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뚜껑이 열리고 절반 넘게 드라마가 진행된 현재, 시청자들은 한 남자배우의 연기에 주목하고 있다. 남편과 이혼하고 딸과 함께 친정으로 돌아온 혜신(손태영)에게 한 눈에 반해 서툰 짝사랑을 시작한 빵집 사장 서진욱이었다.
첫 등장에서부터 약간은 무서운 포스를 내뿜으며 등장한 서진욱은 그러나 혜신 앞에만 있으면 실수를 연발하는데다가 혜신의 딸 우주의 단호해서 단호박 같은 견제까지 겹쳐 보는 이들도 안쓰럽게 하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흘러나오는 그의 인간미넘치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호감을 사는데 충분했고, 이들은 그에게 '빵빵맨'이란 별명을 붙여주며 박수를 아끼지 않고 있다.
빵집 사장에서 어느새 '빵빵맨'이란 호칭이 더 익숙해진 서진욱을 연기하는 배우는 데뷔 12년차의 배우 정우다.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영화 '바람'을 통해 고교시절을 보낸 남자라면 한 번 쯤 고개를 끄덕일 법한, 현실에서 그대로 나온 듯한 고교생 '짱구'를 소화해내며 남성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미 호감을 듬뿍 얻은 그는 '최고다 이순신'을 통해선 여성 시청자들에게도 범상치 않은 존재감을 선사하고 있다.
![]() |
<프로필>
이 름 : 정우
생년월일 : 1981년 1월 14일
데 뷔 : 2002년 영화 '라이터를 켜라'
- 영 화
2002년 : 라이터를 켜라, 품행제로
2003년 : 동갑내기 과외하기, 바람난 가족, 불어라 봄바람
2004년 : 그 놈은 멋있었다, 돌려차기
2005년 : 그때 그 사람들
2006년 : 사생결단, 짝패,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
2007년 :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2008년 : 숙명, 스페어
2009년 : 바람
2011년 : 인류멸망보고서
2012년 : 붉은 가족
- TV
2005년 : 루루공주, 슬픈 연가
2007년 :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못된 사랑
2009년 : 신데렐라 맨, 녹색마차
2010년 : 민들레 가족
2012년 : 칠성호, 최고다 이순신
- 안녕하세요. 디시인사이드입니다.
안녕하세요.
- 최고다 이순신 갤러리는 보시죠? (디시 이용자 'ㅇㅇ', '순살양념', 'ID패기왕')
처음에는 몰랐는데, 태영이 때문에 알았어요. 태영이에게 이야기 듣고 매니저 친구와 봤죠. 그다음부터는 방송 끝날 때 타이밍 봐서 들어가 글 봐요.
- 의외네요.
어우~ 보더라고요. 저희 드라마 팀들은 대부분 알 거예요. 많이들 보시더라고요.
- 인증글 좀 써 주세요.
써도 돼요? 진짜로요?
- 네. 인증샷과 함께요.
그런데 제가 컴맹이라 어떻게 쓰는 줄 몰라서…. (웃음)
- 저희 쪽에서 '빵빵맨'으로 인기가 많아요. (디시 이용자 '리얼좋아')
하하하. 저도 알아요.
- 왜 빵빵맨인지 아세요? (디시 이용자 '♨짜파게티')
모르겠어요. 빵집에서 나온 대사인 '빵빵거리지 말라고' 그거 때문에 그런가?
- 그것 때문이기도 하고요, 빵에서 나와 빵집 열어서 '빵빵맨'이기도 하고요.
아! 그렇구나.
- 그 별명 처음 들었을 때 어땠어요?
그냥 딱 저인 줄 알겠더라고요. 빵 이야기가 나오니까요.
- 별명 하나 더 있던데.
뭐예요?
- '시크릿 콜렉터'요. (디시 이용자 'ID패기왕')
그건 뭐지?
- 순신이 자매 비밀을 가장 먼저 알았잖아요.
아~. 이야~. 또 그러네. (웃음)
- 네티즌들이 별명을 참 잘 짓지요? 하하하.
좋은 글들 보면서 많이 힘 얻고 있어요.
- 혹시 기억나는 글 있어요?
재밌다, 웃기다… 빵빵맨도 XX으로 되나? 빵빵맨도 XX짓하나?
- 으하하하. 그게 뭐예요.
약간 소심한 행동을 보고 '빵빵맨도 바보 되나?'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 저는 하도 빵빵거려서 혹시 별명을 노리고 한 애드립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어요.
애드립이긴 해요. 빵빵거리지 말라는 거. 아, 애드립인가? 하도 믹스를 해서요. 좀 섞여 있어요. 또 감독님과 이야기하면서 추가적인 거 만들기도 하고요.
- 작품에 애드립을 좀 많이 넣으시는 것 같아요.
음, 좀 부각하게 할느낌이 있는 신이라면 그걸 증폭시키기 위해서 하는 편이긴 한데….
- 사람들이 제일 의심하는게 조정석 씨와의 '어떡하지' 장면이더라고요. 서로 애드립 친 것 같다고요. (디시 이용자 'ID:패기왕', '♨짜파게티')
하하하하. 정석이와 할 때 '이거 좀 해도 되나?' 했죠. 재밌는 장면이니까요. 그래서 했는데 잘 받아치더라고요.
![]() |
- 조정석 씨께 미리 한다고 이야기안 하셨어요?
아유~ 그런 걸 뭘 이야기해요. 하하하.
- 왠지 NG 많이 났을 것 같아요.
저는 그때 재밌는 장면인데 정석이는 약간 무거운 느낌이었어요. 정석이 감정선도 있어서 이걸 어떻게 하는 게 맞는가 감독님과 정석이가고민하는 시간이 조금 있었죠. 저야 뭐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되고. 풀어져 있는 캐릭터니까요.
- 정우 씨 혼자 드라마에서 붕 뜬 느낌이 든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다른 캐릭터는 솔직히 다 진지한 편이죠.
네. 맞아요. 그런데 저나 주변 분들은 쉼표의 느낌으로 많이 받아주시더라고요. 10명의 사람이 있다면 모두 다 만족을 줄 수 없잖아요? 그래도 반수 이상 분들은 긍정적으로 생각해주시더라고요.
- 빵빵맨이 나오는 부분이 드라마에서 제일 재밌다고 해요.
그러니까요. (웃음)
- 본래 성격이 빵빵맨과 비슷하나요?
그 친구는 조금 업되어 있는데, 저는 그 친구처럼 사방팔방 업되는 스타일은 아니고 좀 친한 사람들이나 호흡 맞는 사람들과는 있을 때 업되고, 기분도 밝게 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현장에서 촬영할 때도 그렇고요.
- 똑닮은 부분을 찍어준다면요?
잘 웃어요. 거기서 행동하는 몸짓이나 말투, 감정선 그런 것들은 제 안에 다 있는 거예요. 그런데제 생각에는 많은 부분을 보여드리지는 못한 것 같아요. 밝은 모습, 재밌는 느낌을 좀 많이 보여줬는데 가끔 화내는 모습도 제 안에 있는 거고요.
