르치면 한 명분을 받는 거예요. 그런데 학생 한 명만 있을 때도 있어요. 그럼 그 돈만 받고 사는 거예요.
김현우 : 정규직이 아니잖아요. 학생이 '제가 1년 동안 이 학원에 다니겠습니다' 이게 아니라 학원 다니다가 다음날 '안 배울래요', '다른 선생님께 갈래요', '끊을래요' 이러면 생활 수단이 차감되는 거예요. 어느 날은 학생이 다섯 명이 들어와요. 그럼 '이거 어떻게 된 거야' 하고 놀라며 강의하다가 금세다 빠져나가고, 한 명이 남다가 결국 얘까지 없어지면 학원 자동 퇴사예요. 하하하. 계약직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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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 알겠습니다. 연락 주세요. (웃음)
김재흥 : 개인적인 수입은 그런 거였어요.
김태현 : 비정규직이었죠.
김현우 : 굉장히 불안한 직업이었죠. 아무리 레슨을 잘해도 못 해도…. 만약 고3 학생을 가르치는데 집에 돈이 없다고 하면, 레슨은 끝이잖아요.
김태현, 김현우 : 그런 일도 진짜 많아요.
김재흥 : 입시 때가 되어서 대학에붙어 버리면 다음 해는 걔가 안 나오니까 오히려 재수할 때가 고마울 때가 있어요.
딕펑스 : 으하하하.
김재흥 : 진짜로. 재수하는 게 진짜 고마운 게 얘가 못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그런 아이들은정말 열심히 하거든요. 입시생들 진짜 열심히 해요. 그런데 취미생들 가르치면서 회의감 정말 많이 느껴요. 초등학생들은 이렇게 앉아 있어요. (거만하게 앉아있는 포즈를 취한다) '코드 한 번 잡아볼까?' 그러면 '에휴~' 이러고.
- 왜 그러지? (웃음)
김재흥 : 하기 싫으니까요. 요즘에는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기타를 가르쳐주세요. 옛날 우리가 피아노 배우듯. 배우기 싫은데…. 수익은 그런 게 전부였죠.밴드 수익은 없죠. 없다고 보는 게 맞죠.
- 그래도 꾸준히 밴드 생활을 하셨네요.
김재흥 : 그렇게 해야 숨통이 트이는 느낌도 나고, 소리 한 번 질러야 하고….
김현우 : 그리고 자기 음악을 한다는 거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어요.
김태현 : 그렇죠. 그게 제일 컸어요. 밴드 계속하는 거는요.
김현우 : '우리는 우리 음악해' 어디 가서 떳떳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요. 돈 많이 못 벌어도, 우리 음악 하며 돈 벌기 어렵더라도요.
김재흥 : 수입 생각하면정말 못하죠. 일주일에 두 번 만 합주해도 합주실 대여비 한 시간에 2만 원 잡으면 4만 원에서 8만 원이에요. 네 명이서 그걸 내요. 그리고 클럽에서 공연하면 관객수만큼 돈을 받아요. 일정 인원이 안 차면 돈을 못받아요. 정해진 인원이 넘어야 그 인원을 넘은 사람들의 수익을 분배받는 거죠. 예를 들어 10명이 기준인원이라고 쳐요. 그럼 그때부터 카운트하는 거죠. 만약 11명이 오고, 티켓가격이 1만 원이면 밴드가 5000원을 받는 거죠. 그 수익으로는 생활 절대 못하죠. 밴드는 수입 낼 생각으로 할 수 없어요.
김태현 : 돈과는 상관없이 하는 거예요.
- 열정만으로 하기는 힘들었을 텐데.
김재흥 : 열정으로 한다기보다는 그냥 하는 거였어요.
김현우 : 그냥 즐거워서 했어요. 사실. 그때 저희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니고. 그런데 저희가 한 살 한 살 먹다 보니까, 초반, 중반, 후반 되다 보니까 위기감이 오는 거죠. 곧 있으면 서른인데, 아무리 우리가 좋아하는 걸 계속 한다고 해도 우리 미래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건데. 그렇게 생각을 거듭하면서'오디션 프로그램으로 가자', '이거 가지고 조금 더 성공하자'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 네 분 다 군대를 안 가셨다고 들어서 음악 때문에 안 간 건가 했어요.
딕펑스 : 맞아요.
김태현 : 밴드 때문에 안 간 거예요.
김현우 : 만약 개인 음악을 하고 있었다면 당연히 일찍 다녀왔을 텐데 저희는 네 명이 다 안 가서 누구 한 명이 가버리면 대타가 없어요. 다 같이 가버리게 되는 거예요. 저희는 약속을 하고 가든가 해야죠.
