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월드컵을 기폭제로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YB는 전세대에 걸쳐, 남녀노소 대중적인 호감을 받는 연예인에게 붙여주는 '국민'이란 칭호를 '밴드' 중 가장 먼저 받았다. 거기에 MBC '일밤-나는 가수다'를 통해 록은 특정인들의 장르가 아닌 우리의 삶과 맞닿은 음악이라는 걸 온몸으로 표현하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록밴드로 자리매김했으니, 이 같은 예상은 어렵지 않은 일.
그런 YB가 이제는 다른 좋은 밴드들의 음악을 대중과 연결해주는 매개체가 되겠다고 스스로 나섰다. 그것도 멤버 모두가 말이다. 다양한 방송을 통해 MC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아온 윤도현뿐만 아니라 나머지 멤버도, 심지어 한국어에 서툰 스캇까지 마이크를 잡고 밴드 서바이벌 Mnet의 'Must 밴드의 시대' 호스트로 무대 위에 섰다.
조명이 쏟아지는 무대 위에 서서 공연 대신 이야기만 하는 것은 지난 20여 년간 무대 위를 음악과 함께 날아다닌 이들에게 익숙지 않은 일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큰 문을 열고 무대 위로 입장한 뒤 무대 옆에 앉아밴드들의 공연을 지켜보는 이들의 모습은 기쁨과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다.
<베이시스트 박태희 씨는 개인 사정상 인터뷰에 함께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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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멤 버: 왼쪽부터_박태희(베이스) 허준(기타), 윤도현(보컬), 김진원(드럼), 스캇 할로웰(기타)
데 뷔 : 1994년 1집 '가을 우체국 앞에서'
- 앨 범
1994년 : 1집 '가을 우체국 앞에서'
1997년 : 2집 '& 밴드'
1998년 : 3집 '疏外'
1999년 : 4집 '한국 ROCK 다시 부르기'
2001년 : 5집 'An urbanite'
2003년 : 6집 '[YB] Stream'
2006년 : 7집 'why be?'
2009년 : 8집 'Coexistence'
2013년 : 9집 'REEL IMPULSE'
- 싱 글
2010년 : YB Project Mini Album 'YB vs RRM'
2011년 : '꿈을 뺏고 있는 범인을 찾아라', '흰수염고래'
2012년 : '리쌍, YB - Madman'
- 안녕하세요. 디시인사이드입니다.
YB : 안녕하세요.
- YB 갤러리는 많이 눈팅하시는 것 같으니 디시를 아시냐는 질문은 안 하겠습니다. (웃음)
윤도현 : 저는 자주 봐요.
김진원 : 저는 가끔 봅니다.
윤도현 : (허준을 가리키며) 여긴 아예 안 봐요. 인터넷이 뭔지 아예 몰라요.
- 아, 디시는 아세요? (웃음)
허준 : 어떤 사이트인지는 알아요.
윤도현 : 스캇도 인증글 한 번 남겼어요. 그런데 어차피 봐도 모르니까 잘 안 가고요.
- 해석 안 해주세요?
윤도현 : 네. 너무 많아서요. (웃음)
- 갤러들의 말투가 너무 강해서 거북하지는 않으세요? 다 반말 쓰죠.
윤도현 : 거기 문화니까요. 그런데 우리는 괜찮은데 다른 사람들이 보면 좀 놀랄 수도 있지요.
김진원 : 그렇죠.
- '수치심을 느낀 적이 있었나' 라는 질문도 있었어요. (디시이용자 'ㅇㅇ')
김진원 : 수치심이라….
- 각종 능욕 이런 거.
YB : 하하하.
윤도현 : 없는데요.
김진원 : 그런 것은 못 본 것 같아요. 그럴 거리가 있었나? 하하하.
윤도현 : 나 많더라고. 엉덩이가 어쨌다고.
김진원 : 너는 많더라. 하하하.
윤도현 : 수치심까지는 아니고, 웃자고 하는 거지 진심인가요?
- 진심일 수도 있어요. 하하하.
윤도현 : 아, 그래요? 하하하.
- 욕망을 분출하는 거니까요.
YB : 하하하.
김진원 : 이해가 가는 것 같아요.
윤도현 : 솔직히 재밌어요. 그런 게 재밌는 것 같아요.
- 허준 씨 인증글 좀 남겨줬으면 좋겠다는 질문도 있었어요. 다른 분 도움 받아서 쓸 생각 없으세요? (디시이용자 'ㅂㅋ')
허준 : 노력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웃음)
- 선물도 많이 드린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기억에 남는 선물이 있나요? (디시이용자 '송충벌레새끼')
윤도현 : 엄청 많지요. 저는 잡지 만들어서 준 거. 그게 완전 예술이던데요. 팬들이 이렇게 만들어줬다는 게 진짜…. 우와. 정말 애지중지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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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분씩 다 드린 거예요? 그 책을?
김진원 : 조공북이요? 그건 못 받은 것 같은데? 저는 생각나는 게 티셔츠요. 저희 개인 얼굴들을 박아서 만들어 주셨어요. 조금 시간이 되어서 페인트가 많이 낡아서…. 집에서는 자주 입고 있습니다. 많이 낡아서 입으면 좀 애 같더라고요. 작아지고. (웃음) 그래서 집에서 잘 때 입어요.
스캇 : 전 진공청소기요. 정말 좋아해요. 제가 영국 갔을 때 어머니에게 '엄마 거 정말 최악이야. 내게 최고야'라고 이야기했었어요. 하하하.
- 하나 보내 주실 생각 없으세요?
스캇 : 파워가 달라서요. 하하하.
- 스캇 씨는 혹시 향수병 걸린 적 있어요?
스캇 : 서울에 오래된 친구들이 많아서 많이 도움을 받아요. YB하고 팬들이 한국에서의 제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요. 그래서 한국 생활에 굉장히 만족합니다. 또 6개월에 한 번씩은 영국에 다녀오려고 노력해요. 그렇게 친구들과 가족을 보는 것만으로도 괜찮습니다.