- 아이유 씨한테 싸리비로 맞는 장면이 있었는데 진짜 맞았어요? (디시 이용자 'ㅇㅇ', 'ㅇㅇㅇ')
그때 아이유와 붙는 연기가 처음이었을 거예요. 맞아요. 처음이에요. 처음인데다가 제가 오빠니까 어려워하더라고요. 저는 때리는 연기를 할 때 남자 배우의 경우뺨이나 뒤통수등의가벼운 터치는 리얼로 가는 편이에요. 그게 제 연기에도 도움이 되고 상대방도 리액션하기가 좋지요. 그래서 막 하라고 했는데,정말 막하더라고요. 하하하.
![]() |
- 멍도 실제로 들은 거예요?
들었죠. 이마였던가? 촬영할 때는 몰랐어요. 그런데 아이유가 순발력이 되게 좋아요. 어떻게 하다가 빗자루로 제 몸 한 쪽을 때렸는데 제가 '아!' 하니까 '어머!' 하더니 그냥 다시때리더라고요. 잘하더라고요. 정말.
- 사실 아이유 씨가 주연으로 발탁됐을 때 사람들이 걱정을 많이 했어요.
인지도 부분이나 가수로서의 입지가 있고, 연기자로서의 입지는 약했잖아요. 그게 부각된 상태에서 작품에 들어가니까 그런 거죠. 그런데 저는 이런 경우인 것 같아요. 정말잘생긴 배우나 예쁜 배우들이 남들 하는 것만큼 연기했는데도 연기력 논란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 이 친구도 인기나 스타성 때문에 능력이많이 가려진 게 아닌가 싶어요. 지금은 다들 인정하는 분위기니까요.
- 순신이네 집에서 밥 먹다 밥알 뿜는 장면이 있었는데, 밥을 그렇게 골고루 뿜는 비법이 있나요? (디시 이용자 '♨짜파게티')
그거요? 물 약간 마시고해야 해요. 밥알을 좀 촉촉하게 만든 상태에서 뿜어야 해요. 또흥분하지 않고, 긴장하지 않고 뿜어야 잘 뿜죠. 하하하.
- 아역배우가너무 기분 나빴을 것 같아요.
좋아해요~. 저 걔랑 사이 실제로 되게 좋아요. 그 친구가 초등학교 5학년인가 6학년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성인연기자 못지않아요. 제가 만났던 파트너 연기자들보다 나은 부분이 매우많은 것 같아요.
- 예를 들면요?
감각적이에요. 센스도 있고. 말하면 '아!' 하고 알아들으니까요. 가끔 나이를 잊는 때도 있어요.
- 정말 딸 같은 느낌이겠어요.
딸 같은 느낌은 없고. 하하하. 그냥 동생 같아요.
- 나이 차가 너무 많이 나는 동생인데요? (웃음)
되게 어른스러워요. 대부분의 아역 하시는 분들이애늙은이 같은 느낌이 있는데, 이 친구는 겉멋이 안 들었는데, 어른스러워요. 그래서 저도 존중해주죠.
![]() ▲사진 = KBS |
- 너무 어른스러워서 안타깝지는 않나요?
그런 느낌이 들면 약간 비호감인데, 그런 느낌이 없어요. '애 같은 느낌이 없어서 별로다' 이런 건 없어요.
- 그런 게 아니라 일찍 사회에 나와서….
아, 그런 건 있죠. 아이들과 흙 만지고, 옛날이라면 연탄도 만질 나이인데. 저는 어릴 때연탄 만지고 놀았거든요. (웃음) 그것까지는 아닐지라도 나이에 걸맞게 놀 수 있는 놀이문화나 소소한 재미를 누리지 못하는 것 같아 조금 안쓰럽지요. 그런데 스스로연기하는 것에 꿈도 크고 야망이 있어서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한다는 것에행복해 보이더라고요.
- 극 중에서 두 사람은 언제쯤 친해지나요? (디시 이용자 'ㅇㅇ')
이번주 방송분부터친해지게 될 것 같아요. 금방 가까워지지는 않을 것 같은데, 지금까지는 속도가 좀 느렸는데 앞으로 스피디하게 갈 것 같아요.
- 만약 빵빵맨이 아닌정우 씨라면 우주의 마음을 어떻게 잡을 것 같아요? (디시 이용자 'ㅇㅇ')
일단 유부녀에게 관심을 안 가질 것 같아요. 하하하.
- 아, 예. (웃음)
그런 상상을 하고 싶지 않네요. (웃음)
- 혜신이 같은 경우의 여성을 좋아할 수 있죠. (디시 이용자 '[ㅇㅇㅇㅇ]')
그럴 수 있는데 집에서 혼날 것 같아요. (웃음)
- 형님한테요?
형한테도 혼나고… 집에서 엄청 혼날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결혼 같은 건 양가 부모님이나 가족들 의견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 아까 말씀하셨지만, 혜신이와 너무 진도가 느려요. 조금 서운하진 않나요? (디시 이용자 'ㅇㅇ')
저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자기 역할이나 분량, 포지션이 처음 이야기 들었던 것과달라져 있거나 하면 불만이라고 하기까지는 그렇고 안타까움이나 답답함은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걸 감독님이나 작가님께 어필하는 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것 같아요.
- 실제로 요즘 기사를 보면 진도가 지지부진하다, 괜찮은 남자배우를 캐스팅해서 활용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이 나오죠.
그런 거 보면 '좀 그러네', '보는 눈들이 정확하시네', '전부 다 느끼는 건 비슷하구나' 해요. (웃음) 출연자들도 그런 생각이 있을 텐데 저희는 당사자니까 '분량 왜 이러냐. 처음 이야기했던 게 아니다. 활용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럴 수 없으니까요. 감독님과 작가님 본인들이 더 잘 아시고, 배우들보다 안타까움이 더 하시지 않을까 싶어요.
- 혜신이와 진도가 너무 늦어서 키스신이나 제대로 나올 수 있나 걱정하시더라고요.
하하하.
- 왜 그렇게 좋아하세요? (웃음)
키스신… 왜 그렇게 좋아하세요. 하하하.
![]() |
- 정우 씨가 부끄럽게 웃으시니저도 웃는 거지요. (웃음)
쑥스러워서요. (웃음) 진행상 뭔가 스킨십이 있으면 괜찮을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굳이 보여주기 위한 액션? 흐름상 맞지도 않는데 하는 건 좀 그렇죠. 하지만있으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요.
- 권상우 씨가 때리지 않을까요?
그럼 뭐 받아쳐야죠. 하하하. 농담이고요, 상우형이 그렇게 속이 좁거나 공과 사를 구분 못 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항상 응원 이야기해주고, 메시지 보내주지요. 애정신이나 스킨십에 대해서는 이야기 안 하는 편이에요. 자기는 '야왕'에서 수애 씨랑 다 했더만. (웃음)
- 혜신, 유신, 순신 중 실제 본인 이상형에 가장 가까운 캐릭터를 꼽아준다면요? (디시 이용자 'ㅇㅇ')
혜신이 가깝죠.
- 유부녀라 싫다면서요. (웃음)
성격상. 상황적인 거 말고요. 성격은 혜신이 가깝죠.
- 여성스러운 스타일 좋아하나 봐요.
네. 그런데 이게 좀 달라지는 것 같아요. 제가 지금 나이가 많은 건 아니지만 이십 대 초반같이 나이가 어렸을 때는 저를 괴롭히고 힘들게 하는, 연락 잘 안 되고 피곤한 여성, 나쁜 여자 스타일을 좋아했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상대가 나를 힘들게 해 내가 그 사람을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하는 걸 사랑이라고 착각한 것 같아요. 20대 후반이 되고 나니까 그런 생각보다는 마음 편안하게 해주고 서로 진실하게 다가가는 게 좀 더 좋은 것 같아요.