김태현 : 시기를 보다 보니까 이렇게 됐어요.
- 한 분이 왜 아직 예비군이 아니냐고. (디시이용자 '비가')
딕펑스 : 으하하하.
김태현 : 대신 가주실 것도 아니면서 그런 소리를. (웃음)
김현우 : 그런 말 하실 수 있다면 저희가 생활해왔던 걸 똑같이 경험해보시고 그때 말씀을 해보시는 게. 하하하.
박가람 : 저희가 군대 갔으면 이분들 저희 몰랐을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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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예 빨리 갔다 왔을 수도 있잖아요.
김재흥 : 그러면 팀이 안 만들질 수가 없죠.
- 그럼 롤모델로 꼽는 밴드가 예를 들면 크라잉넛이겠어요.
딕펑스 : 그렇죠.
김재흥 : 노브레인 형님들도 그렇고.
박가람, 김현우 : YB도 그렇고.
김태현 : 우리나라에서 밴드 오래 하신 분. 우리나라에서 밴드 유지하기가 힘들거든요. 진짜 별로 없어요.
김재흥 : 저희가 노리고 있는 부분은 멤버 안 바뀌고 그 형님들보다 더 오래 하는 거요. 솔직히 형님들은 멤버 변화도 있었잖아요.
- 그렇죠. 크라잉넛은 한 분이 더 들어오셨고, 노브레인은 나가셨고.
김재흥 : 저희 멤버 한 명 바뀌면 밴드가 아예없어질 것 같아요. '멤버 안 바뀌고 오래 할 수 있는 밴드가 있구나' 커서는 그렇게 되고 싶어요. 할수 있지 않을까?
- 환경이 좋아졌으니 될 수 있겠죠. 예전에 비하면 좋아진 것 같지 않아요?
김현우 : 예전에 비하면 진짜 많이 좋아졌죠. 사실.
김재흥 : 요즘은 라디오에 가면 '전에도 인디밴드들 많이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그런 거 보면 라디오에서도 인디밴드들이 많이 나오는구나 싶어요.
- 본인들이 그런 발전에 일조했다고 생각해요?
김재흥 : 조금이라도 일조한 것 같기도 하고….
김현우 : 없지는 않죠? (웃음)
김태현 : 사실 슈스케 할 때밴드 문화에 대한 선입견을 저희가 조금이나마 깰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했어요. 저희가 일조를 했을지 안 했을지 모르지만요.
- 동료 밴드들이 '꼭 우승해라' 기대 많이 했을 것 같아요.
김태현, 김재흥 :그렇죠. 주변에서 정말 응원 많이 해줬어요.
- 부담은 안 됐나요?
김재흥 : 솔직히 말해서 밴드가 해주는 응원은 그냥 좋았어요.
김태현 : 부담 안 됐어요. 저희가 밴드 대표로 나온 건 아니니까요.
- 그런데 대표가 됐잖아요. 하하하.
김재흥 : 저희가 하는 음악이 밴드 대표가 아니니까요. '자기들이 대표로 나왔대' 이렇게 의식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서…. 대표는 아니지만, 밴드의 자부심을 가지고 나온 건 맞아요.
- 2010년 1월 24일 김태현 씨가 술 마시고 공연했던 소리가 있던데. (디시이용자 'ㅇㅇ', 'aloe로에', '원자펑스', '1','ㅇ')
김태현 : 저 모르겠는데요. 날짜를 어떻게…. 하하하.
- 참 대단하죠? 날짜까지 다 알아요.
김태현 : 그럴 때 영상을 봐야 하는데…. 술 마셨을 수도 있어요.
- 아, 술 마시고 올라갈 때도 있어요?
김태현 : 술 마시고 올라갈 때도 있고요, 아니면 전날 술이 안 깼을 수도 있고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하하하.
김재흥 : 그런데 맥주 마시고 많이 하는데?
김태현 : 술 마시고 많이 해요. 그런데 만취상태까지는 아니죠.
- 그래서 가사를 많이 틀리시나요?
김재흥 : 아뇨. 멀쩡할 때 더 많이 틀려요.
김태현 : 술 때문에 틀린 건 아닌 것 같아요. 왜냐면 저는….
- 가사 언제쯤 외우실 건가요? (디시이용자 'ㅇㅇ', '기타돌림잉(', '깐가람SZ', '셜록홈즈', '光一')
김태현 : 가사는 다 외웠어요. 외웠는데, 이게 완전히 외운 거랑 까먹는 거랑 다른 거니까요.
김재흥 : 혀 세포가 외울 때까지, 생각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나올 때까지.