- 머스트 밴드의 시대 갤러리는 가셨나요?
윤도현 : 저는 YB 갤러리만 가봐서요.
김진원 : 밴드의 시대 갤러리도 있어요?
윤도현 : 생겼다고 들었어요. 사실 다른 곳 가면 상처받을까 봐 안 가요. 다른 갤러리 가면 괜히 글 보고 흔들릴까 봐요.
- 그럼 나는 가수다갤러리도 전혀 안 가셨겠네요. (디시이용자 'ooo')
윤도현 : 한 번 가봤어요. 한 번. 가봤다가 '어헉! 보면 안 되겠다' 했어요. 욕이 어후~. 서로 자기 좋아하는 사람들 가지고 싸우더라고요.
- YB 갤러들의 매력이 뭔 것 같아요?
김진원 : 솔직함이요.
윤도현 : 저는 신상파악 안 되는 거요. 뭐하는 사람인가? 전혀 모르니까요. 하하하.
김진원 : 얼굴 가리고 솔직함 이런 거? (웃음)
윤도현 : 누군지 전혀 모르겠더라고요. 그리고 팬들이 이야기를 안 해요. 자기가 갤에서 활동하는 것을요.
- 그런데 티 나지 않아요?
윤도현 : 티 나요. 이야기할 때. 갤 용어 쓰고.
김진원 : 이중적인 생활. 하하하.
- YB 앞에서 갤 용어도 써요?
윤도현 : 갤 용어를 쓰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자기도 모르게 써 놓고 '헉!' 이러면서 입 가리고. (웃음) 얘기하다가 '으허허허허'.
- 혹시 이해 안 가는 단어 있으세요?
윤도현 : 아직도 많은데….
김진원 : 많아요.
윤도현 : 이해 안 가는 거 있었는데, 정말 물어보고 싶었는데. (고심하더니) 잉여가 뭐예요?
- '필요 없어서 남은 것'의 잉여요.필요 없는 인간. '나는 세상에 필요 없어' 자신을자조섞인 말로 표현한 것이죠. 그나저나 YB 갤러리만 가지 말고 밴드의 시대 갤러리도 와주세요.
김진원 : 네. 가볼게요.
- 사진도 좀 올려주시고요. (디시이용자 '디언사')
김진원 : 머스트에서 찍은 사진이요? 하긴. 그걸 찍으면 뭐하나. 올려줘야지.
윤도현 : 우리가 그걸 왜 찍지?
허준 : 노출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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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대에서 관객을 보는 시선이 담긴 사진 같은 거요.
김진원 : 그러니까요. 그런 걸 좀 올리면 좋겠는데.
윤도현 : 아니야, 우리 일 너무 많아. 사진 올릴 만한 다른 사람 없어?
YB : 하하하.
- '밴드의 시대'는 제작진이 제안한 건가요, 아니면 YB가 이런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한 건가요?
윤도현 : 제작진이 제안했어요. '하자' 그래서'하자' 했죠.
- 솔직히 서바이벌 좀 많잖아요.
윤도현 : 그래도 밴드 서바이벌은 좀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방송에서 밴드 음악을 소개할 기회가 없으니까요. 오히려 저는 이런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대중을집중하게 하는 장치가 최근에는 서바이벌이니까요. 그건 부정할 수 없잖아요.
허준 : 어떤 면에서도 마이너스는 안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기서 떨어진다고 해서 그 사람의, 그 팀의 음악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잖아요? 장점만 더 부각해서 본다면 일단 노출할 기회가 한 군데라도 더 있고, 노출도 그냥 지나쳐가는 게 아니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음악적 색깔을 집중적으로 보여줄 수 있고. 그렇기에저는 몇 개의 단점을 차치하고서라도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했어요.
- 몇 개의 단점 중의 하나가 '그 밴드의 오리지널 노래가 나가지 않는다'죠.
허준 : 시청자들이 밴드에 관심을 둬서그 밴드의 음악을 찾아 들을 수도 있잖아요? 그것도 하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밴드의 색깔을 보여주기에는 자기 음악을 하는 것이 제일 좋지만, 일단은 많이 알고 있는 곡에 자기 색을 덧입히는 것도 저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걸로 사람들이 '저 밴드 뭐지?'라고 관심을 두게 되고, 그것 때문에 자기가 좋아하는 밴드들, 각각의 밴드들을 대중들이 더 많이 알 수 있다면 좋은 거지요.
- 이미대중들 사이에서 유명한 밴드들도 참여하는데 그분들이망설임 없이'나가겠다'고 하셨는지 궁금해요. 저는 솔직히 거절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김진원 : 거절한 밴드도 있어요. 서바이벌 자체를 좋아하지 않아서 안 나온 밴드도 있고, 바로 OK 한 밴드도 있고요. 되게 좋아해서 계속 몇 번이고 나오는 밴드도 있고요. 여러 가지지요.
- 원래 2번 정도 나올 수 있는 게 아니었나요?
김진원 : 델리스파이스는 세 번까지 나왔어요.
윤도현 : 룰은 없어요. 계속 나올 수 있어요.
김진원 : 그런데 그것의 단점이 뭐냐면, 저희가 8주 동안 방송하는데 그동안에 될 수 있으면 숨은 밴드를 많이 보여주는 게 목적이에요. 그런데 한 밴드가 너무 많이 나오면 다른 밴드의 기회를 뺏는 거니까요. 뒤에 만나서 이야기해보면 (출연한 밴드들은) 자기들이 알아서 빠지더라고요. 홍대 쪽에서 '밴드의 시대 나가고 싶다' 이런 이야기가 자주 나오니까 방송에 두 세번 나가면 다른 밴드들에게 미안한 거예요. 그래서 자기들이 알아서 빠져요. 멋있어요.