- 옛날 좋아했던 스타일은 유신이네요?
그렇죠. 유신이죠.
- 그럼 손태영, 유인나, 아이유 중에서는요? (디시 이용자 'ㅇㅇ')
실제로요? 당연히 태영이죠.
- 맛있는 거 많이 얻어먹으셨나요? 하하하.
같이 따로 식사하거나 비슷한자리를 마련한 건 한 번도 없는데, 착해요. 다른 사람들이태영이를 봤을 때 어떤 이미지로 부각돼 있는지는 모르지만, 태영이는 정말 착해요. 상투적인 이야기인데, 되게 착하고, 투명해요. 가리는 게 없이 그냥 유리 하나 있는 것처럼 사람이 투명해요. 또,잘 웃고 밝아요. 그래서 좋아요. 숨기는 게 없잖아요. 그 친구는.
- 드라마 찍으면서 정우 씨가 최대 수혜자라는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음… 수혜자다…, 어떨 때는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었어요.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워요. 이기적인 생각인 것 같아서요. 최대 수혜자다? '나는 괜찮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서 부끄럽더라고요.
![]() |
- 나만 잘하고 있다?
네. '나만 부각됐다', '나만 재밌다' 이렇게.저도 사람인지라 그런 생각 안 가졌겠습니까?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하는 저자신이 가끔 부끄럽긴 해요. 작품 자체가 시청률이 나쁘진 않지만, 전작들에 비해 아쉬운 면이 있잖아요. 이 작품에 출연한 배우, 스태프가 모두 수혜자가 됐으면 하는 마음인데, 그런 면에서 아쉽지요.
- 배우라면 작품에서 주목받고자하는 욕심이 있을 텐데, 그게 이뤄진 작품이잖아요?
솔직히 말해서 저는 이 작품에서 코미디를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전체적으로 작품을 봤을 때 웃음포인트가 좀 적었어요.제 분량 자체도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적었고요. '나중에 늘어나겠지' 생각을 왜 안 했겠어요. 그런데 10회 분량을 넘어가도 진전이 없는 거예요. 이렇게 가다가는 이도 저도 안 되겠다 싶어서 '이 작품에서 쉼표가 없으니 그 역할을 내가 해야겠다' 생각과 '그렇게 해야 이 작품이 산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그쪽으로 간 거죠.
- 저도 느낀 게 처음 등장하고 2~3회 정도는 진지했는데 갑자기 어느 순간 정우 씨 전작에서 본 캐릭터가 나오더라고요.
그렇게 하는 게 지금도 그렇고, 나쁘지 않은 생각이었다고 생각해요.
- 배우 정우는 '코믹한 캐릭터' 이런 이미지가 있어요.
저는 그거에 대한 부담감은 없어요. 그전에 '바람'에서도 재미있는 캐릭터였고요. 저는 흥행이 되거나 시청률이 대박 나지 않은 드라마에서 코믹한 캐릭터가 있었어요. 그리고 제가 인상이 워낙 강하다 보니까 다크한 역할이나 느와르나 거친 액션들은 워낙 제가 재밌어하는 편이에요.
- 인상 이야기가 나와서 먼저 질문합니다. (웃음) 인상이 남들보다 약간 험악하신데 인상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가 있나요? (디시 이용자 '정서기..^^')
에피소드가 없어요. 문신이 있거나 그러지 않아서. (웃음) 그냥 함부로 안 대한다는 거? 처음 만났을 때 상대방이 긴장한다든지 그런 건 있는데 말 몇 마디 해보면…. 하하하.
- 원래 유쾌한 스타일이에요, 아니면 커가면서 유쾌하게 변한 스타일이에요?
전 기복이 심해요. 어떨 때는 확 밝다가 어떨 때는 다운되고. 사람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이 사람이 유쾌하고 나와 코드가 잘 맞으면 저도 같이 업되는 스타일이에요. 상대가다크하고 내성적이면 저도 그렇게 되는 편인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태영이와 연기하는 게 좋아요. 제 캐릭터는대본이나 상황 자체가 업돼 있잖아요. 그런데 태영이가 분위기를 밝게 해줘요. 저는 일부러 그러는 거싫어해요. 어떤 상황이나 목적을 위해 밝으려 하는 게 아니라 태영이 성향 자체가 밝으니까 같이 있으면 밝은 에너지를 받는 거지요. 거기서 연기를 하고요.
- 조정석 씨와의 호흡은 어때요? (디시 이용자 'ID패기왕')
호흡 맞고 자시고 할 게 없는 게 한 번 만났나? 대사 두세 마디 나눠봤어요. '어떡하지' 장면 보셨죠? 저 혼자 떠든 거예요. '뭔데!', '어쩌라고~!', '이리와~' 이렇게 혼자 해 버렸죠. 게다가 그 친구는 당시 감정 자체가 뭘 주고받고 연기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어요. 호흡을 맞춰보고 싶어요.
- 두 분 생일이 얼마 차이 안 나는데 태어난 년도는 다르더라고요. (조정석 생일이 20일 정도 빠름)말을 놓나요? (디시 이용자 'ㅇㅇ', '센티')
제가 빠른 81이죠. 놓죠. 학번으로 하는데요. (웃음)
![]() ▲사진 = KBS |
- 고주원 씨는 동갑이던데. (디시 이용자 'ㅇㅇ')
학번으로 한다니까요. 동생이죠. 하하하. '나 고3일 때 너 고3이었냐' 그러면 친구예요. 주원이는 고2였으니까 동생인 거죠. 복학생이면 인정해줘요. 그럼 형이라고 해주지. 하하하. 저는 연예계뿐만 아니라 사회, 제 인생에서 1980년생에게 형이라고 부른 적이 없어요. 단, 빠른 80에게 형이라고 부르죠. 그냥 81년생은 동생. 친구 먹은 사람한 명도 없어요. 그 사람이 유명하든 안 하든. 연예계에서 가끔 그게 꼬이거든요.
- 사회에서도 꼬이죠.
상대방의파워에 밀려서 (나이 차이가 나는데) 친구 먹기도 하고, '친구 되면 좋겠다. 한 살 정도는 괜찮지?' 해서 친구 하는 경우도 있는데, 저는 그런 면에서 좀 짠 것 같아요. (웃음)
- 남자배우 세 분이 극 중 세 자매와 결혼하게 된다면 정우 씨가 맏사위잖아요? 어떤 방식으로 두 사위를 다룬 것 같아요? (디시 이용자 'ㅁㄹ')
되게 따뜻하게 대해줄 것 같아요?
- 본인 말고 드라마 캐릭터요.
그런데 되게 실망하시네요. 하하하.
- 아, 왜 그러세요. 하하하.
그건 작가님이 어떻게 하시지 않을까요? 그런데 지금까지 극 흐름 상 일차원적으로 다그치는 게 아닐까요? 자격지심에 쌓여 있는 친구잖아요. 가방끈도 짧고. 약간의 알콩달콩한 트러블이 있을 것 같아요. 진짜 저라면 좋게 해주죠. 그러다 안 되면? 한 대 때리던가. 으하하하하. 그런데 제가 좀 깍듯하게 하는 편이라서요. 형님들에게는 깍듯하고 동생들에게는 형 느낌을 주고. 개중에는 아닌 친구도 있는데, 그건 상대방의 스타일을 인정해서 그러는 거예요. 상대 성격을맞춰주는 편이고, 또 맞춰지더라고요. 그게 제 성격인 것 같아요.
