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人터뷰] 충주시보다 유명해진 공무원, ‘충주시 홍보맨’ 김선태 주무관

'시장님이 시켜서 억지로 시작한 충주시 공식 유튜브입니다.'

  충주시 공식 유튜브, 일명 ‘충TV’에 처음 올라온 영상에 있던 설명이다. 겉만 보면 브이로그, 먹방, 상황극, 패러디 등 다양한 콘텐츠가 있는 평범한 유튜브처럼 보이지만 모든 콘텐츠에 충주시에 대한 내용이 알차게 들어가 있다. 충주시 유튜브에는 모든 영상에 빠짐없이 등장하며 다양한 콘텐츠를 이끌어가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이 바로 '충주시 홍보맨'으로 유명한 김선태 주무관이다.

  충주시 유튜브 개설자이자 운영자인 김선태 주무관은 2018년부터 SNS 홍보 업무를 담당해왔다. 유튜브를 시작한 이후부터 트렌드에 맞는 짧은 영상과 적절한 인터넷 밈 사용으로 단숨에 관심을 끌어모은 김선태 주무관은 딱딱하고 재미없기로 알려진 관공서 유튜브에 재미 한 스푼을 더해 새로운 맛으로 재탄생시켰다. 가장 인기가 많은 관짝밈을 패러디한 영상은 조회 수 800만 회를 넘길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충주시 공무원의 리얼한 일상을 재미있게 보여주겠다며 시작된 충주시 유튜브는 어느덧 구독자 수 30만 명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충주시 인구(약 21만 명)보다 더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충주시 유튜브를 탄생시킨 공무원계의 슈퍼스타, 'B급 홍보의 달인' 김선태 주무관과 만나봤다.
 


<프로필>

본 명 : 김선태
생년월일 : 1987년 3월 12일
소 속 : 충청북도청 충주시청 홍보팀
직 급 : 지방행정주사보 (7급)
보 직 : 유튜브 운영 전문관


<유튜브 소개>

유튜브 명 : 충주시 (충TV)
유튜브 구독자수 : 29만 명 (2023년 3월 기준)
최초 게시일 :  2019년 4월 10일 <시장님이 시켰어요!!! 충주 공무원 VLOG>
 

- 안녕하세요, 디시인사이드입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충주시 홍보맨' 김선태 주무관입니다.


- 디시인사이드 섭외를 받고 어떤 생각이 제일 먼저 드셨나요?

  '이건 뭐지?' 싶었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사실 디씨 눈팅을 한지는 10년도 넘은 것 같은데 섭외를 받고 ‘아 내가 성공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디시인사이드를 이용하신다면 주로 어떤 갤러리를 방문하시나요? 

  부끄럽지만 10년도 더 전에 4년제 대학 갤러리를 주로 방문했었습니다. 지금은 실시간 베스트, 공무원 갤러리 위주로 눈팅하고있습니다.


- 충주시 홍보맨으로 자칭하고 있으신데 홍보맨이라고 이름 지은 이유가 있나요? 다른 후보가 있었나요?

  원래는 와썹맨, 워크맨을 따라서 맨 시리즈로 시작을 했던 것이고 가장 직관적으로 홍보맨이란 이름을 짓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홍보맨이란 단어를 원래 종종 쓰기도 해서 지금은 ‘충주맨으로 지을 걸 그랬나?’라는 생각도 합니다.


- 충주시 유튜브 운영방식이 궁금합니다. 유튜브는 어떻게 운영하고 있나요?

  유튜브는 제가 전권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좋게 말하면 그런 것이고 나쁘게 말한다면 독박입니다. 혼자서 기획, 촬영, 편집, 기타 운영 전반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 충주시에서는 수달 공무원 충주씨 유튜브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충주시, 충주씨 유튜브 말고도 충주시에서 따로 홍보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나요? 