![]() ▲김진원(드럼) |
- 같은 밴드가 여러 번 나오면 '홍대 인재 풀이 없는 거야?'라는 잘못된 인식을 새겨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새로운 밴드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진원 : 네. 저희도 많이 의견을 냈어요. 작가님들이 알아서 하시겠지요.
윤도현 : 추천도 많이 했어요.
- YB가 추천한 밴드를 꼽아준다면요?
윤도현 : 디아블로.
김진원 : 해리빅버튼, 블랙홀…. 이분들은 어떻게 보면 홍대 신이라기보다는 많이 활동 안 하시는 선배밴드들이잖아요? 블랙홀 같은 경우도 저희보다 훨씬선배님들인데 좀 나와줬으면 하는 밴드고, 해리빅버튼 같은 경우는 크래시에서 기타 치던 이성수 씨가 활동을 재개한 지 2년 정도 된 밴드예요. 그런 밴드가 한 번쯤 좀 나와줬으면 했어요. 저력 있는 분들이 말이에요. 예전에 밴드 하다가 다시 나오는밴드들이 나와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여태까지 나왔던 밴드와는 다른 사운드를 가진 밴드도요. 디아블로 같은 경우는 헤비메탈 신에서 대표적인 한 밴드가 나와줬으면 좋겠다 해서 추천을 했지요. 그런데 그 이후는 저희 손을 떠난 거죠.
윤도현 : 어떤 팀들을 할까, 대결을 시킬까 계속 연구하고 있어요. 이번 회(5회) 같은 경우는 달달한 밴드들이 많이 나왔어요.
- '이 밴드 나와줘서 정말 고맙다' 하시는 밴드가 있어요?
윤도현 : 다 고마워요.
김진원 : 무엇보다도 델리스파이스는 되게 고마워요. 저희가 호스트를 하면서 생각해보면, 크라잉넛이나 델리스파이스는 사실 데뷔 같은 걸로 따지면 저희와 경력이 비슷비슷해요. 그런데 저희를 호스트로 인정해주고 나오는 게 고맙지요.
- YB가 직접 나가실 생각은 없나요?
김진원 : 저희는 나가수 했었잖아요. (웃음)
윤도현 : 다른 밴드에 비해서 저희는 저희를 보여줄 기회들이 많잖아요. 여기서까지 하는 건 좀 그런 것 같아서요. 지금 모습이 저는 편안하고 좋아요.
김진원 : 무엇보다도 저희가 잘 아는 밴드들이 나오는데 저희가 스위치를 누를권한이 없어서 정말 좋아요. 그건 밴드 피플, 관객에게 다 맡기고, 저희는 공연을 본 소감만 솔직하게 말하면 돼요. 그거 자체가 즐거워요. 부담이 없다는 점이요.
윤도현 : '밴드의 시대'라는 게 즐거워요. 만날 이거만 했으면 좋겠어요.
YB : 하하하.
![]() ▲윤도현(보컬) |
윤도현 : 밴드 많은데.
김진원 : 그렇죠. 일부만 나오죠. 시즌제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윤도현 : 시즌제로 하면 좋은데 시청률이 나와야…. (웃음)
- 사실 한 분이 '시청률과 상관없이 시즌2 제작해줄 수 있느냐'고 질문하셨어요. (디시이용자 '디언사')
윤도현 : 그건 CJ가….
YB : 하하하.
- 방송을 보니까 평일에도 밴드 연습실 찾아가 연습하는 거 지켜보시더라고요. 여기에 쏟아붓는 시간이 많은 것 같아요.
윤도현 : 다른 프로에 비해서는요. '머스트' 할 때보다는 훨씬 시간을 쏟아붓는 편이에요.
- 사명감으로 방송하시는 것 같은데, 책임감 같은 게 무겁지 않나요?
허준 : 저 개인적으로는 사명감, 책임감보다는 그냥 와서 밴드들 만나는 게 정말 즐거워요. 모르는 밴드들과 친하게 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 대표적인 밴드를 꼽자면요?
허준 :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3호선 버터플라이 이런 친구들이요.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와 3호선 버터플라이는 이름은 예전부터 많이 들어봤지만, 음악을 찾아서 들어보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이거 하면서 그들의 음악을 들어보고 '진짜 엄청난 밴드들이 우리나라에도 되게 많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도 어디 왔다갔다하면서 3호선 버터플라이 음악을 자주 들어요. 그리고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는 진짜 그 친구들과 친해져서 정말 좋아요.
- 방송하면서 '이 밴드 다시 봤다' 한 팀씩 추천해 주신다면요?
YB : (한동안 침묵)
김진원 : 우와, 참 많아서요. 한 팀만 꼽기가 어려워요.
김진원 : 저는 장미여관이…. 참 남더라고요. 남아요.
윤도현 : 저는 솔루션스요. 좋아요. 아주 쿨한 밴드예요. 걔네 세션들도 정말 잘해요. 베이스와 드럼이 정말 좋아요.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장미여관, 솔루션즈, 쏜애플,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
- 그럼 요즘 가장 눈여겨보고 있는 밴드는?
허준 : 저는 쏜애플,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요.
윤도현 : 저도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요. 오리지널리티가 강하더라고요.
김진원 : 밴드의 시대 출연 중인 밴드 모두요. (웃음)
- 이건 한 분이 스캇을 콕 찍어 질문하셨는데, 좋아하는 한국 인디밴드 3팀만 알려주세요. (디시이용자 'ㅇㅇ')
스캇 :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노브레인이요. 좋아한 지 꽤 됐어요. 그리고 요즘 밴드의 시대 하면서 3호선 버터플라이가 정말 인상 깊더라고요. 연주실력을 넘어서 밴드 사운드와 에너지에 매력을 느꼈어요.
- 그럼 영국밴드 중 한 팀을 추천해준다면요?