- 그럼 좀 피곤할 텐데요.
옛날에는 진짜 피곤했는데 지금은 많이 나아졌어요.
- 시놉시스 상에는 서진욱의 가방끈이 짧지는 않았어요. 혜신이 대학 후배였죠.
그건 초반에 나왔던 이야기고, 거기서 한 번 바뀌었어요. 아예 초면으로 가는 걸로. 원래 대학 후배로 구면인데 재회한 거고, 혜신이가첫사랑이고. 그렇게 바뀌었는데 공지를 안 하신 것 같아요. 그래서 약간 혼돈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 극 중에서 빵집 주인이신데 이걸 위해 제빵을 배운 적 있나요?
아뇨. 없어요. 그냥 케이블 채널의 쉐프들 나오는 요리 프로그램 보면서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연구했어요. 뉘앙스나 '이런 느낌으로 하는구나' 이렇게요.
- 반죽을 차지게잘하셔서 따로 배우셨나 했죠. 사실 어렵잖아요.
어렵죠. 소심하게 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내일 권투하는 신도 나오는데 어떤 행위를 할 때 자신감 있게, 마치 옛날에 해봤던 것처럼 뻔뻔하게 하면 믿어주시고 따라와 주시는데 하는 사람이어색해하면 좀 그렇더라고요.
- 권투는 실제로 했던 적 있나요?
고등학교 때 진짜 한두 달 했어요. 액션 같은 건 영화에서 많이 하고 그러다 보니까 익숙하죠. 어색하지는 않지요.
- 실제로 요리 좋아해요? (디시 이용자 '우쭈쭈kiki.')
좋아해요. 웬만한 건 다 해요. 돼지두루치기,김치찌개, 된장찌개, 차돌된장찌개, 전복삼계탕, 소고기무국… 뭐 드시고 싶으세요? 닭볶음탕, 치킨샐러드….
- 저요? 고기요. 고기! 고기!
(매니저를 보며) 빨리 구워라. 하하하.
- '해피투게더3'에 출연해콜라 아이스크림을 선보였는데, 정확한 레시피가 어떻게 되나요? (디시 이용자 '♨짜파게티')
입맛대로 하면 돼요.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퍼 담은 뒤 콜라를 조금 따라 먹는 게 맛있더라고요. 저는 많이 따라 마시는데, 아이스크림을녹여서 먹여요. 그런데 맛없다고 하더라고요. 입맛에 따라 다른데, 그냥 레시피는 아이스크림 뭉텅이로 그릇에 덜어서잠기지 않을 정도로 콜라 부어 먹으면 맛있더라고요.
- 조정석 씨가 만든 버거는 먹었어요? (디시 이용자 '♨짜파게티')
저 안 먹었어요. 그때 긴장하고, 좀 불편하고 해서 뭐 먹을 정신도 없었어요.
- 아, 녹화장이 불편했어요?
저는 새로운 사람, 다른 연예인들과 자리를 하는 게 어색해요.
- 낯을 가리는 편이에요?
많이 가리는 편이에요.
- 아닌 것 같은데요? 하하하.
저는 이쪽 계통에 안 계신분들과 만나는 게 더 편한 것 같아요.
- 왜요?
모르겠어요. 그냥 그래요. 하하하.
- 본인에게 도움되는 사람은 솔직히 말하면 연기자들이잖아요.
그렇죠. 같이 호흡을 맞추고 하려면요. 그런데 저는 억지로 연을 만들려고 하지 않아요. 노력하는 편이기는 한데 정도껏 하는 편이에요.
- 너무 선을 긋는 건 아니에요?
선 긋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그런데 이런 거 있어요. 처음 만났을 때상대방을 챙겨주려고 노력하고, 반가워하려고 노력하는 분들이 계세요. 제가 이런 걸 못해요. 솔직하다고 생각하기는 하는데, 제가 상처받은 적도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면에서 말수도 적어지게 되고 그랬죠.
![]() |
- 이 작품이 소집해제 후 첫 작품인가요?
'칠성호'라는 KBS 단막극하고, '붉은 가족'이라고 김기덕 사단에서 찍은 영화 주연으로 했죠.
- 영화는 언제 개봉 하나요?
한 11월쯤 개봉 예정이라고 하는데 11월, 12월 한두 달 사이에 할 것 같아요.
- 어떤 역할이에요?
북한 공작원인데, 간첩이에요. 북한에서 남한으로 간첩들이 왔는데 거기서 남한 가족처럼 행동하는 가족들.
-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비교되겠네요.
약간 비슷한 느낌이 있죠?
- 그 영화도생활형 간첩이야기니까요.
그 영화는 코믹하게 풀었는데, 저희는 그렇게 풀지 않고 약간날 것의느낌이 있어요. 거친 느낌이 있죠. 예산이 적은영화다 보니까 아무래도 투박한 느낌도 있을 거고요.
- 소집 해제후 첫 작품을 단막극으로 한 이유는 뭔가요?
한 번 단막극을 해보고 싶었어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거든요. 사회 나와서 긴 호흡의 드라마나 영화보다는 호흡은 좀 짧은데 어느 정도가 있는 작품을 하고 싶었어요. 그게 단막극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때마침 제가 좋아하는 류의 어둡고 다크한 작품이 '칠성호'였고, 좋은 배우들과 선후배들과 만나 고생은 했지만 좋았어요. 저는 리얼한 게 좋아요. 어둡고 밝고를 떠나서 사실적인 것을요. 제가 연기할 때 톤이나 그런 것들도 사실적인 걸 좋아해요. 지금 이렇게 얘기하는 것처럼 이렇게 연기하는 걸 좋아해요.
![]() ▲사진 = KBS |
- 그럼 본인 작품에서 가장 좋은 건 역시 '바람'이겠네요.
그렇죠. 제가 즐기면서 했으니까요.
- 그 작품이 인터넷에서 되게 인기 많은 거 아세요?
그렇죠? 처음보다는 점점 인기가 많아져서 많이 알아봐 주시고 해요.
- 조금 늦게 개봉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안 해요?
조금 더 늦게 개봉한다 한들 똑같았을 것 같아요. 포지션이나 입지 이런 것들이 지금 돌아봐도 큰 변화는 없었을 것 같아요. 파워 있는 유명 제작사가 아니고, 감독님도 유명하신 감독님도 아니었고, 저 역시도 마찬가지로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배급이나 홍보 부분에서 많이 부족했어요. 부산국제영화제도 마찬가지고, 대대적으로 3만 무료시사회를 했었어요. 반응은 폭발적이었어요.
- 보신 분들 반응이 굉장히 좋더라고 하더라고요. 혹시 시나리오 작업에 직접 참여하셨나요? (디시 이용자 'ID:패기왕')
원안은 제가 썼어요. 거기 나오는 대사들은 대부분 토박이는 알아요.
- '서른마흔다섯살'이나 '그라믄 안돼' 다 실제로 부산에서 쓰는 말인가요?
네. 그럼요. 그걸 가지고 감독님께서 작품을 만드신 거죠.
![]() |
- 정우 씨 친구들도 직접 출연했다고 들었어요.
네. 보셨죠? 거기서 1학년 짱, 키 큰 친구. '이 반에 짱구 누구고?' 한 친구가 제 실제 친구예요.