  수달 공무원 충주씨는 사실 배신자입니다. 저를 타도하기 위해 만든 채널이죠. 저희 부서와는 상관없고 농정과에서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 유튜브 실버 버튼을 받는 것과 지자체 1위 유튜브가 되는 게 꿈이라고 하셨는데 둘 다 이루셨습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또 이루고 싶은 다음 목표가 있나요?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웃음) 농담이고 저의 능력에 비해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목표가 있다면 첫째는 나락가지 않는 것입니다. 채널이 성장할수록 리스크가 커지는데 충주시 채널은 관공서 채널이기 때문에 더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나락을 가지 않으면서 폼을 유지하는 게 쉽지는 않기 때문에 그것이 첫 번째 목표입니다. 두 번째 목표가 있다면 스트리머로서 활약하고 싶은 목표가 있습니다.


- 과거 인터뷰에서 하수처리장 먹방영상이 가장 뿌듯하다고 하셨었는데요. 반대로 가장 아쉬운 영상이 있다면 어떤 영상인가요?

  가장 아쉬운 영상은 지금은 볼 수 없는 영상인데요. ‘충주사과를 찾아라’라는 영상입니다. 이 영상이 충주시 유튜브를 있게 만든 영상이었습니다. 당시 구독자가 이틀 만에 3만 명 이상 늘었었는데 한참 후에 논란과 함께 삭제되었습니다.

- 특유의 감성이 돋보이는 영상이 인상적인데요. 인터넷 밈도 적절히 사용해서 호평받고 있습니다. 콘텐츠 아이디어는 주로 어떻게 얻고 있나요?

  콘텐츠 아이디어는 본인의 센스가 가장 중요합니다만, 저는 여러 커뮤니티를 살펴보면서 아이디어를 찾곤 합니다. 아마 다른 기획자나 마케터들도 마찬가지 일 겁니다. 요즘 핫한 게 무엇인지, 요즘 이슈가 무엇인지 찾아야 합니다.


- 예전에 1년 예산이 60만 원이라고 하셨는데 지금도 동일한가요? 

  61만 원입니다. 편집 프로그램 가격이 인상되었습니다.


 - 충주시 유튜브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콘텐츠는 어떤 종류라고 생각하시나요?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영상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키워드 측면에서도 유리한 것으로 판단합니다. 그러면서도 충주시 고유한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콘텐츠가 인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 충주시 유튜브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슈 메이킹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충주시 채널은 압도적인 핵심 팬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분들께서 만드는 바이럴 효과가 충주시가 가지는 큰 장점이라고 하겠습니다. 가장 딱딱한 관공서에서 가장 자유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이슈가 되는 것 같습니다.


- 충주시 유튜브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있나요?

  충주시가 가장 원하는 것은 충주시 인지도 향상입니다. 충주시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우리 시의 장점이나 정책을 홍보해 봐야 의미가 없겠죠. 일단 보게 만들고 친근하게 만들고 그래서 장기적으로 충주에 대한 긍정적인 인지도를 올리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 기대만큼 잘 되지 않거나, 반대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흥한 콘텐츠가 각각 있을까요?

  아무래도 가장 조회 수가 많았던 관짝밈의 경우 잘 될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로 잘 될 줄은 몰랐습니다. 당시 코로나19 상황과 잘 어우러져 글로벌하게 흥행했던 것 같습니다.

- 지금은 상부 결제를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영상을 제작하십니다. 실적이 좋아서 그렇다고 하셨는데 유튜브 채널을 시작하고부터 어느 정도 지난 시점이었나요? 또 그때 기분은 어떠셨나요?

  원래는 유튜브를 시작하자마자 무결재 시스템으로 가려고 했습니다. 사실은 2~3년 차에도 계속해서 개입은 있었습니다. 정확하게 무결재 시스템이 이뤄진 것은 최근인데 드디어 해냈다는 해방감을 느꼈습니다.