스캇 : 글쎄요. 요즘엔 많은 한국분이 영국 밴드들을 많이 아시는 것 같더라고요. 음…. '더 킨크스(The Kinks)'라는 밴드가 있는데, 제가 정말 좋아하는 밴드예요. 펑크 음악사에서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팀이고요. 요즘엔 '더 크립스(The Cribs)'라는 밴드가 좋더라고요. 몇 년 전 한국에서 공연한 걸로 알고 있어요.
![]() ▲더 킨크스(위)와 더 크립스 |
- 본인들이 생각했을 때 '이 밴드가 이길 것 같았는데, 관객들은 반대편 밴드에 승리를 줬다' 한 대결이 있었나요?
윤도현 : 윈디시티와 제이레빗이요(1회). 저는 윈디시티가 이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제이레빗이 이기더라고요. 윈디시티가 그때 퍼포먼스가 거대했거든요. 그랬는데 제이레빗이 피아노 한 대로 윈디시티를 이겨버리더라고요. 깜짝 놀랐습니다. 관객들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구나 했죠.나가수 때도 그랬어요. 그때도 우리가 봤을 때 참…. 예를 들어 임재범의 '여러분' 같이 워낙 월등한 무대가 나왔을 때는 '무조건 저게 1등이다' 누구나 그랬는데 그렇지 않고 의견이 갈릴 때가 있잖아요? 정말 예측불허. 그런 것도 똑같았어요.
- 저는 개인적으로 제이래빗이 더 좋았어요.
허준 : 저도 사실은…. (웃음)
김진원 : 깔끔하게 나왔지.
윤도현 : 저만 아닌가요? (웃음)
허준, 김진원 : 집중력이 좋았어요.
- 윈디시티가 저는 어려웠어요.
김진원 : 그 노래를 보통사람들이 들었을 때 약간 '다운' 시킨 감이 없지는 않지요. '오늘 밤' 비트를 약간 레게로 했긴 했지만.
허준 : 저는 몽니가 마지막 3팀 남았을 때 이길 줄 알았어요.(4회) 3팀이 준비를 많이 했지만, 몽니도 정말 준비 많이 했고, 뮤지컬 '헤드윅'과 미묘하게 연결되는 고리도 되게 멋있었고요.
김진원 : 그전에 뭐였지? 음…. 생각이 안 나네. 저는 무대를 볼 때어떨 때는 집중력이 있으면서 관객의 호응을 잘 이끌어내는 팀이 우승할 거라는, 이길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그것보다도 약간 더 감동이 있는 팀이 더 응원받더라고요. 나가수 때도 그랬던 것 같아요. 잘 하고 관객이 일어나서 호응하는 것도 좋지만, 약간 눈물이핑 돌게 만드는 게 있으면 그 사람에게 표가 더 가는 것 같아요.
윤도현 : 울어야 해요.
김진원 : 무릎을 꿇어야 해요. (웃음) 그런데 여기는 밴드피플이 오히려 호응 쪽으로 가는 것 같아요.
윤도현 : 여기는 좀 다른 것 같아요. 연령대가 나가수보다는 조금 어려서 감동보다는….
김진원 : 같이 하는, 밴드와 관객이 하나가 딱 됐을 때 표가 많이 나와요.
윤도현 : '곡에서 몇 번 소름 끼치게 미치는 느낌을 받았느냐' 그런 것을 보는 것 같아요.
- 시청률이나 반응 같은 건 본인들이 예상한 대로 나오는 것 같아요?
김진원 : 반응 좋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요. 밴드들이 나가고 싶어 안달이라는 소리도요.
허준 : 그 두 소리는 정말 많이 들어요.
윤도현 : 그런데 시청률이…. (웃음) 잘 나오겠지요.
- 이 방송 하시면서 음악 듣는 사람들에 대해서 크게 깨달은 점이 있나요?
김진원 : 저는 그것보다 음악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더 많이 깨닫게 돼요. 매주 후배 밴드 6팀이 하는 걸 보잖아요? 그걸 보면서 '아, 저건 되게 좋다' 그리고 '저렇게는 하지 말아야겠다' 이런 게 조금씩 보이더라고요. (웃음) 다음에 우리가 편곡 작업을 하든 공연을 하든 뭘 하든 간에그게 많이 도움될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요.
- 밴드의 시대 참가하는 밴드들을 보면 느끼는 점이 참 많을 것 같아요. (디시이용자 '부발디아', 'ㅈㄴㄱㄷ')
윤도현 : 제발 좀 더 유명해지고 잘 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돈도 많이 벌어 연습실도 가지고 음악만 하면서도 먹고살 수 있게 됐으면 해요. 저 애정이 넘쳐요.
허준 : 저는 나자신을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나라에도 좋은 밴드 정말 많다는 걸 느껴요.
![]() ▲허준(기타) |
- 이 프로그램 끝나고 곧바로 9집이 나오는 건가요?
윤도현 : 네. 25일에 나와요.
- 뮤지컬(윤도현은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 유다 역을 맡았다) 때문에 9집 발매를 늦췄다고 들었어요.
윤도현 : 한 달 늦췄어요. 원래 5월 하순이었어요.
- 어차피 이 프로그램과 겹쳐서 5월에는 내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윤도현 : 잘 된 것 같아요. 뮤지컬도 끝났고, 밴드의 시대도 끝나니까 집중력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너무 바쁜 거 아니에요? 안 쉬는 것 같아요.
김진원 : 네. 저희 사장님(윤도현)이 좀 그렇죠.
윤도현 : 저희 회사가 사장을 굴려요.
김진원 : 저희는 좀 한가해요. 하하하. 음반 만드느라 바쁘죠.
- 9집 스포 좀 부탁드려요. (디시이용자 '진격의 훈다', 'ooo')
김진원 : 9집 스포라…. (웃음) 기대하셔도 되요.
- 좀 재밌는 스포 없나요?
윤도현 : 뮤직비디오가 되게 재밌을 거예요.
- 직접 연기하세요?