- 서면 시장에서 함께 나온 2학년 선배분도 실제 친구라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아니에요. 그 친구는 배우예요. 화장실에서 대두형이랑 담배 피우고 있는데 '야~ 와라' 하면서 시비 붙는형도 실존인물이에요. 그때 당시 실존했던 인물이 그 두 명이죠. 제 친구는 실존 인물은 아닌데 출연한 거고, 후자는 진짜 실존인물.
- 자기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게 조금 부끄럽지는 않았나요?
전혀 없었어요.
- 아무래도 일진에 대한 이미지도 좋은 편이 아니고, 연예인이 일진 출신이면 안 좋은 시선들이 분명 있어요.
제가 왜 그렇게 휩쓸리게 됐는지 설명을 다 해주니까요.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그게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고요. 영화에서는 제가 가진 것 중 조금 더 순진하고 겁많은 친구로 표현됐는데, 분명 거친 부분도 있기는 있었어요. 그런데 둘 중 어떤 게 덜 멋있었냐고 이야기했을 때 약한 부분이 덜 멋있잖아요. 의자 던지고 '개XX' 이러는 장면에서내가 싸움을 잘한다면멋있잖아요. 분명 그런 행위도 있었을텐데 왜 찌질한 모습을 보여주느냐고 감독님께 물었는데, 감독님은 '그렇게 갔으면 좋겠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건 감독님이 선택하신 거예요.
- 영화 속에서는 싸움 장면이 한 번도 안 나왔는데.
싸웠죠. 두세 번 정도. 이겼어요. 하하하.
- 어우~ 갑자기 무서워진다. (웃음)
이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제가 그간 쌓아온 이미지나 포지션이 있었는데 그걸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선 이길 수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고등학교 때는 솔직히 대차면 이기는 거잖아요. 용감하면 이기는 거예요.
- 나이 많은 분들을 고교생으로 캐스팅해영화적인 진지함을 떨어뜨렸다고 해요.
저는 반대예요. 제가 재밌는 역할로 표현됐다는 게 진정성이 없지 않느냐 이야기가 있는데, 관객이 100명이 있다면 모두를만족시킬 수 없어요. 그리고 대부분 리얼하다는 이야기를 하셨어요.한 두세 분 정도 '너무 늙지않았느냐' 하셨는데, 영화 '친구'에서 유오성, 장동건 선배가 몇 살 때 고교생 역할을 하신 거야 하하하. 유오성 선배가 10년 전 비트를 찍고 10년 뒤 친구를 찍었는데. 하하하.
- 솔직히 정상고랑 붙을 때 상대 배역 분은 약간 머리가 벗겨지셨잖아요. (웃음)
아! 그분이 저보다 두 살 많아요. 그분이 당시 저희 사무실 실장님이셨어요. 배우가 아니고 매니저예요.왜 그분을 캐스팅했냐면, 제작비 아끼려고 그런 게 아니에요. 그 정도 배역에 그 정도 대사 있고 그 정도 포지션이 있는 역인데. 감독님과 제가 오디션을 정말 많이 봤어요. 그때 수백, 수천 명이 지원했는데 왜 그분을 섭외했냐면 실제 시비가 붙었던 거기 리더가 영남상고 유도부였어요. 저희 매니저 형이 영남상고 유도부 출신이세요. 실제 시비 붙었던 사람은 저보다 한 살 많았는데, 이 형은 저보다 두 살 많았죠. 1년 오버된 거지 나머지 부분은 정말 똑같아요.
![]() |
- 헐~ 무섭다.
하하하. 무섭죠? 장난 아니었어요. 캐스팅 다 하고 나서 저는 다른 건 모르겠고 진짜 날것처럼 찍으려고 했어요. 이러니까 제가 꼭 연출한 것 같네요. 하하하. 저희는 사투리가 조금 약할지언정 인상이나 기운 있잖아요? 그런 걸 봤어요.오디션 볼 때 (출연한) 걔들은 '건드리면 깬다' 이런 느낌으로 왔어요. 그래서 배우들끼리 시비붙은적도 있었어요. 입지가 없는 배우, 경험이 많이 없는 배우들이다 보니까 일반인들과 다를 게 없는 거예요. 거기에 옛날에 주먹 쓰고 건들건들하면서 놀았지. 그런 아이들끼리 만난 거예요. 째려보면 '뭘 보는데' 이런 식으로 되기도 했고. 저한테 그런 경우도 어느 정도 있었어요. 콘트롤이 안 되니까요. 그래서 배우로서 콘트롤이 안 되는 친구가 아웃된 적도 있어요.
- 그걸 경남고에서 찍었죠?
네. 경남고에서 찍고, 실제 제 모교(개성고, 옛 부산상고)에서도 찍었고요.
- 촬영 허락은 해주셨어요? 불량서클 내용인데.
어우~ 지원 잘 해주셨어요. 지금은 서클이 없어졌어요.
- 실제 선생님들 이름도 언급됐더라고요.
은갑종 선생님인데 은잡종 선생님이 되셨죠. 좋아하세요. 어디 노출되는 거 되게 좋아해요~. (웃음)
- 인터넷 보니까 '나 여기 나왔는데 이 영화 내용 다 맞다' 이런 글이 있더라고요.
거짓말 안 했어요.
- 마지막에 아버님 돌아가실 때 '괜찮은 어른이 되겠다'라는 대사가 나왔는데 그건 본인이 실제로 생각한 건가요?
아뇨. 감독님이 명대사를 만들어주셨어요. 감독님이 평소에 가지고 있었던 대사를 저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었고, 깨닫게 해주고 싶으셨대요. 그 신은 정말 좋은 신이에요. 저도 그 부분은 거의 리딩을 안 했어요. 아버지께 하고 싶었던 말이었는데 표현 방식이 달랐을 뿐이지 제가 못 했던 내용을 감독님이 진정성 있게 만들어주셔서 정말 고마웠어요.
- 저도 이 대사가 정말 마음에 들어서 정우 씨가 괜찮은 어른에 얼마큼 다가갔느냐는 질문을 꼭 하고 싶었어요.
괜찮아지려고 노력하는 건 있는 것 같아요. 그건 아버지께서 아실 것 같아요.
- 마지막 장면에서 1학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면서 끝났는데, 그 이유가 안 나와요.
그건 각자 관객들에게 맡기는 거죠.
- 본인은 어땠어요?
그 부분도 감독님이 쓰신 부분인데, 저도 물음표예요. 돌아가도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지금이 더 좋을 것 같기도 하고 그래요.
- 그 대사를 '결국 일진 생활을 후회한 거다'라고 해석하는 분도 있더라고요.
그런 고민도 있어요. 그때로 돌아가면 아버지도 살아계시니까 좋은 부분도 있죠. 그건 당연한 거고요. 아버지가 투병 생활 없이 건강하게 된다면 당연한 건데 그게 아닌학창시절 분위기로만 생각했을 때 학교라는 건 하나의 사회였어요. 똑같이 생각했을 가능성이 많았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이야기의 뜻은 '후회는 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행복하고 재밌었어요.
- 본인의 이야기를 직접 연기해서 신인상(대종상)까지 받는 느낌은 어때요?