- 주도적으로 채널을 운영하게 되면서 부담되었던 적이 있나요? 반대로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

  개입을 받았을 때에도 항상 주도권은 있었습니다. 상부에서 개입하셨을 때에도 제가 만들고 책임져야 하는 것은 변함없었기 때문에 부담은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주도적으로 운영하게 되면서부터는 좋기만 했습니다. (웃음)


 - 페이스북부터 현재 유튜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오셨습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심혈을 기울인 콘텐츠는 무엇인가요?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콘텐츠는 아무래도 가짜사나이 패러디 영상입니다. 아무래도 최초로 공개모집을 통해서 출연진을 선발해야 했기 때문에 특히 까다로웠습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대로 재밌는 영상이 나와서 기뻤습니다. 함께했던 출연진에게 감사드립니다.


- 업무로 쌓이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시나요? 즐기는 취미가 있나요?

  원래는 예능이나 드라마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것이 취미였는데 요즘은 예능이나 드라마 영화를 잘 즐기지 못합니다. 어느덧 일과 경계가 사라진 느낌입니다. 게임의 경우는 정말 제가 안 해본 게임이 없을 정도로 게임을 좋아하는데 일에 치이다 보니 아무래도 게임을 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 만약 아무런 제약 없이 제작할 수 있다고 하면 어떤 영상을 제작해 보고 싶으신가요?

  진짜 잘 될 것 같은데 수위 때문에 못하고 있는 콘텐츠가 하나 있는데, 충주시 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화장장 리뷰입니다. 제작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 지금까지 공무원으로서, 유튜버로서 활동하시면서 보람을 느꼈던 상황과 현타를 느꼈던 상황이 있었나요?  (디시이용자 ‘ㅇㅇ’)

  현타를 느꼈던 때는 내외부의 온도차를 느꼈을 때입니다. 외부에서는 화려해 보이기도 하고 뭔가 잘나가겠다고 생각하시지만, 내부에선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웃음) 하지만 그런상황에서도 제가 열심히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보람 때문인데요. 아무래도 저의 고향을 널리 알릴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보람이 컸던 것 같습니다. 진짜입니다. 그리고 직업적으로는 저의 콘텐츠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줄 때 기쁨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 유튜버면서 공무원이기에 가능했던 것들과 불가능했던 것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었나요?   (디시이용자 ‘ㅇㅇ’)

  불가능했던 것은 뒷광고입니다. (웃음) 2000만 원 정도까지 제의받아봤는데 아시다시피 공무원으로서 시 채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저런 것은 불가능합니다.


- 방송에도 자주 출연하시는데 섭외가 자주 들어오는 편인지? 인상 깊게 촬영했던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섭외가 의외로 꽤 들어오는 편입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프로그램은 아무래도 '유퀴즈'였습니다.


- 현재 보직이 홍보관으로 알고 있는데 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홍보관은 혼자신가요?
(디시이용자 ‘ㅇㅇ’) 


  저는 여전히 행정 7급 주무관이고 전문관은 사실 보직이라기보다는 그냥 한자리에 오래 근무해라 이런 의미입니다. 정확히는 유튜브 운영 전문관입니다. 전문관 같은 경우는 최소 3년 근무로 알고 있습니다.


- 홍보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많은 사람들이 보게 만드는 것입니다. 방송이라면 시청률이고 유튜브라면 무조건 조회 수입니다.


- 홍보 업무를 하면서 무엇이 가장 어렵다고 느꼈나요? 

  관공서를 홍보하다 보니 여러 가지 제약이 많습니다. 한정된 주제와 한정된 소재로 사람들이 많이 보게 만들면서, 재미도 있으면서 정보도 추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 만약 전보한다면 가고 싶은 부서가 있나요?  (디시이용자 ‘ㅇㅇ’)

  도서관이나 박물관 쪽으로 가보고 싶습니다.


- 성격이 소심한 사람들도 공무원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어떤 성격의 사람들이 잘 적응하는 것 같나요?  (디시이용자 ‘ㅇㅇ’)

  공무원들 비율로 보면 소심한 사람이 더 많을 겁니다. 환영합니다. 아무래도 사교적인 친구들이 적응이 더 빠르지만 시간이 갈수록 굳이 그럴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그런 친구들도 어느 순간 현타를 느끼곤 하죠.