김진원 : 주인공이에요.
윤도현 : 다 나와요.
김진원 : 다 나와요? 아직 스토리를 잘 몰아요. 하하하.
윤도현 : 아직 브리핑을 못 했어요. (웃음) 시나리오 나왔고, 머릿속에 구상 다 돼 있고, 재밌을 것 같고. YB 뮤직비디오 중 가장 진지하고 웃긴 비디오가 나올 수 있어요.
- 9집 녹음을 원테이크로 한 이유가 궁금해요. (디시이용자 'ㅇㅇ')
윤도현 : 템포 때문이에요. 템포를 우리 마음대로 끊었다, 늦췄다 하고 싶었어요. (비트) 클릭을 듣고 하면 템포를 그렇게 못 하잖아요. 또 하나는 우리 YB는 록음악이 음원용 음악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록은 현장성이 강하잖아요. 그러다보니까 우리 모습이 가장 빛날 때가 공연장이거든요. 그래서 그냥 라이브로 다 가자 했지요
- 혹시 틀린 것도 다 녹음했나요?
김진원 : 틀리면 다시 했어요. 맞을 때까지.
윤도현 : 연습실에서 연습을 좀 해놓고 녹음실로 옮겨서 녹음했죠. 원테이크로 녹음할 수 있는 녹음실이 우리나라에 별로 없어요. 2개 있나? 그중 하나가 불광동에 있는데 주로 트로트하시는 분들, 연주하시면서 녹음하는분들의녹음실이에요. 저희가 거기로 장비를 다 싣고 갔지요. 그래서 무진동 차량을 섭외했어요. 릴 테이프 같은 경우는 테이프로 녹음하니까 진동이 생기면 기계가 고장 날 수도 있거든요. 진공관 엠프도 그렇고요. 무진동 차량이 있어서 그걸로 옮겨서 한 방에 녹음했지요.
- 이건 윤도현 씨께 질문하는데, 이번 앨범 발매를 앞두고 얼마 전 SNS 탈퇴를 선언하셨잖아요. 왜 그러셨어요? (디시이용자 '마술연필')
윤도현 : 사실 트위터는 이제 별로 재미가 없더라고요. 또 스마트폰 자체가 때론 안티 소셜이기도 하고.
- 금단현상은 없어요? (디시이용자 '마술연필')
윤도현 : 없진 않죠. 특히 요즘 앨범 나오니까 아쉬운 게 좀 있긴 해요. 할 말이 정말 많은데…. 또 글로 표현하는 맛이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소통할 수 있으니 괜찮습니다. (웃음)
- 계정 탈퇴는 계획인가요, 충동적인 결정이었나요?
윤도현 : 충동적이긴 하나… 오래전부터 가끔 탈퇴할까 말까 고민은 했었어요. 사실 탈퇴할 때 망설이지도 않았어요. 그게 뭐 대단한 거라고. (웃음)
- 예전에 '윤도현의 모텔탐방기'라는 책을 내신다고 한 적이 있는데 아직도 계획 중이신가요? (디시이용자 'ㅂㅂ')
윤도현 : 네. 올해 꼭 책을 완성해서 내년에는 내고 싶어요.
- 이번 9집 타이틀곡에 율동을 넣을 생각은 없나요?(디시이용자 '유ㅇ다')
김진원 : 예전에 5집 할 때 '거울'에서 율동을 했는데….하하하.
윤도현 : 그런 것은 절대 다시 하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요? (웃음) 간단한 제스쳐 정도는 하면 재밌을 것 같긴 한데 율동까지는 아닌 것 같아요. 저희가 율동을 해봤거든요. 안무가도 있었고. 뭐하는 짓인가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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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B라는 밴드가 나가수 전에는 대중들에게 '윤도현과 밴드들' 같은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밴드 'YB' 잖아요? 나가수 이후첫 앨범이라 YB의 새 앨범에 대해 주변의 관심과 기대가 엄청날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부담을 좀 느끼셨을 것 같아요.
윤도현 : 부담감이라기보다는 우리 스스로 만족할 앨범이 나올 때까지 앨범 내지 않고 계속 만들자고 했어요. 그래서 곡도 많이 썼고, 많은 곡이 탈락했고, 그중 10곡만 수록한 겁니다. 그리고 스캇 들어온 이후의 첫 앨범이에요. 스캇이 큰 역할을 많이 했어요. 대부분의 곡 작곡에 참여하고, 저와 같이 공동작업을 많이 했지요. 얘를 배려해서 그런 게 아니고 스캇이 만들어준 곡들이 우리에게 굉장히 신선했고, 신선만 한 게 아니라 좋기도 했어요. YB도 잘 아는 친구니까 적절하게 영국의 록과 한국의 록, YB의 색이 잘 조화된 앨범이 나온 것 같아 만족스럽습니다.
- 9집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어떻게 하실 수 있나요? (디시이용자 'ㅅㅇㅅ', 'ㅂㅂ')
윤도현 : '쌩'. 진짜 '쌩'입니다. 그야말로 '쌩'. 요즘 친구들이 많이 아는 그런 록과는 굉장히 달라요. 날것의, 날생선 같은 그런 느낌이 되게 강한 앨범이에요. 진짜. 되게 아날로그예요. 녹음도 아날로그로 했고, 더빙도 거의 없고요. 우리가 직접 라이브로 할 수 있는 것들로만 했으니 키보드나 전자음 같은 것도 다 제 것으로 만들었어요. 라이브를 할 수 있게 다 했으니진짜 '쌩'이죠. 그런 면에서 자부심이 있고, 멤버들도 이번 앨범 끝나고 자부심을 다 가지고 있을 거예요. '아 이걸 우리가 녹음했구나' 이렇게요.