김태현 : 분명히 다 외웠어요. 그런데 틀리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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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속사가 홍보마케팅을 해주고 전문 프로듀서를 고용해 메이저 음악 시장에 진출한 이상 자본적인 의미로는 탈인디의 행보를 시작한 게 아닌가, 그런데 아직도 왜 본인들은 인디밴드라고 아직도 이야기하는가'라는 질문이 있었어요. (디시 이용자 'ㅇㅇ')
김태현 : 탈인디라는 기준이….
김재흥 : 그게 애매한데, 그걸 탈언더라고 생각하는 건지, 탈인디라고 생각하는 건지 이걸 확실히 해야 해요.
김태현 : 클럽공연을 안 하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시는 건가요?
김재흥 : 저희가 낸 음악이 저희 음악이 아니라고 생각해 인디가 아니라고 생각하시는지?
- 그건 아니고요, 인디의 개념은 독립이라는 면에서 찾는 게 큰데, 소속사가 있고, 거기서 마케팅을 하는 게 인디가 아닌 것 같다. 그런 의미인 것 같아요.
김재흥 : 아~.
김태현 : 그런 질문을 예전에 받았어요. 인디라는 뜻이 독립적이라는 뜻이라면, 클럽에서 활동하는 레이블 가진 팀은 다 인디밴드가 아닌 거예요. 그렇게 따지면요. 소속사가 있으니까.
김재흥 : 그렇죠. 그 사람들도 지원을 받고, 레이블이 있으니까요. 그런 개념보다는 사실 인디의 인식을 바꾸고 싶은 게,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것 자체를 인디라고 생각하고 싶어요. 소속사와 전속계약이 되어 있는 아이돌 가수분 중 몇몇은 회사를 통해 노래를 부르는데, 저희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만약 저희가 하고 있는 게 탈인디라면 지금 인디밴드 분들은 다….
김태현 : 레이블 소속사에 있는 인디밴드들은 인디밴드라고 하면 안 될 것 같아요. 그렇다면요.
김재흥 : 소속사에서 기획한 음악을 하는 건가, 자기 음악을 하는 것인가 이걸 봐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인디음악을 가지고 메이저에 진출할 수 있느냐, 10cm 형님 같은 분들도인디잖아요. 그런데 메이저에서 성공 많이 하셨잖아요. 그런게 이제는 좀 확립됐으면 좋겠어요.
- 그럼 딕펑스가 생각하는 인디의 기준은?
김재흥 : 저희가 하고 싶은 음악 하는 게 인디요. 저희가 하기 싫은 음악으로 앨범을 내지 않을 테니까요.
김현우 : 저희가 하고 싶은 음악이고, 저희가 만들어가는 음악이죠. 슈스케에서 보여 드린 것처럼 저희가 다 편곡해서 보여 드렸잖아요. 저희의 색깔을 보여 드릴 수 있는, 딕펑스라는 색이 이런 음악이구나, 본인들이 이렇게 만들어가는구나, 앞으로도 이렇게 가는구나 그런 걸 보여 드릴 수 있는 음악이요.
김재흥 : 인디 뮤지션분들을 단적으로 봤을 때 음악하는 사람은 창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인디라고 생각해요. 창작하는 사람. 물론 돈을 받고 할지언정 창작하는 사람이라면 인디라고 충분히 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메이저에 나간다는 건 다른 개념이고요. 저희는 항상 창작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 만약 시대와 국적을 초월해 본인이 원하는 밴드에 갈 수 있다면? (디시이용자 'ㅇㅇ')
김태현 : 퀸(Queen)! 퀸이요.
김재흥 : 퀸?
김현우 : 영국?
박가람 : 저는 오아시스(Oasis).
김현우 : 저도 퀸이요. 그때가 되게 실험적인 밴드들이 굉장히 많이 나왔어요. 핑크 플로이드(Pink Ployd)도 그때 나왔나?
- 7~80년대니까….
김현우 :그렇죠. 데이빗 보위(David Bowie)도 그때 나왔고, 되게 시도를 많이 하는 밴드들이 많이 나왔어요.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 도어즈(The Doors)도 있었고. 도어즈는 베이스가 없는 밴드잖아요? 퀸은 어떻게 보면 록밴드라고 보기도 그렇지만, 그 밴드가 저희와 비슷해요. 피아노를 굉장히 많이 사용하잖아요. 그리고 곡 전체가 보면 몽환적인 곡들도 많잖아요. 뮤지컬스러운 곡도 있고, 팝페라같은 요소도 있고. 저희가 그 시대를 가게 된다면 오히려 좀 더 주목받지 않을까 생각도 들긴 해요. 사실.