이야, 정말 충격적이고 엄청났어요. 제꿈이 원래 신인상이었어요. 남우주연상, 칸·베를린 진출하는 것도 꿈 목록에 전부 다 적어 놓은 것들이에요. 그러나 부산 촌놈이 처음 서울에 올라왔을 때 꿈은 신인상 받는 거였어요. 상 받을 때 멘트가 항상 준비돼 있었어요. 힘들었으니까요. 단역 생활하고 이러는 게 좀 힘드니까 그럴 때마다 꿈을 꾸잖아요? 나중에 내가 상을 타게 되면 누구누구, 어떤 감독님 이렇게 고마워할 분 이야기하고 마지막에는 '이 상을 하늘에 계신 아버님께 바칩니다' 이렇게 말해야지 했는데 그게 실현되는 순간이니까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 |
사실 처음에는 시상식 안 가려고 그랬어요. 그때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고 있었는데, 가고 한 달 반 만에 연락이 온 거예요. 후보 됐다고요. 다른 분들 보면 '후보만 돼도 기분 좋다, 영광이다' 그러잖아요? 저는 '거짓말하네.받아야 좋지' 이랬어요. 그런데 진짜 그래요. 후보만 올라도 영광이고, 기분이 좋은 거예요. 그해 신인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 다섯명 중 한 명이 됐다는 건 5등 안에 들었다는거잖아요. 그것만으로 좋았어요. 또 다른 분들이 쟁쟁했잖아요. 송새벽, 최다니엘, 탑, 엄기준…. '에이, 안 갈란다. 줄려나 물어봐. 주면 갈게' 이랬는데 안 가르쳐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안 가련다' 그러고 잊고 있었었는데, 출근한 뒤 연락받고 깜짝 놀라 구청에 이야기하고 갔어요. 깜짝 놀랐어요.
- 너무 늦게 주신 건 아닌가 원망은 안 했나요?
그게 어디인가요. 하하하. 제가 탈 만한 작품을 못 만났어요. 바람도 만약 이슈가 안 됐으면 그냥 흘러갈 만한 작품이었을 거예요. 예산이나 뭐… 이슈가 안 됐으니까요. 될 만한 게 없으니까요. 그전에 '스페어'란 영화로 첫 주연을 했었는데 소리소문없이 묻혔어요. 제가 인터뷰를 한들 사람들이 클릭해야 기사를 보지요. 또 헤드라인에도 떠야 사람들이 리플도 달 텐데. 지금이야 방송도 좀 나가고,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그러니까 이렇게 인터뷰도 들어오고, 사람들이 방송 나갈 때 기사 클릭해 보고 그러지만, 영화 찍을 당시는 저에 대해 무지 수준이었으니까요. 물론 촬영은 끊임없이 계속해왔어요. 그러나 히트를 친 작품들이 없었고, 주인공으로 하는 건 거의 없고. 그게 처음이었으니까 너무 감사하죠.
- '바람'같이 작품 했던 분 중 한 분이 지금 '최고다 이순신'에서 종업원으로 나오는 분 맞죠? (디시 이용자 '♨짜파게티')
네. 맞아요.
- 정우 씨가 추천하신 건가요?
네. 감독님께 제가 추천했어요. 저와 같이 스터디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연기 도모 비슷하게 해서 하는데 그 중 한 명이에요. 저희는 성격도 착해야 하고, 인성도 당연히 좋아야 하고, 게으르면 안 되고, 술 많이 마시면 안 되고, 항상 긴장하고 준비해야 해요. 그런 친구 중 한 명인데 대본 나오기 전 제 느낌에 왠지 빵집 종업원이 나올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이번에 이런 역할이 있을 것 같으니 준비하라고 했는데 정말 나왔어요. '누가 빵집 종업원이랑 어울리겠느냐. 투표 하자' 해서희명이가 뽑혔어요. 그래서 'OK. 알았다. 감독님께 말씀드려야겠다' 해서 사무실 통해 부탁드렸죠. 오디션 한 번만 볼 기회를 달라고요. 연기하는 거 보시더니 감독님께서 정말 좋다고 그러셨어요. 걔가 연기를 잘하거든요. 보통 오디션 보면 얼고 그러는데 영화에서 조·단역을 한 친구라 그런지 잘하더라고요.
- '바람'을 보면 '영화과' 간다는 뉘앙스가 하나도 없어서, 정우 씨가 어떻게 영화과로 진학했는지 궁금했어요.
맞아요. 그 부분은 배제됐어요. 원래 춤추고 그랬던 게 있었어요. 춤서클이 있었는데, 그럼 그 이야기를 해야 하고, 그러면 이야기가 너무 복잡해지고. 제 기억에는 강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그런 기억들이 많이 있어서 제가 처음 원작 쓸 때도 그거 위주로 많이 썼던 것 같아요.
- 원작을 직접 쓰셨군요.
네. 한 50페이지 정도? 줄거리부터 쭉 해서요. 그런데 그게 극본 구색을 갖추지 않아서 감독님께서 각본을 쓰셨죠. 영화 시나리오처럼 구색을 잘 맞춰 쓰셨어요. 뺄 건 빼시고요.
- 정우라는 예명을 데뷔 후에 지으셨죠? 왜 그렇게 지으셨어요? (디시 이용자 'ID패기왕')
어머니가 작명소에서 지으셔서요.
- '정우' 검색하면 본인 이름보다는 하정우, 정우성이 많이 나와요. 후회는 안 하세요?
음… 그런 거에 대해서 저는 깊게 파고든 적이 없어서요. '정우 할래, 김정우 할래?' 해서 정우가 낫겠네 했죠.
- 정우가 무슨 뜻이에요?
별 뜻 없어요.
- 작명소에서 지었다면서요.
그냥 획수. 하하하. 그런 것에 큰 의미부여를 하는 건 아니라서요.
- 배우로서 대성할 이름이래요?
부르기 쉽대요. 그리고 제 인물 자체가 강하니까 '정우' 하면 '정우야~~' 부를 때 부드러워 보이잖아요. 어감이 좋아서 했죠. 별 뜻 없어요. 반전이죠?
- 하하하. 보통 인터뷰 가명 쓰시는 분 물어보면 다 좋게 이야기하시던데.
공유 형도 원래 공지철인데 아버지와 어머니 성을 따 공유라고 했더라고요. 저는 그런 거 없어요. 하하하. 그냥 '정', '우'. 저는 다른 복잡한 일이 많은데요. 하하하.
-공익 근무 끝날 때 쯤섭외가 많이 왔나요?
영화 많이 들어왔어요. 드라마도 많이 들어오고요.
- 그럼 다 거절하신 거예요?
네. 많이 참았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랐어요. 갑작스럽게 작품들이 들어온 적이 없었어요. 보통 미팅을 하거나 오디션을 보거나 해서 진행된 편이었지요. 저는 공신력 있는 작품이 없었어요. '바람' 전에는 오디션을 보거나, 그렇다고 '안녕하세요. 208번입니다!' 이런 건 아니고 이름 이야기하고 리딩 정도 하는 미팅이 있었는데 바람 이후에 시나리오가 들어오기 시작하니까 이걸 해야 하나, 저걸 해야 하나 다 하고 싶긴 한데 잘못 선택하면 안 되잖아요. 또 그때는 사무실과의 계약도 끝난 상태였어요. 완전 클리어한 상태였어요. 혼자였어요. 많은 작품이 있었어요. 개봉해서 터진 작품도 있고, 요즘 개봉한 작품도 많고요.
![]() |
- 보통 남자배우들은 군과 관련된 공백기 이후를 불안해해요.