김진원 : 9집? 글쎄요.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워요. 늘 9집 하면서 머릿속에 있는 문장이 '백 투 더 베이직'이었어요. 그러니 '베이직'이요. 사운드 자체도 릴을 돌리면서 디지털을 떠나 약간 아날로그로 다시 시도했고, 큰 방에 각자 엠프 다 넣고 하는 그 자체가 상당히 기본적인 마인드로 돌아간 거거든요. 레코딩 자체가요. 그래서 그게 머릿속에 계속 있었어요. 뭔가 다시 걷어내고 초심으로 돌아가는 느낌.
스캇 : 다양한 것들이 막 섞여 있어요. 아티스틱하고, 창조적이고….
- 한 단어로 결론 내주세요. (웃음)
스캇 : 어려워요. 하하하.
윤도현 : 이번에 전체 재킷 아트 디렉터를 스캇이 했어요.
- 원래 미술 전공하셨다고 들었어요. 영입 잘하셨네요. (웃음)
윤도현 :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웃음)
- 스캇이 새로 정식 영입된 이후 달라진 점이 있나요? (디시이용자 'Oo슈oO')
윤도현 : 아까 말씀드렸듯 스캇이 이번 앨범의 거의 모든 곡 작곡에 참여해서 저희 음악이 좀 바뀌었어요. 영국과 한국의 적절한 믹스 교합이 좋아졌어요. 그리고 젊어졌죠.
허준 : 사운드가 확장됐고요, 음악 정보를 얻는 게 좀 더 빨라졌어요. 많이 있어요.
김진원 : 스테이지 액션이 살아나고 있습니다. 하하하.
- 스캇은 YB 밴드 멤버가 된 것에 대해 부담감 같은 건 없었나요? YB는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밴드잖아요.
스캇 : YB와는 YB가 한국 음악계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기 전부터 친구여서 그게 많이 도움됐지요. 물론 몇몇 상황에서는 부담감도 느끼긴 했는데, 밴드가 유명하든 안 유명하든 멤버가 부담을 갖는 건 다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그냥 자기 일 잘하고 즐기면 돼요. (웃음)
![]() ▲스캇(기타) |
- 한국에서의 삶은 어때요? 적응하기 괜찮나요?
스캇 : YB 멤버로서 처음 활동할 때와는 조금 달라지긴 했어요. 한국에서 제 음악인생에 대해 더 많이 배우기도 했고…. 또 YB와 함께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기도 했어요. 그건 저뿐만 아니라 멤버들도 마찬가지고요. 다 같이 매년, 매번배워나가고 있어요.
- 한국어는 좀 늘었어요? (디시이용자 'ㅇㅇ')
스캇 : 저 한국어 진짜 못해요. 학교 다닐 때 외국어 과목 제일 못했어요. 제가 몇몇 분야에 재능을 가지고 있긴 한데 (웃음) 언어는 정말 아니에요. 가끔 방금 배운 거 잊어버릴 때마다 짜증이 아주…. 하하하.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언젠가 한국어 잘하겠지요? (웃음)
- 당연히 전국 투어는 하시겠지요? (디시이용자 'ooo', '부발디아')
윤도현 : 그건 모르겠어요. 앨범이 흥해야…. 하하하.
- 해외 갤러분이 공연에 맞춰서 한국에 들어오시겠다고 하시더라고요. (디시이용자 'ooo')
윤도현 : 저희는 공연하는 게 제일 좋아요. 그런데 잘 되어야 하니까요. 공연하기는 할 거예요. 그런데 그게 전국투어로 이뤄질지는 모르겠어요. 하긴 할 겁니다.
- 그런데 소규모 클럽에서 장기공연을 원하는 팬들도 있더라고요.
김진원 : 그렇게 하는 것도 지금 사운드가 되게 어울릴 수 있어요. 전에도8집 내고 V홀에서 공연해봤는데 모르겠어요.
윤도현 : 그것도 열어놓고 있어요.
김진원 : 생각을 해보고요.
윤도현 : 공연기획사와 계속 공연을 어떻게 만들까 상의 중입니다.
김진원 : 클럽 공연도 재밌어요.
- 아까 초심을 말씀하셨는데, YB에게는 '초심'을 잃지 않는 밴드라는 평가가 많아요. 요즘도 초심을 잃지 않았다고 생각하세요? (디시이용자 'ㅇㅇ')
YB : 네.
김진원 : 늘. 그런 걸 안 잃으려고 하는 게 어떻게 보면 자기 관리나 마인드 관리, 체력관리. 그리고이 모든 게 하나라고 생각해요. 사실 저희는 월드컵 이후에 유명세를 타면서 이런 걸 한 번 겪었어요.
- 질풍노도의 시기?
YB : 네.
김진원 : 어깨도 거들먹거려 봤어요. 나이가 들면서 아이들도 키우고 그러다보니까 다시 겸손해지더라고요.
- 전 '초심'이 궁금해요.
김진원 : 음악 하는 사람이 그런 거 있잖아요. 밴드를 결성해서음반을 내고, 공연장에서 공연하기 위해, 그것 하나를 위해 계속 나아가는 것. 사실 그거예요. 연습실에 처박혀 온종일 드럼만 치면 생각이 그거 하나뿐이에요. 앨범 내고 멤버들과 함께 공연하고, 그게 항상 머릿속에 있는 거죠. 그걸 지금도 계속 가지고 있는 거예요. 하루에 몇 시간씩 나가서 연습하고, 계속 음악생활 하고, 운동하고…. 그게 YB 속에서 점점 더 건강하게 굴러가고 있어요. 모여서 술만 마시고, 퇴폐적으로 가는 게 아니라 좀 더 건강하게 가요.
윤도현 : 뜨거운 사람들이에요. 초심이 뜨겁지 않으면 안 돼요.
김진원 : 열정이 있는 거죠.
![]() ▲박태희(베이스) |
윤도현 : 일이 없는 날도 진원이형은 연습실에 출근해요. 온종일 연습하고 집에 가서 밥 먹고 자고. 허준도 연습 끝나면 기타 조그마한 톤 때문에 고민하고. 새벽에 한 번 연습실에 간 적이 있는데 얘 혼자 연습하고 있더라고요. 새벽 네 시에.
