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스마트폰 이어 PC에도 자체 운영체제 '하모니' 탑재

중국 화웨이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화웨이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독자 개발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노트북을 선보인다. 스마트폰에 이어 개인용 컴퓨터(PC)에도 자체 OS를 적용하며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8일(현지시간) 화웨이는 자체 개발한 OS ‘훙멍(鴻蒙·영문명 하모니)’을 탑재한 노트북을 오는 19일 공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그간 PC에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윈도 운영 체제를 사용해왔으나 지난 3월 미국 상무부에서 발급한 라이선스가 만료되는 시기에 “더는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번 하모니 OS 기반 노트북은 약 5년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탄생했다. 향후 화웨이 기기 간 원활한 상호작용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OS뿐 아니라 노트북에 탑재되는 중앙처리장치(CPU)도 인텔 제품이 아닌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 제품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 분야에서 입지를 다져온 화웨이가 자체 OS 개발까지 나서게 된 건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에 대항하기 위해서였다. 특히 2019년 5월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거래제한 명단에 올리면서 기술 자립에 대한 열망이 본격화됐다. 당시 화웨이는 자사 스마트폰에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하고 있었지만, 미국 정부의 제재로 구글이 모바일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자 자체 OS를 개발하겠다고 했다.  

하모니 OS는 지난 2019년 8월 처음 공개된 이후 스마트폰·태블릿·스마트TV·웨어러블·자동차 등 다양한 기기에 적용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처음으로 안드로이드 기반 앱 지원 기능을 중단하면서 구글로부터 완전히 독립한 '순혈' OS 버전이 스마트폰 ‘메이트 70’에 탑재됐다. 아직 앱 생태계나 사용자 편의성 측면에서 충분히 성숙했다고 보기는 이르지만, 모바일 분야에선 iOS(애플)와 안드로이드(구글)를, PC 분야에선 맥OS(애플)와 윈도(MS)를 위협하는 ‘제3의 운영체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의 기술력에 미국 내에선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MS, 오픈AI, AMD 등 미국 테크 기업 경영진은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이기려면 미국 기술을 세계가 채택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 상원에서 열린 청문회에 참석한 리사 수 AMD CEO는 “우리 기술이 다른 세계에서 채택되지 못하면 다른 기술이 등장할 것”이라며 “다른 나라의 기술은 현재는 덜 발전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숙해질 것”이라고 말했다.