-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주변의 눈치를 볼 경우가 많은데요. 주무관님도 눈치를 볼 때가 있었나요?

  지금도 눈치 엄청 봅니다. 저 역시 평범한 직원일 뿐입니다. (웃음) 참고로 저는 댓글이나 커뮤니티 눈치도 봐야 합니다.. 아시죠?


- 주무관님처럼 새롭게 시도하고 싶으나 용기를 내지 못하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그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운이 좋았습니다. 시기도 잘 타고났던 것 같습니다. 저도 용기 있는 편은 아닌데, 다만 저는 200%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새로운 도전을 하실 때 만약 그런 정도의 확신이 드신다면, 그때는 과감하게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 영상에서 소신 발언을 자주 하시는 편인데 이런 발언으로 문제가 된 적이 있나요?

  어… 문제가 많이 되겠죠? 아무래도 내부에서 또는 상부에서 좋아하시지 않겠죠. 그래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뻔한 영상을 좋아할 시청자는 없기 때문에 콘텐츠에도 솔직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소신 발언은 필요한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분들이 이제 와서 제가 좋은 소리 한다고 좋게 봐주실 것 같지도 않긴 합니다.


- 많은 곳에서 스카우트가 왔어도 지금까지 거절해오셨다고 들었는데요. 지금까지 왔던 제안 중에서 실제로 마음이 흔들렸던 적이 있나요? 제안을 거절한 이유가 있나요?

  솔직히 솔깃했던 적은 있습니다만, 근본적으로 저는 충주시에 있을 때 가장 빛이 난다고 생각합니다. 해당기관에서 요청하는 것도 어차피 홍보맨의 역할일 것이기 때문에 진정성 측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충주시 유튜브를 운영하는 동안은 고려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얼굴이 많이 알려지면서 생긴 당황스럽거나 재미있었던 일화가 있나요?

  동료들과 회식할 때? 작은 선술집이었는데 다른 테이블에서 알아보시더라고요. 이럴 때는 알아봐주셔서 감사하지만 불편하기도 합니다. 또 교통사고가 난 적이 있는데 가해차량이 구독자라 난감했던 적도 있습니다.


- 영상에서 보여주는 모습과 실제 성격이 비슷한 편인가요?

  일단 저는 ISTJ이기 때문에 그다지 활발하지 않습니다. 근데 또 친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재밌다는 평이 많으니 반반인 것 같습니다.


- 홍보맨으로 알려진 후에 자주 듣는 말이 있다면? 지인들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나요?

  '다른 데로 떠날 거냐?', '정치할 거냐?', '얼마 버냐?'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가족들이나 친한 지인들은 좋아하기보단 오히려 걱정을 많이 해주십니다.


- 홍보맨으로 알려지면서 가장 좋았던 점과 가장 힘들었던 점을 말씀해주세요.

  가장 좋았던 때는 저의 콘텐츠로 충주시가 알려질 때입니다. 가장 힘들었던 때는 본의와 다르게 오해를 샀을 때입니다. 그런데 모두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일정 부분은 계속해서 제가 안고 가야 할 짐 같습니다.



- 공무원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나 포부가 있나요?

  말단 공무원으로서 포부는 너무 거창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맡은 바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 만들고 싶습니다.


- 공무원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디시이용자 'ㅇㅇ')

  공무원은 생각보다 좋고 생각보다 안 좋습니다. 어느 직업이든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점을 바라본다면 꽤나 괜찮은 직업입니다.


- 퇴직 이후의 삶은 어떻게 준비하고 계시나요?  (디시이용자 ‘ㅇㅇ’)

  지금 투자 실패로 인해 위기입니다. (웃음) 따로 준비는 안 하고 있는데 갑자기 걱정됩니다.


- 충주시 홍보맨을 응원하는 디시 이용자분들에게 한 말씀해 주세요.

  항상 여러분에게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고 언제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