태희형은 음악적 감각이 많이 떨어지신 분이에요. 그걸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음악일기라는 걸 써요. 매일 1초든 1분이든 3분이든 창작을 하는 거예요. 사실 창작의 딜레마가 있었거든요. 그렇게 몇 년을 하더니 결국 이번 앨범에서 해냈어요. 베이스라인을 들으면 감동이 와요. 저는 울컥울컥 해요. 이 형이 본인 스스로 만들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요. 지금도 그렇게 연습하고 노력해요. 허준? 얘가 초심을 잃었죠.
YB : 하하하.
- 어떻게 잃었나요? (웃음)
윤도현 : 좀. 정신 좀 차려야 할 것 같아요.
- 인기에 도취되셨나요?
윤도현 : 장난 아니에요. 하하하.
김진원 : 그런데 초심을 잃은 건 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면 예전에도 이랬던 것 같아요.
윤도현 : 아, 원래 이런 애인 것 같아요.
- 도대체 어떠시기에.
윤도현 : 그냥 누가 시키면 하고, 안 시키면 참견 안 하고 가만히 있고. 하하하. 원래 스타일이에요.
김진원 : 얘는 사전이에요. 누가 펼쳐줘야지 자기 스스로는 잘 안 하더라고요. 몇 년을 해봤는데 자기 스스로 안 나오더라고요. 옆에서 자극하면 나와요.
윤도현 : 곡을 쓴 것도 많은데 들려주지도 않으니까요. 창피하대요.
- 왜요?
허준 : 잘 안 맞는 것 같아요. YB에서 쓸만한 곡들은 아닌 것 같아요.
- YB는 장르를 다양하게 하는 록밴드로 알려졌잖아요.
허준 : 물론 다들 그런 능력들은 있지만, 어쨌든 앨범에서는 뭔가 통일성, 정체성이 있어야 하니까요.
김진원 : 이번에 한 곡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녹음 못 했어요.
- 아, 그건 슬픈데요? 하하하.
윤도현 : 그 곡은 쟁여놨다가 언제든지 쓸 수 있어요.
김진원 : 가사를 제가 썼어요. '흑백사진' 이후 허준 작곡, 김진원 작사 두 번째 작품이 나올 수 있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웃음)
윤도현 : 무려 13년 만에 둘의 합작품이 나올 뻔했는데 시간이 없었어요.
김진원 : 거의 다 끝났었거든요.
- 이번 앨범에 혹시 두 가지 장르를 섞어서 만든 음악이 들어가 있나요? 예를 들어 '락뽕' 같이요.
윤도현 : 그런 게 있을 거예요. 중년 남성들이 노래방에서 고래고래 소리 지르면서 노래 불러도 누구도 뭐라 할 수 없는 그런 노래요. 이제 노래방에서 '사랑 Two' 그만 부르시고요. 다들 지겹다고 하니까. (웃음) 록킹한 곡인데 중년 남성들이 부를 수 있는 곡을 하나 넣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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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40대가 어떻게보면 록음악의 세례를 직접 받은 세대인데 정작 요즘 이들을 위한 록은 별로 없더라고요.
윤도현 : 이번에 있습니다. 확실하게 있습니다.
김진원 : 조금 부르기 힘들텐데.
윤도현 : 못 불러도 돼요. 고래고래 부르세요. 술 마시고 고래고래 하잖아요? 그 느낌으로.
- YB 노래 중에 뒤늦게 빛을 발하는 곡이 많은데, 이 곡만은 대중들에게 꼭 알리고 싶다 하는 곡이 있나요? (디시이용자 'ㅇㅇ')
김진원 : '흑백사진'이요.
윤도현 : 전 '박하사탕'이요.
김진원 : 히트를 못 한 게 아깝더라고요.
윤도현 : 최근에 조금 유명해졌어요. 오디션에서 불려서.
김진원 : 공연 때도 좀 하고. 노래가 좋아요.
스캇 : '88만 원의 Losing Game'이요.
- YB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세요?
윤도현 : 좋았죠. 운이 따르는 밴드예요. 되게 감사하죠.
김진원 : 적시 적소에 사건들이 있었으니까요. 좋은 걸로요. 저희가 밑바닥에서, 대학가를 돌면서 공연으로 쌓아왔던 게 2002년에 터져 줬고, 또 우리 사장님이 뮤지컬, 영화 이런 것도 많이 하시고. 외국 공연도 사실 저희가 노력해서 했긴 했지만, 그렇게 다녀온 팀들도 좀 되나요?
- 그 운이 본인들의 노력보다 크다고 생각하나요?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김진원 : 노력보다는 크다고 생각해요. 더 많은 운이 왔다고 봐야겠지요.
- 혹시 노력하면 다 된다고 생각하나요? 아님 노력해도 안 되는 게 있다고 생각하나요? (디시이용자 'ㅇㅇ')
허준 : 당연히 노력해도 안되는 게 있죠.
김진원 : 그래도 해볼 만큼은 해 봐야 그걸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윤도현 : 안 되는 건 안 되는 게 슬픈 현실인데, 노력해서 안될 건 노력을 해봐야 알 수 있기에 일단 들이대야 해요. 하하하.
- 밴드 하는 사람들이 자꾸 YB를 롤모델로 삼는데, 뿌듯함과 부담감 중 어떤 게 더 큰가요?
허준 : 음…. 사실 부담스러워요.
윤도현 : 저는 반대입니다. 뿌듯함만 가득합니다. 하하하.
김진원 : 저도 뿌듯해요.
- 대표적인 장수 밴드인데, 밴드생활을 오래 하기 위해 각자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디시이용자 'ㅇㅇ')
허준 : 최대한 건강하게 살려고 해요. 살아 있어야 밴드도 하죠? (웃음)
김진원 : 건강을 유지하고, 자주 연습도 하고, 철 안 들려고 노력하지요.