김재흥 : 난 비틀즈(The Beatles).
박가람 : 저 수정할래요. 엑스 재팬(X-Japan).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퀸, 오아시스, 비틀즈, 엑스재팬 |
- 아, 엑스재팬 좋아하세요?
박가람 : 좋아하죠.
- 그래서 자작곡이 일본틱하다? (웃음)
박가람 : 그게 영향이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김재흥 : 조금 있는 것 같아요.
박가람 : 저는 엑스재팬이 좋아요. 요시키가 인기가 많아서. 하하하. 드러머가 위주가 되는 밴드니까.
김현우 : 피아노까지 잘 쳐야 해.
- 마지막 질문입니다. 19금 콘서트는 언제 할건가요? (디시 이용자 'ㅇㅇㅇ', 'ㅇㅇ')
김현우 : 19금 콘서트요?
박가람 : 진짜 해보고 싶긴 한데.
김현우 : 이건 진짜 저희가 할 생각이 있어요. 예전부터 저희가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봤어요. 아마 저희 군대 가기 전에 꼭 한 번 하지 않을까요?
김재흥 : 진짜? 나는 갔다 와서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김태현 : 지금은 사실 못 해요. 할 수 없어요.
김현우 : 솔직히 말해서 나는 내년에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김재흥 : 너 혼자 한 번 해봐. 그럼 우리가 따라서 할게.
딕펑스 : 하하하.
김현우 : 그럼 우선 내가 김현우 19금 콘서트 할 테니까 너희가 게스트로 한 번 와줘.
김재흥 : 오케이. 알았어. 아무튼, 재밌을 것 같아요. 저희는 되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건 뭔가 조언도 많이 받아야 할 것 같고.
김태현 : 어떻게 하면 19금 콘서트야?
김재흥 : 그러니까. 모르겠잖아.
김태현 : 벗어야 하나? 다 같이 벗고 노는 거? 관객도? 하하하.
김현우 : 내가 19금 콘서트를 봤는데, 보통 콘서트하면 벗어서 막 하는 선정적인 게 없잖아요? 그런데 19금 콘서트는 성적 묘사가 좀 많아.
김태현 : 마릴린 맨슨 같은 공연? 그런데 우리 음악으로 어떻게 그렇게 해?
김현우 : 우리 음악이 보통 밝잖아. 안 어울릴 거라고 생각하지 말고 이 음악에서 보일 수 있는 19금이 있으면 다른 느낌이 들겠지.
김태현 : 나는 모르겠어.
- 욕 같은 거 해요. 그럼 되지. (웃음)
김태현 : 욕이야 원래 하긴 해요. 하하하. 19금 콘서트가 아닌 데서도.
김재흥 : 저희 노래 중에 '아 시발 꿈'도 있는데. (웃음)
김현우 : '원더랜드 바스켓'을 보니까…. 으흐흐흐.
김재흥 : 그럼 '치어걸을 찾아서' 다시 해야 해. 하하하.
- 그럼 김현우 씨가 19금 콘서트 먼저 하시는 걸로 알고, 인터뷰 마무리 짓겠습니다. (웃음) 마지막으로 동영상 인사말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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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햇살이 고스란히 들어오는 창가 옆에서 진행된 딕펑스 네 명과의 인터뷰는 시작부터 끝까지 '깔깔깔', '으하하하'의 연속이었다. 어찌나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지 질문 하나에 네 개의 입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대답이 쏟아져나오니 시선을 누구에게 줘야 할지. 하지만 그만큼 네 배로 더 재밌고 알찬 대답에 마치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 인터뷰를 마무리할 때는 '벌써 헤어져야 하나'라는 아쉬움이 새어나왔다.
'딕펑스'의 시작은 '한 번'이었다. 한 번 밴드 해보자, 한 번 공연해보자. 그 한 번에서 이들은 재미를 찾았고, 미래를 찾았다. 사람들은 종종 이런 말을 한다. 가장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다고. 그런데 잘 보면 이 짧은 문장 하나를 이뤄내며 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 좋아서 시작한 그 일이 이제 딕펑스에게는 인생의 전부가 됐다.
누군가는 딕펑스를 향해 '슈스케 덕분에 편하게 스타덤에 올랐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가장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다'는 이 말 뒤에는 숨겨진 말이 하나 더 있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려면 남들보다 세 배의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좋아하는 일을 위해 세 배의 고통을 감내한 이들의 지난 6년간의 세월이 고스란히 전해져 나도 모르게 자세를 바로 고쳐잡게 됐다. 딕펑스가 전해주는 밝고 싱싱한 음악이 그래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사진 제공 = TNC 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