저는 그런 거 전혀 없었어요. 대본이 들어오고 안 들어오고를 떠나서 계속 스터디를 하고 있었어요. 거기서 욕구 불만을 다 풀었어요. 카메라 돌리고, 애들하고 같이 연습하면서 '하나만 걸리면 죽는다' 그랬어요. 진짜. 하하하.
- 스터디 멤버는 몇 분 정도 돼요?
7명이요.
- 저희가 알만한….
없어요. 하하하.
- 빵집 종업원정도인가요?
조만간 영화 '친구2'에 출연하는 친구도 있어요. 이야기해도 되나? 제 이야기가 아니니까 이야기하기가 조금 어렵네요. '친구2'에 비중 있게 캐스팅됐어요. 신인인데.
- '응답해라 1994'에도 캐스팅되셔서 실시간 검색 순위에 올랐어요. 보셨어요?
네. 봤어요.
- 전작인 '응답하라 1997'이인기를 크게 얻어서 사람들이많이 기대해요. 본인도 좀 남다르시겠어요. 주연으로 캐스팅됐다고 나오던데요.
열심히 하려고 하고, 즐기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 본인의 1994년은 어땠어요?
그때가 중학교 2학년 정도 되나? 캘빈 클라인,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라코스테, 젝 니클라우스, 수페리어 등에 눈을 뜨기 시작했죠. 체, 체, 체~ 체크바지 입고. 용반지 끼고 다니고. 하하하.
- 그때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 있나요?
중학교 때는 어린 애였어요. 가족 테두리 안에 있던 어린 애였는데, 고1 때부터 남자로서의 야성미가 시작됐지요. 입학식 하는 날 바로 의자 집어던졌으니까요. 하하하. 첫날.
- 아 맞다, 의자 던지는 장면이 바람에서나왔지요? (웃음)
영상에서는 장난스럽게 던졌는데, 사실입학하는 첫날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다가 던지니까 조용해지고, 그럼 '조용히 해!~' 그러고. 하하하.
- 남고는 그게 있군요.
부산이 특히 심해요. 아무래도 공부만 즐기는 학생들이 별로 많지 않은 학교에서는 좀 그렇죠. 그런데 여자분들은 잘 이해 못 하죠. 저희 누나가 여고인데 이해를 못 하더라고요.
- 저도 영화 보면서 '정말 저래? 저게 실화야?' 그런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우리 학교 같은 경우는 만화책에서 나오는 학교의 느낌이 있었어요. 저희는 진짜 그랬어요.
- 하긴, 남자분들은 100% 공감하시더라고요.
얼마나 무서운데요. 진짜 유도부 주장 같은 형들이 열 명 정도 있고, 건너편에 멋있게 생긴 인상의 애들이 한 열 명 있고, 재혁이 같은 친구 한 열 명 있고. 그렇게 40명이 한 방에서 중국집에서 고량주 가져다 놓고 술 마신다고 생각해보세요. 그게 얼마나 무서운데요. 1학년들은 정말 고개 푹 숙이고 짜장면 먹어야 해요. 남기면 안 돼요. 진짜야. 그리고 2학년들은 볶음밥 먹고.
![]() |
- 학년마다 먹는 게 달라요? (웃음)
네. 3학년들은 잡채밥 먹고. 1학년은 회비가 1만5000원이고요.
- 아니, 회비도 있어요?
있어요. 아니 그럼 그 돈은 어떻게 해요?
- 각출하면 돼죠. 하하하.
더치페이? 그게 더치페이 개념이죠. 1학년은 1만5000원, 2학년은 1만 원, 3학년은 5000원.
- 왜요? 3학년이 더 비싼 거 먹는데 더 많이 내야죠.
3학년이니까요. 하하하. 자기들도 그렇게 냈을 거 아니에요? 그리고 졸업할 때 1학년들이 돈 걷어서 3학년 선배 13명 정도에게 용반지 해주고. 저는 못 받았어요. 우리까지 해줬는데 못 받았어요. 서클이 흐지부지 해졌거든요. 그때는 머리가 더 커져서, 성숙해지면서 '무슨 깡패냐? 건달이야? 불법서클이야? 그런거 하지마' 그렇게 됐죠. 지금은 없죠. 하나의 추억이죠. 그러니까 공개할 수 있는 거고요.
- 당시 친구분들은 만나나요?
거의 안 만나요. 사무실에 연락 오지? 영화사로도 연락 왔어요. 그런데 안 만납니다.
- 옛날과 끊고 싶다는 건가요?
그렇다기 보다는 생활하는 색깔 자체가 다르다 보니까 어떤 부분에서 저를 많이 이해 못 해주기도 하고 서운함도 많이 느끼고 그랬어요. 그럴 바엔 차라리…. 그 관계를 유지하려고 아등바등할 때는 제가 아닌 것 같아요. 제가 나아갈 길, 자아를 찾는 게 중요하지요. 그렇다고 친구들이 한 명도 없는 건 아니에요. 고등학교 때 방황하던 시기에 같이 만났던 친구들을 그때 당시 기운을 가지고 먼 훗날 지났을 때, 저도 결혼하고, 그 친구들 결혼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지만, 어느 정도 성인으로서의 정신머리가 있을 때 만나서 옛날 이야기하고 맥주 한 잔 기울이면 좋겠죠. 그런데 어설프게 20대 중후반 되어서 연예인이랍시고 어디 가서 술 마시고 돌아다니고 얼굴 들고 다니고 이러는 것 자체가…. 그런 게 있어요. 지방 같은 경우 연예인 친구가 가면 정들이 많아서 잘 챙겨줘요.
- 영화에서 나오지 않았던 '영화과'를 가게 된 이유를 설명해주실 수 있으세요?
원래 고1 때부터 연기학원에 다녔어요. 그런데 환경에 적응을 못 했어요. 저는 거친 친구들을 만나고 있는데 연기학원에서는 부산 애들이 '그랬니? 저랬니?' 서울말을 쓰니까 적응을 못 하는 거예요. 유치하고, 같잖고. 그래서 학원 잘 안 가고 그 시간에 커피숍 가서아이들하고 어울리고 그랬어요. 거의 커피숍에 있었던 것 같아요. 같이 이야기하고 돌아다니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아버지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그냥 무작정 저를 데리고 서울로 올라오셨어요. 춤추는 거 좋아하고 남 재밌게 해주는 거 좋아하니까요. 그때는 연기학과 이런 게 많이 드물었어요. 춤 관련학교 이런 것도 없었고요. 그래서 여러 연기학원을 갔는데 압구정에 있는 연기학원이 제일 따뜻하게 대해주시더라고요.
- 그럼 부산과 서울 왕복한 거예요?
아뇨. 서울에서 하숙하면서 살았어요.
- 그럼 막판에 학교를 못 가셨겠네요.
네. 저는 취업반으로 들어갔어요. 담임 선생님께 말씀드려서 형식적으로 취업한 거로 됐지요. 저희가 서점을 했는데, 서점에 취업한 걸로 하고, 상황설명 다 설명하고, 어차피 수능은 다 끝났으니까 서울 올라가서 학원 다녀야 한다 해서 갔죠.
- 그럼 대학 들어가서 처음 오디션 봤던 작품 기억나요?