윤도현 : 전 밴드를 하고 싶어해서 별로 노력하는 게 없어요. 그냥 내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요.
- 혹시 YB 내에서 다른 포지션이나 악기를 연주할 수 있다면 뭘 하시겠나요? (디시이용자 '쟁이')
허준 : 사실 그렇게 해본 적이 있는데 별로였어요. (웃음)
김진원 : 나는 보컬!
윤도현 : 드럼! 저 원래 드럼으로 밴드 시작했어요.
스캇 : 사실 이건 YB 스타일은 아닌데, 플루트 연주자와 함께 공연해보고 싶어요. 그루브한 록 음악과 플루트는 의외로 조합이 괜찮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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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B를 보고 '모범적인 로커'라고 이야기하는데 흔히 '로커는 로커다워야 한다'고 하잖아요.
김진원 : 로커다운 게 뭔지.
- 그러니까요. 저도 궁금해요. 도대체 그들이 말하는 로커다운 로커가 뭔지.
윤도현 : 그런 건 이제 좀 집어치우시라고 하고 싶어요. 도대체 로커가 뭔지 그걸…. 우리보고 '로커가 뭐 이래, 담배도 안 피우고' 그러시는데폐암에 걸려야 로커인가요? 그건 통념에서 나온 이야기인데 그런 건 이제 좀…. 하하하.
- 그러니 YB가 정의하는 '로커다워야 한다'는 건요?
윤도현 : 솔직하다는 거죠. 그 순간에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
김진원 : 그리고 건강해야 해요. 롤링 스톤즈(The Rolling Stones)가 아직도 존재하는 건 건강해서 그렇고, 아이언 메이든(Iron Maiden)의 보컬리스트가 아직도 방방 뛰어다니는 건 건강해서 그래요. 술 마시고 여자 만나는 거? 그러면음악을 하지 말고 그것만 해야죠. 음악을 하기 위해서는 운동도 열심히 해야 해요. 정말 무대에서 에너지를 발산할 준비를 하고요. 어떻게 보면 록밴드들이 막 나올 시기에 그런 이미지가 심어져서 아직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사실 그렇지 않아요. 퇴폐적인 척하는 거지 사실상 퇴폐는 아니죠. 척만 해야 해요.
윤도현 : 그걸 예술로 풀어내는 거지 그렇게 살면 안 되죠. 제가 도어즈(The Doors)를 좋아한다고 해서 짐 모리슨(Jim Morrison, 도어즈 보컬)의 삶까지는 닮고 싶지 않거든요. 도어즈의 음악 세계를 좋아하지요. 그 사람이 살아왔건 걸 동경하지는 않아요.
- YB가 생각하기엔 꿈이 중요한가요, 돈이 중요한가요? (디시이용자 'Oo슈oO')
윤도현 : 꿈이죠, 당연히. 그런데 꿈을 이루기 위해선 돈도 필요한 게 함정이라는 거. 하하하.
김진원 : 꿈속에 돈이 숨어 있어요.
스캇 : 100% 꿈이죠. 전 여지껏 살면서 큰 돈을 벌기 위해서 일을 선택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돈 때문에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만약 제가 큰 집을 샀어요. 그거 죽을 때 들고가는 거 아니잖아요? 하지만추억은 영원해요.
- 록음악이 친 대중적이지 못하게 하는 것 중 어떤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생각하나요?
윤도현 : 시끄러운 거? (웃음) 그리고 음원 시장 위주인 것 같아요. 사실 록은 음원용 음악이 아니잖아요. 현장성이 강해서 록은 라이브에서 빛나죠.
허준 : 록 음악에도 정말 종류가 많아요. 충분히 대중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는 장르도 있어요.
- 이제 6월이 되었는데, 올 상반기는 계획한 대로 잘 이뤄졌어요?
윤도현 : 네. 비교적 잘 이뤄졌어요. 특히 새 앨범 아트웍과 프리프로모션 등 디컴퍼니 출범도 아주 성공적이죠.
허준 :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앨범 결과가 나와야 잘 이뤄졌는지 알 것 같아요. (웃음)
- 바쁘신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동영상 인사말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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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작 때 전날까지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무대에 올랐던 윤도현은 말 한마디 쉽게 내뱉기 어려울 정도로 지친 모습이었다. 하지만 "만날 이거만 했으면 좋겠어요"라는 그의 말처럼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그는 '밴드의 시대'를 녹화한다는 즐거움에 에너지가 충전되는 듯해 보였다. "밴드와 친하게 되는 게 좋은 것 같다"는 허준은 방송 녹화 전까지 이 밴드 대기실, 저 밴드 대기실 문을 활짝 열며 참가밴드 멤버들과 하하호호 이야기를 나눴고, 덕분에 그의 눈은 내내 반달형 모양이 되었다. 이들에게 '밴드의 시대'는 일터라기보다는 그냥 놀이터로 보였다.
'밴드의 시대'에 출연한 많은 밴드가 선사한 즐거운 무대는 이제 YB의 몫이 되었다. 6월 25일, 이들은 무려 4년 만의 정규앨범인 9집 '릴 임펄스(REEL IMPULSE)'를 들고 그들이 해야 할 일을 하러 무대로 간다.
옛말에 '받은 만큼 돌려준다'라는 말이 있다. 4년 동안 한결같은 지지로 이들의 새 앨범을 기다려 온 팬들의 염원과 '밴드의 시대' 출연 밴드들로부터 엄청난 에너지를 받은 YB에게 올해는받은 만큼 돌려줄 한 해가아닌가 싶다. YB가가장 빛나는 순간을 고스란히 담은 이들의 새 앨범과 앞으로 펼쳐질YB의 라이브 공연, 이제 우리도 YB처럼신 나게즐기기만 하면 된다.
사진 = YL, 디컴퍼니, CJ E&M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