아, 처음 봤던 기억은… '빨간 명찰'이라는 작품 오디션 본 건 기억나요. 영화인데, 예전에 '깜보' 만든 감독님, 이황림 감독님이실 거예요. 그분 작품이었어요. 그때 오디션 본 기억은 있어요. 됐나? 안 됐나? 그때 감독님께서 박수도 쳐주시고, 호응도 좋았죠. 사실 많이 떨어졌어요. 사실 처음에 대한 기억은 잊을 수 없잖아요? 그런데 제가 처음을 잘 기억하는 편이 아니에요. 처음에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요. 그냥 어떠한 공간, 사람에 대한 기억은 있어요. 또, '제일'이라는 기억은 있어요. 제일 기억에 남는 작품, 제일 좋았던 것 이런 건 있는데 처음에 대한 기억은 가물가물해요.
- 한 분이 정우 씨가 카메라 앞에서 겁이 없어 보인대요. 그래서 상황에 따라서 연기에 본인의 생각을 넣는지, 대본에 있는 그대로만 넣는지 궁금해요.
전 약간 믹스하는 편이에요. 저는 연기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지' 미리 정하지 않아요. 자기가 생각한상황이 되지 않으면 사람은 짜증을 내요. 내가 준비한 건 이건데 이거대로 맞춰주지 않으면 예민해지고, 약간 뾰로통해지고 이런 게 있는데, 그게 나자신을 힘들게 하더라고요. 어느 순간부터는 전체적으로 두리뭉실하게 준비는 하되, 어떤 변수가 벌어질지 모르니 상황에 맞추는 편이에요. 비율적으로는 7대3? 3대7?
- 왜 트위터 만들어놓고 안 하세요? (디시 이용자 '♨짜파게티')
가끔 저 자신에게 혼자 말하고 싶을 때 해요. 싸이월드는 옛날에 한창 했었어요. 사진 올리고, 그걸 보고, 댓글 다는 게 재밌더라고요. 그런데 트위터는 팔로워 반응이 있기는 한데 활용을 잘 못 하겠더라고요. 쑥스러워요. 거기에 제가 뭔가 결심을 표현하기가…. 어떠한 이야기를 하기가 낯간지러워요. 나만이 알 수 있는 그런 이야기를 가끔 하긴 해요.'머리 아프다', '햄버거 먹었다' 이런 거. 진짜 단순한 거. 그걸로 팬들과 교류를 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 어느 순간 배우가 연기만을 해서 성공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어요. 팬 관리가 상당히 중요하게 되었고요. 그런 게 피곤하지는 않으세요?
제가 악필이에요. 사인을 예쁘게 해 드리고 싶은데 잘 안돼요. 멘트를 길게 적어 드리고 싶은데 잘 안 돼요. 글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악필이다 보니까 성의 없어 보이는 거예요. 또 차분한 상황에서 하나하나 해 드리는 게 좋은데 제 성격 자체도 차분한 편은 아니고요. 게다가 누군가와 같이 식사하는 자리에서 사람들이 와 사인을 요구하면 사인은 해 드리지만, 이걸 바라보는 (식사) 상대방이 민망하고 어색해해요. 그렇게 팬 분이 가버리면 어색한 분위기가 흘러요. 저는 사인을 요청한 분도 중요하지만 동석한 사람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이제는 요령이 생겨서 그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요. 양쪽 다 편하게 하는 게 무엇인지.어쨌든, 멘트를 길게 적어주고 싶어도 악필이다 보니까 잘 안 나와요. 사인 해주면 '사인이 뭐 이따위야' 이런 사람도 많았어요.
![]() |
사실, 제가 몸이 안 좋거나 피곤할 때 주정하듯 와서 기분 나쁘게 이야기하면 저도 기분 나빠요. 마음속으로는 욕이 나오죠. 그러나 그럴 수 없어요. 제 일이잖아요. 그리고 제 기본 베이스는 무조건 '감사하다'예요. 그렇다고 팬을 확보하기 위해서 제가 따로 뭘 해본 적은 없어요. 연예인으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거 아닌가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저는 팬분들 만날 때 성심성의껏 해 드리고 사진 찍어 드려요. 예전부터 그래 왔어요. 지금 조금 인지도가 높아졌다고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예전부터 그렇게 해왔기에 훈련이 돼 있는 거죠.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아요.
그리고 그 분들이 저를 지켜줘요. 그런 분들이 한 분 한 분 소중하다는 걸 느껴요. 게다가저에 대한 안 좋은 댓글이 나왔을 때 막아주세요. 이 배우는 그런 배우가 아니라고요. '왜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느냐' 이렇게요. 정말 고맙지요. 그러니 제가 어떻게 건방 떨고 그러겠어요. 그런데 그건 있어요. 기분 나쁠 때는 숨기지 못해요. 표정이 무표정이 돼요.
- 무섭잖아요. (웃음)
어이~ 짱구! 이런 친구들도 있어요.
- 어머, 예의가 없다.
그런 분들에게는 어쩔 수 없어요. '아유~ 감사합니다' 이렇게 할 수는 없잖아요. 저보다 나이도 어린 분들인데.
- 하하하. 그나저나 동안의 비결은 뭔가요?
어릴 때부터 저는 동안이었어요. 눈도 크고 쌍커풀 있고 그래서요.
- 따로 관리는?
피부과는 한 달에 한두 번 가는데 좀 더 가려고요. (웃음) 드라마 또 준비하니까요.
- '응답해라 1994'가 7월 중순부터 촬영에 들어가는데 이 드라마와 겹치면 바쁘시겠어요.
조금 겹치긴 하는데 거의 막바지여서요.
- 마지막 질문입니다. 배우 말고 사람 정우의 멘토는 누구인가요?
음… 저는 아버지인것 같아요. 아버지처럼 살고 싶고.전 이런 질문이 너무 어려워요. 얘기하고 싶은게 많고 한 단어로 말씀드리기가 어려워요. 전 아버지처럼 똑바로 살고 싶어요.
- 긴 시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동영상 인사말 남겨주세요.
![]() |
인터뷰를 위해 테이블에 앉은 그 순간부터 이가 다 보일 듯한 호탕한 웃음을 보여준 정우는 마치 오랫동안 옆집에서 함께 자라 모든 걸 속속 다 알고 있는개구쟁이 친구 같은 친근함이 물씬 묻어나는 매력적인 배우였다. 질문지 너머 보이지 않는 수많은 대중의 시선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솔직하게, 꾸미지 않는 대답을 던져줘 본인을 폭소케 한 그에게 어찌 호감을 주지 않을 수 있을련지. 게다가 자신을 향한 한 무리의 소녀떼가 된 디시인사이드 여직원들에게도 연예인 정우가 아닌 인간 정우의 얼굴로 한 명 한 명 수줍게 대하는 모습을 보니 고맙기까지 하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주목받을 때 '조금만 더', '지금이 기회'라는 욕심을 부리게 된다. 하물며 대중의 관심이 필수인 연기자들은 어떨까. 그래서내심 그의드라마 속 적은 비중에 대해불만이 있는 건 아닌가 했지만, 그는자신보다다른 사람들을 먼저 생각했다. 남들의 칭찬이 이어질 때도 함께 하는 사람들의수고를 먼저 떠올렸다. 데뷔 10년차에 받은 신인상에도 늦었다는 아쉬움보다는 기쁨이 먼저였다.
누군가는 그런 그를 답답하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건, 그는 천천히 가지만 분명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유쾌한 뚝심이 은은하게 빛나는 배우,바로 정우다.
사진 = 박유진 기자(zinpark@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